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NPEACE Oct 25. 2022

조지아 Day14. 다시 시작! 카즈베기에서 생긴 일

여자 혼자 조지아 여행 / 트빌리시-카즈베기 마슈로카, 택시 동행 구하기

10/22_2022


Brobro hostel 도무지 씻을 생각이  드는 청결도였기 때문에 양치만 하고 ATM기를 찾아 나섰다.


Bank of georgia에서 usd로 뽑으면 수수료가 1달러라고 해서 열심히 찾아갔는데 여기도 usd는 100달러밖에 없었다. 고민을 하고 있는데 뒤에 있던 아주머니가 내가 답답했는지 나를 밀치고 (언어적 표현이 아니라 진짜 밀쳐서 폰 떨어트림ㅋㅋㅋㅋ) 자기 볼 일을 보기 시작..^^ 조금 러시아스럽군요..


그 아주머니가 가고..^_ㅜ 환전소를 다시 찾기도 귀찮을 거 같아서 270라리를 그냥 뽑았다. 통장에서 빠져나간 걸 보니 145,548 나갔더라! 그리고 구글맵으로 디두베 역을 찍고 거기 나온 대로 버스를 탔는데 시내로 간다…?


버스는 정말로 검표원들이 타서 돈을 냈는지 확인했다. 카드를 찍었을 경우엔 찍었던 카드를 기계에 대면 확인됨!


일단 자유광장에 내려서 건너편으로 넘어가서 또 한참 기다림. 의도치 않게 환승을 경험했는데 같은 노선(306에서 306)으로 환승을 해도 환승 처리가 되더라!


오늘도 디두베 역은 복잡하고 물어물어 카즈베기 가는 마슈로카 정류장을 찾았다. 그냥은 절대 못 찾을 거 같고.. 그냥 물어보면 호객하던 사람들도 알려준다!


카즈베기 가는 마슈로카 어디있어? 이러면 왜? 미니 벤 타고 가자! 이러는데 가격도 안 물어보고 “나 마슈로카 탈 거야” 이러니까 바로 알려주더라.


11시 반쯤 도착하게 나왔는데 atm 찾고 버스 잘못 타고 마슈로카 찾다 보니 12시 20분이었다.


자리 나쁘지 않아

이번 마슈로카 기사님은 자리를 지정해주어서 앞쪽에 앉았다. 근데 너무나 한국인처럼 생긴 사람이 있어서 냅다 “혹시 한국인이세요?”이랬는데 “쏘리. 나는 한국 사람 아닙니다.”라고 하는 거 아니겠음?ㅋㅋㅋㅋㅋ


알고 보니 말레이시아에서 온 친구였고 한국 여행도 2달 한 데다 자기를 한국인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많아서 그 말을 외워둔 거였다.  그 친구는 이 마슈로카 첫 손님이었는데 12시부터 기다리고 있다고 했다.


카즈베기행 마슈로카는 사람이 다 차야 출발하는 시스템이라 시간표가 딱히 의미가 없다. 마지막쯤에 온 승객에게는 짐자리 값까지 내면 지금 출발할게, 싫어! 뭐 이런 대화를 했는데 또 다른 사람 혼자 오니까 짐은 복도에 실어두고 바로 출발했다. 그때가 1시쯤!


마슈로카를 타고 또 달리고 달려 휴게소 도착했다. 화장실이 이렇게 예쁜 산 뷰에 있을 일인가요.. 카페랑 추르헬라를 파는 노점도 있었다.


카즈베기 가서 맛있는 거 먹어야지 하면서 그냥 탔는데 말레이시아 친구가 바나나를 나눠줘서 같이 먹었다. 천사입니까..?


우쉬굴리 한번 다녀오고 나니까 웬만한 길은 진짜  무섭다. 카즈베기 가는  험하다는 글을 봤었는데 이 정도면 밤에 왔어도 됐겠는데 싶었던 수준ㅋㅋㅋ간땡이만 커졌다.


웃긴  추월하다가 사고 날 거 같으면 냅다  가운데 멈춘다. 그럼 앞에 오던 차도 멈춰주고 어찌어찌  합류해서 감ㅋㅋㅋㅋ


카즈베기에 가까워지는  같다고 느낀  사진에서  것처럼 러시아에 가려고 탑차들이 쭈우욱 줄을 서고 있었다.


생각보다 줄이 길어서 놀랬다.  사람들은 뭘 하고  먹고 어떻게 심심함을 해결하면서 기다릴까 궁금해졌다.


카즈베기에 도착해서 말레이시아 친구와 같이 트레킹 갈 사람들을 찾아보자며 인스타 맞팔을 하고 헤어졌다.


의외로 카즈베기는 엄청 큰 동네였다. 나는 반대로 메스티아가 클 줄 았았는데 메스티아가 강원도 고성 같은 느낌이라면 카즈베기는 강원도 강릉~정동진쯤.. 근데 모든 곳이 문을 모두 닫은 강릉 느낌..?


산 뷰를 보기 위해서 좀 높은 곳에 숙소를 잡았더니 땀이 났다. 은근히 경사가 있고 돌길이라 숨이 찰 정도. 그래도 카즈베기를 둘러싼 산들이 믿기지 않게 크고 아름다워서 즐겁게 올라갔다.


숙소에 도착해서 짐을 풀고 우선 배를 채우러 나섰다. 트빌리시에서 1시쯤 출발했는데 숙소에 짐 풀고 나니 5시쯤이었으니 3시간 반 정도 걸린 거 같다.


앞서 카즈베기에 다녀왔던 분들의 말처럼 투어 버스 회사는 문을 닫았고 몇몇 식당도 문을 닫았다.


아무리 둘러봐도 믿기지 않는 풍경. 메스티아처럼 타워 같은 게 있는 게 아니라서 약간 조지아 여행 중이라기보단 다른 세계에 온 기분이었다.


걷다가 택시? 택시? 하는 아저씨한테 주타 가는 거 얼마냐고 하니까 혼자 가면 130라리;; 너무 비싸잖아요ㅠ 일단 번호만 받고 걷다가 보이는 아무 식당이나 들어갔다.


메뉴를 보고 있는데 너무나 한국인 같은 사람 3명이 들어왔다. 근데 아침에 말레이시아 친구에게 했던 것처럼 실례가 될까 봐 귀만 열고 메뉴를 보고 있는데 “추워!”이러면서 한국말이 들려왔다. 냅다 “한국인이세요? 저랑 내일 트레킹 가실래요?”하면서 합석하게 됨(??)


엥 음식 사진 이거 밖에 없음ㅋㅋㅋㅋ

<Kazbegi Good Food> 치킨라이스+하르초(였나.. 할튼 국물..) 19라리


어제도  식당에서 같은 메뉴를 먹었는데 맛있었다고 해서 각자  하나씩이랑 국물 2 시켜서 나눠 먹었다.


 분은 오늘 주타를 다녀오셨고 내일은 트루소를  거라 해서 나도 껴달라고 하고 말레이시아 친구한테도 내일 트루소  생각 있냐고 물어봤다.


숙소에 사람들도 없어서 동행 구하기 막막했는데 일이 잘 풀릴 수도..!


돌아오는 길에 만난 아기 냥이

밥 먹고 슈퍼에 갔다가 각자 숙소로 돌아왔다. 나는 물이랑 내일 마실 세븐 업만 한 개 샀다.


숙소에 돌아와 있는데 말레이시아 친구도 내일 트루소를 간다고 해서 5명이 모이게 됐다! 카즈베기 시작이 좋아!


그렇지만 카즈베기는 정말 할 게 없는 거 같다. 분명 메스티아 보다 더 “대자연”느낌에 더 광활하고 멋지긴 한데 내 성향이나 취향에 맞는 건 확실히 사람 사는 냄새나는 메스티아였다.


hostel Elia 테라스 뷰

그런 생각을 하면서 7시가 넘어가고 있었는데 또 배가 고팠다. 역시 하루에 두 끼는 먹어야 하는구나 하며 산책 겸 먹을 걸 사러 나갈 준비를 하는데 아까 만났던 한국인 분께 괜찮냐는 연락이 와있었다.


알고 보니 폭죽놀이인 줄 알고 “오~ 진짜 간릉 같다”이런 생각을 했던 소음의 정체가 총소리였음..


저는 그저 폭죽놀이인 줄 알았고요.. 무서워서 좀 고민하다가 배도 고프고 총성이었던 소리도 한참 전에 난 거라 우선 나가봤다.


카메라 안 가져온 나, 반성해,,

근데 카즈베기는 정말.. 메스티아랑 비교할 수 없이 무서웠다. 메스티아는 작은 시골 동네 느낌인데 여기는 약간 커다랗고 폐가가 많은 시골 느낌이었다. 폐가는 아니겠지만 사람들도 없고 너무 고요하고 가로등도 어둡다.


과일을 사고 싶었는데요.. 못 샀네요..?

무서운 와중에 내일 먹을 우유랑 빵이랑 도시락 라면, 과자, 맥주 2캔까지 20라리만큼 장을 봐옴(??)

(빵 3, 맥주 3.65, 맥주 3, 라면 2.9, 우유 3.9, 과자 5, 봉투 0.1)


밤 산책을 하고 싶었는데 그마저도 못해서 슬퍼하는 중에 구라미가 카즈베기 재밌냐며 연락이 왔다. 구람쓰,, 카즈베기로 와서 나랑 걸어주실 수..?ㅜ


카즈베기의 밤은 이유모를 총소리 + 이어지는 고요함에 잠겨서 무서워졌다. 결국 방에 박혀서 과자랑 맥주를 먹으면서 메스티아를 그리워하며 보내게 됐다.


그래도 메스티아와는 전혀 다른 풍경이 있어서 내일의 트레킹이 기대됨과 동시에 카즈베기까지 왔으니 여행도 정말 끝나감을 절감하는 중.. 마지막까지 아프지 않고 여행을 잘 해내길!



작가의 이전글 조지아 Day13. 내 몫의 풍경은 끝, 안녕 메스티아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