남편이 섹시해보이기 때문이에요.
지난 주 남편의 출장으로 베트남 호치민을 다시 방문했다.
내가 "다시"라는 표현을 쓴 이유는,
베트남어도 못하고 베트남에 아무 연고도 없는 사람치고는
베트남을, 특히 그 중에서도 호치민을
많이 방문하는 사람 중 하나에 속하기 때문이다.
2013년에는 친구와 배낭여행을 가서 남편을 만났고,
2022년에는 베트남에서 근무하는 남편을 보고싶어 두 번이나 방문했고
2024년에는 부모님 효도여행으로
2025년도에는 남편 출장을 따라 여행겸 훌쩍 따라왔다.
어떻게 보면 나에게는 다섯번째 방문인데,
내가 이 곳을 중독마냥 한번씩 찾는 이유는
베트남이라는 나라가, 그리고 호치민이라는 도시가 마음에 들어서도 있지만
이 곳에서 보는 남편의 모습이 꽤나 달라보여서도 있다.
능숙하진 않지만, 기본적인 의사소통으로
현지인과 대화를 나누고
학생 때 다녀온 맛집을 한번씩 찾아가
그리웠던 사람들과 인사를 나누고
연애때보다는 사뭇 무거워진 나를
오토바이 튓자리에 태워 이곳저곳 데려가주는 그의 모습이
한국에서는 볼 수 없는 모습으로,
한 마디로 섹시해보인다.
결혼 후 1년이 지났을때 쯤인 작년에도
집에서 가벼운 팬티바람에
연애때보다 10kg이나 무거워진
뱃살을 들이대는 남편을 보며 사랑이 달아나나 싶었는데
부모님을 모시고 능숙하게
호치민 이곳저곳을 가이드하는 그의 모습을 보며
"아 내가 이 모습에 반했지"라는
깨달음으로 집나갈 뻔 했던 설레임이 돌아왔다.
법륜스님이 결혼은 서로 손해보지 않으려는
"거래"라는 표현을 하신 적이 있다.
어떻게 보면 정확한 표현이다.
나 또한 남편을 내 평생 배우자로 선택한
여러 이유가 하나씩 사라져 퇴색될때 쯤
그와 함께하는 베트남 여행에서 그가 보여주는 모습은
"나 아직 죽지 않았어", "나 허위매물 아니다"를
몸소 보여주는 것 같고
슬며시 오려는 권태기와 짜증을
부적마냥 퇴치해준다.
언제부턴가 나에게 베트남이라는 나라는
그 나라의 매력보다는
그 나라에서 함께 시간을 보내는
누군가의 매력에 중독되어
한번씩 찾게되는 나라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