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NPEACE Jan 12. 2023

동남아 Day7. 도시의 경관과 시민의식의 간극

여자 혼자 동남아 여행 / 호찌민에서 프놈펜 국경 넘기, 프놈펜 산책

12.9_2022


오늘은 베트남에서 캄보디아로 국경을 넘어가는 날! 유럽이 아닌 곳에서 처음으로 버스를 타고 국경을 넘는 데다 도착비자를 받는 것도 처음이라 조금 설레기도 했다.


핫도그 20,000동+레몬홍차 12,000동.


금호삼코 버스터미널에 도착해서 실물 표로 바꾸고 시간이 좀 남아서 남은 동도 털 겸 옆에 편의점으로 가서 아침을 먹었다. 이때까지만 해도 베트남 물가를 이토록 그리워하게 될 줄 예상 못했음.. 핫도그를 먹고 터미널에 가서 화장실도 갔다가 조금 기다리다 보니 7:20에 버스가 왔다.

 

버스는 정각에 맞춰 출발했다. 12go에서 예약을 해서 좌석을 선택하지 못했는데 무이네 갈 때도 그렇고 이번에도 같은 자리에 앉았다. 난 1층이 내리고 타기도 좋아서 만족! 출발하고 얼마 안 돼서 승무원이 여권을 거둬간다. 내가 뒤쪽이라 제일 먼저 여권을 줬는데 여권을 주면서 비자값 30달러와 수수료 10달러를 같이 줬다. 근데 거둬가는 걸 보니 아무도 돈을 안 줌.. 이때 좀 불안했다.


생각 이상으로 좋았던 베트남을 떠나면서 감성에 젖어들다가 잠들었다. 자다가 버스가 멈추는 소리에 깼는데 다들 주섬주섬 내리고 있어서 눈치껏 따라 내렸다. 


아주머니들이 뭘 주길래 받아보니 유심이었다. 나는 여러 나라를 도는 터라 이번엔 Esim을 해와서 다시 돌려줬다. 국경에서 파는 유심은 2달러였는데 잘 안 터진다고 들었음.

 

자다 깨서 좀 정신이 없는데 아무도 뭘 설명해주지 않아서 내 뒤에 내린 가족들을 찍어서 따라갔다. 출국 심사하는 곳에서 금호삼코 버스 옷 입은 아저씨가 있어서 안심하고 기다렸다. 


사실 나는 아까 돈 준 사람이 나 밖에 없고 다들 여기서 비자와 수수료 값을 지불하길래 돈을 또 달라할 것 같아서 싸울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근데 그냥 여권이랑 이미그레이션 카드 줌.. 싸울 준비한 게 머쓱해졌다..^^ 대체 난 어떤 여행을 해 온 거지..? 


캄보디아 도착 비자 30달러+수수료 10달러


출국 심사를 하고 버스에 다시 타고 한 500m쯤 가서 곧바로 다시 내리라고 한다. 이번에는 캄보디아 입국 심사. 이때 여권을 또 싹 다 거둬가고 트렁크 열어서 확인하는데 뭐 꼼꼼히 보지는 않더라. 그냥 대충 보고 다시 버스 타라고 한다. 



버스 타고 한 10분도 안 가서 또 내려줌ㅋㅋㅋㅋㅋ 이번엔 휴게소다. 이때가 11시쯤인데 기사 아저씨랑 승무원들도 여기서 밥을 먹는다.


가격이 저렴하진 않은 거 같아서 안 먹고 화장실만 갔다 왔는데 가게 앞 카페에 엄청 귀여운 아기가 있어서 놀다가 망고 스무디를 주문하게 됨(?).. 아기를 데리고 있는 건 상술 아닐까..? 망고 스무디는 2.5달러.. 너무 비싸.. 3달러를 내고 2천 리엘을 거슬러 받았다. 캄보디아는 리엘과 달러를 같이 쓰는데 환율과 상관없이 대부분 4000리엘을 1달러로 계산하는 거 같다.


그래도 맛있었다. 어제 맥주랑 먹고 남은 새우깡이랑 망고 스무디를 점심 삼아 먹고 버스는 계속 달렸다. 

캄보디아로 넘어오니 말로만 듣던 툭툭이도 보이고 무성한 풀 숲도 있고 베트남이랑은 또 다른 풍경이 이어졌다.  


중간에 휴게소에 한번 더 들렀다. 여기는 쪼리를 줘서 그냥 신발 가지고 내렸음. 그리고 화장실이 베트남보다 조금 열악해졌다. 


나름 수도 가는 길이라고 길도 꽤 막혔다. 원래라면 2시 반에 도착해야 하는데 3시에 도착했다. 터미널에 다 와갈 때쯤 그랩으로 숙소까지 찍어봤는데 6,200리엘, 1.5달러가 나왔다. 그랩이나 패스앱을 타서 잔돈이 없으면 없는 대로 계산해 버린다고 해서 2달러만 꺼내 들고 내렸다. 


신발 신기 전부터 툭툭이 기사들이 득달같이 달려든다. 너무 말을 걸어대서 자리를 일단 피했는데 또 다른 툭툭 기사가 와서 말을 걸었다. 호스텔까지 얼마냐니까 처음에 4달러를 불러서 웃으면서 ”알겠고 나 그냥 그랩 부를게~”하고 핸드폰을 켰다. 그러니까 3달러를 외침.


내가 ”알겠다고~ 근데 그랩은 1.5달러야 그랩 타고 갈게~” 하니까 주저하더니 2달러를 불렀다. 어차피 잔돈 안 받을 작정이었던 데다 그랩은 또 오는데 시간 걸리니까 2달러에 딜하고 갔다.


캄보디아 여행 주의 사항을 찾아보면서 툭툭이에서 핸드폰 보다가 알리바바 당한 사례도 있다기에 어떻게 그게 가능하지? 싶었는데 타보니까 충분히 가능할 거 같았다. 진짜 바로 코앞에서 오토바이들이 부릉거리고 있다. 


프놈펜 치안에 대해 워낙 안 좋은 소리들을 많이 들어서 핸드폰 꼭 쥐고 힙색도 꼭 쥐고 호스텔 도착. 혹시나 기사가 말이 달라질까 봐 2달러라고 말하는 거 동영상까지 찍어놨는데 깔끔하게 2달러 받더니 갔다. 나는 대체 어떤 여행을 해온 걸까.. 


원더즈 호스텔 프놈펜은 빌딩이 2개였다. 체크인할 수 있는 빌딩으로 이동해서 체크인을 하는데 생각보다 시간이 좀 걸렸다. 키 보증금 5달러, 1박 8.5달러.  


킬링 필드 투어는 7.5달런데 2인 이상 출발이라 모객이 안 되면 내가 2인 비용을 내고 갈 수 있다고 했다. 우선은 10시 출발로 신청해 놓고 모객이 안 될 경우 다른 시간에 신청한 사람이 있으면 거기 끼고 아니면 취소한다고 했다.


체크인 리셉션과 루프탑 수영장은 메인 빌딩에 있고 내 방은 서브 빌딩에 있다고 했다. 작은 신호 하나 건너면 되는 거리. 근데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없는데 꽤 단층이 높았다. 방을 안내해 준다며 온 친구가 키를 잘못 가지고 와서 다시 메인 빌딩으로 돌아감+다시 와서 안내해 줬는데 2층 침대를 쓰래서 1층 쓸 수 없냐 하니 다시 확인하러 메인 빌딩으로 돌아감(?)


전화나 메신저 같은 걸 왜 사용하지 않는 거니..? 하여간 1층 침대를 얻을 수 있었다! 


그거 잠깐 왔다 갔다 했는데도 땀에 절었다. 베트남보다 덥게 느껴지는 건 기분 탓일까? 더위에 지쳐서 조금 쉬었다. 호스텔 공용 공간은 엄청 더운데 방 안은 엄청 시원하다! 


방에서 보이는 뷰!

해가 저무는 느낌이 들어서 5시에 산책 겸 밥을 먹으러 나갔다. 


프놈펜에 대한 안 좋은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정말 무법천지일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발전된 도시였다. 알리바바를 대비해서 아이폰 6를 챙겨 왔는데 알리바바는 오늘 못 만났다. 구걸하는 아이들이나 과일 같은 걸 비싸게 사라고 계속 말 거는 사람들은 좀 있었는데 이 정도는 잘 넘어갈 수 있으니 괜찮았다.

 

왕궁 쪽으로 가는 길에 본 왓 온 날아옴. 천천히 구경하고 싶었는데 툭툭이 아저씨가 계속 말을 걸어대서 자리를 피하느라 제대로 구경하지 못했다; 


생각보다.. 생각보다 예쁜 도시!! 얼마 가지 않아 왕궁을 만났는데 생각보다 예뻤고 공원도 잘 조성되어 있다. 비둘기 정말 많음.. 


조금 눈에 들어왔던 건 여기가 수도에다 나름 의미 있는 장소이다 보니 지역 축제처럼 비눗방울도 팔고 풍선도 팔고 있었는데 관광하는 가족의 아이들은 그걸 사서 신나게 뛰어놀고 그걸 파는 장사꾼 옆에서는 장사꾼의 아이가 맨바닥에 누워서 신발도 없이 자고 있는 풍경이었다. 캄보디아의 사정에 대해 자세히 알지는 못하지만 조금 미묘한 감정이 들었던 풍경. 


수도승들도 많이 보이고 이제까지 가본 나라들이랑 또 다른 느낌이었다. 배가 너무 고파서 미리 알아봤던 라멘집으로 향했다.


세트 메뉴는 런치메뉴라 주문할 수 없어서 미소라멘, 카레 덮밥 작은 거, 맥주 1잔을 시켰다. 가격은 총 12.93달러. 덮밥까지는 오버 아닌가 싶었는데 직원이 작은 사이즈는 사이드로 먹을 크기라고 해서 너무 배고픈 나머지 시켜버림.


미소라면 맛있음! 카레는 글쎄.. 맥주도 글쎄..? 런치 메뉴로 먹으면 가성비 괜찮을지도 모르겠으나 베트남에서 넘어온 나로서는 물가가 너무 비싸다고 느껴졌다. 배가 좀 불러오고 음식을 좀 남기고서야 정신이 돌아와서 역시 카레는 오버였음을 인정함^^..


카드기가 있긴 했는데 와이파이가 안 돼서 오류가 난다고 큐알로 결제해 달라고 했다. 하나 GLN까지 충전하면 돈이 현금, 트레블 월렛 등등 너무 분산될 거 같아서 그냥 13달러를 현금으로 줬다. 거스름 돈으로 300 리엘을 받았다. 


독립기념비가 밤에 보면 예쁘다고 해서 소화도 시킬 겸 그쪽으로 걸어갔다. 툭툭이나 오토바이를 많이 타고 다녀서인지 인도로 걷는 사람은 많지 않다. 공원을 산책하거나 거기서 운동하는 사람은 좀 있어도 인도에 툭툭이나 차가 주차 돼있거나 쓰레기더미가 있어서 걷기 정말 불편함.. 


정말, 기대 이상의 도심 풍경이라 좀 놀랐고 시골 풍경을 더 좋아하는 그다지 감동을 느끼지 못했다(?) 아직 시민의 수준이 도시 조형을 따라가지 못하는 느낌이었달까. 우선 숙소 쪽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가는 길에 펜스가 쳐져있어서 가도 되나 눈치 보는데 그 앞에서 국수 먹던 제복 입은 아저씨가 뭐라 뭐라 했다. 정말 졸아서 “돌아서 갈까?” 하니까 지나가도 된다고 말해준 거였다ㅋㅋㅋ정말 사람이 왜 이렇게 없는지 의문인 길. 밤에도 꽤나 후덥지근했다. 


걷기 불편한 인도를 걷다가 신식 카페가 보였다. 오늘 커피를 한 잔도 안 마셔서 머리가 아프던 차라 들어가 봤다. 여기도 큐알 결제만 된다고 해서 현금으로 아이스 아메리카노 주문. 


Amazon coffe 아이스 아메리카노 1.75 달러. 리엘도 좀 필요할 거 같아서 10달러를 내고 338,200리엘을 거슬러 받았다.

 

내일 밤 버스라 어디서 시간 때울까 찾고 있었는데 여기 괜찮은 듯. 와이파이 되고 시원하고 충전도 가능하고 직원이 손님들에게 큰 관심이 없다! 


커피 마시고 좀 쉬다가 다시 리버사이드 쪽으로 걸어서 숙소로 돌아왔다. 진짜 프놈펜 기대 하나도 안 했는데 야경도 너무 예뻤다.

 

방으로 가기 전에 메인 빌딩에 가서 투어 할 사람 있냐고 물어보니까 다행히 10시에 간다는 사람이 있었다. 9:30, 9:00, 8:00 등등  투어 가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나 포함 4명이 10시에 출발한다고 했다.

 

나는 내일 밤 버스라 시간 많음+아침에 수영하고 가고 싶어서 10시로 했는데 직원이 10시에 가면 엄청 더울 거라고 해서 조금 걱정된다..^^ 복장은 무릎 밑으로 오는 바지, 어깨를 가리는 티셔츠를 꼭 입어야 한다고 안내받음!


방에 와서 녹초인 몸(왜지? 한 것도 없는데)을 눕히고 에어컨을 좀 쐬니 살 것 같았다. 벌써 10시가 넘어가는 시간, 물이 떨어져 가서 우리 빌딩 카운터에 가서 편의점 어딨 냐고 물어보고 물을 사 왔다.


물가가 확 비싸졌죠.. 물도 큰 게 없어서 500ml 2개, 각 900리엘 / 맥주 작은 캔 1개 2,500리엘. 담배 값은 현지 담배는 싼 것 같았고 마스크 팩 같은 건 비쌌다. 근데 딸기 그림에 왜 알로에 즙이라고 적혀있는 걸까..? 


캄보디아 맥주는 그저 그렇다. 약간 맥주 쩐내가 살짝 나는 느낌? 루프탑에 바람도 솔솔 불고 아경도 좋아서 분위기 타고 있는데 갑자기 쥐가 나옴ㅠㅠ 쥐가 사람을 딱히 무서워하지도 않아서 로비 쪽으로 내려와서 맥주를 마저 먹고 씻었다.


샤워실은 많이 덥다.. 그래도 방 엄청 시원해서 만족! 생각보다 물가가 비싸서(라기엔 내가 과소비한 경향도 있지만) 조금 경각심을 가져야 할 거 같단 생각이 든다. 근데 더우면 정신이 나가버리는데 어떡해요..


내일은 꽤나 힘든 여정이 기다리고 있지만 생각보다 좋은 캄보디아의 여행이 기대된다!

작가의 이전글 동남아 Day6. 발길 닿는 대로 현지인 체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