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혼자 중남미 여행 / 김포-하네다-LA-멕시코 시티, 환승 2회
2025_5/28 (수)
월요일부터 발등에 불 떨어진 듯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하고 여행 준비를 했다. 이번 여행은 장기 여행이 될 예정이라 전체적인 루트, 동선을 계획하는데 할애한 시간이 많아 각 나라의 역사나 언어에 대한 공부가 부족한 채로 떠나게 됐다. 짐도 여러 번 싸보기는 했지만 마지막 짐을 챙길 때까지 확신의 마음 없이 긴가민가 하며 화요일에서 수요일로 넘어가는 새벽에야 최종 짐을 꾸리게 되었다. 긴 비행시간 동안 잠도 자야 하니 아예 밤을 새우고 수요일 아침,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솔직한 심정으로는 마지막으로 배낭여행을 했던 2년 전과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기에 여행을 대하는 태도에 대한 변화가 많았다. 다시 말해 이제는 여행이 조금 귀찮아졌고, '저가 버스 vs 비용을 조금 지불하더라도 비행기'라는 선택지에서 고민을 하게 되는 시점이 온 것이다. (이제까지는 당연히 고민도 없이 전자를 꼽았다. 그래야 같은 비용으로 더 오래 여행을 할 수 있으니까.)
어쩌면 긍정적인 두려움과 설렘보다는 인생의 과업을 이루어 내는 심정으로 가는 것 같은 착각마저 들 정도였다. 그럼에도 떠나는 이유는 오래 동안 염원했던 남미 여행이고 언젠가는 한 번쯤 가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리하여 나는 그럼에도 떠나기로 했다.
오랜만에 멘 배낭에 땀을 뻘뻘 흘리며 김포공항 도착, 마지막 여행 이후 이렇게 무거운 걸 매고 다닐 일도 없었고 밤을 새워 컨디션이 안 좋아서 벌써 힘들었다. 뒷배낭을 안 재보고 왔는데 딱 13.0kg이었다. 앞배낭이 한 4kg 정도 되려나.
멕시코 시티까지는 긴 여정이지만 첫 번째 환승이 도쿄 하네다 공항이라 김포공항에서 출발한다. 체크인할 때는 미국 경유 시 필요한 이스타 비자 보여달라 하고, 멕시코에서 아웃하는 거 티켓 있냐고 물어봤다. 나는 벨리즈 가는 페리 끊어두었다고 하니까 별말 안 하셨다.
김포에서 도쿄 하네다까지는 2시간 반 정도, 2-4-2 좌석이었다. 타자마자 잠이 들었다가 기내식 소리에 깨었다. 2시간 비행에도 기내식을 챙겨주는데 선택지는 없고 약식으로 먹는 초밥 느낌. 생긴 거에 비해서는 맛있지만 그냥 샌드위치나 수프 같은 게 나오면 더 좋을 듯했다.. 추운 비행기에서 차가운 밥 먹으니까 체할 거 같았다. 밥 먹고는 또 바로 잠들었기에 순식간에 일본에 도착했다.
하네다 공항은 생각보다 컸다. 걸어도 걸어도 끝이 없는 느낌, 물론 내가 너무 피곤해서 그랬겠지만. 환승 시간은 다행히 짧아서 잠깐 기다리고 바로 탔다. 목적지가 LA라서 서양인들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도쿄 하네다-미국 LA는 10시간의 긴 여정. 긴 비행은 화장실 문제로 복도를 선호하는 사람들도 있다지만 나는 잠을 잘 준비가 되어있기 때문에 창가에 앉았다. (3-3-3이었는데 나는 화장실 앞쪽 자리라 2명 있는 자리의 창가였다.) 추우면 옷도 꺼내고 심심하면 노트북도 하려고 배낭은 그냥 자리에 두었다. 그래도 그렇게 좁지는 않았다.
이번에도 역시 타자마자 기절잠.. 옆자리 아저씨가 기내식 받는 소리에 일어났다. 이 분은 아마 비건이라서 먼저 신청한 기내식을 받은 거 같았다. 아저씨가 식사가 다 끝나갈 때쯤 내 기내식이 욌다. 치킨 커리랑 매쉬포테이토&포크 중에 고르는 거였다. 먹고 싶은 건 매시포테이토인데 항상 이런 순간엔 치킨커리를 선택하게 된다. 아무래도 치킨은 실패가 없다는 경험이 이끄는 걸까?
와인 같은 게 안 보여서 그냥 물을 마셨는데 나중에 보니 아메리칸 에어라인은 알코올류를 돈을 받고 파는 거 같았다.
식전 빵은 늘 먹는 그 맛, 커리는 치킨도 감자도 넉넉해서 좀 짰지만 맛있었다. 기내식은 언제 먹어도 설렘을 담은 맛이다만, 왜 이렇게 실감이 안 나고 붕붕 뜬 거 같은 기분이 드는지. 두 번째 비행기를 탔는데도 아지까지 여행을 가는 것이란 실감이 안 났다. 퇴사 이후 2-3주의 시간 동안 미루어둔 약속들을 해치우고 겨우 준비를 해서 떠나는 거라 아직까지 준비도 완전히 되지 않은 기분이었다.
밥 먹고 좁아터진 화장실에서 양치하고 세수까지 하고 더 잘 잘 준비를 마치고 다시 기절잠. 월요일부터 거의 못 잔 덕에 비행기에서 한 7시간은 잔 것 같다.
두 번째 기내식은 도착하기 한 시간 전쯤 나왔다. 메뉴는 둘 중 선택이었는데 나는 연어를 선택, 연어스테이크는 진짜 맛있었다. 배가 고프기도 했지만 살도 촉촉하고 비린내도 안 나고 거의 내가 먹어본 기내식 원탑이었다. 쓰면서 다시 생각해도 맛있었다. 이걸 LA 공항에서 팔았다면 돈 주고 더 사 먹고 싶을 정도로 맛있었다.
LA에 다 와가니까 이상한 풍경들이 보였다. 처음에는 창밖이 잘 안 보여서 뭔지 몰랐는데 하늘 전체를 구름이 하나의 대지처럼 감싸고 있었던 거였다. 그리고 그 구름 위까지 비죽 올라온 높은 산들, 한 번도 미국에 꿈을 가져본 적이 없는데 미국의 땅은커녕 산꼭대기 하나만 봐도 너무 아름답다고 생각했다. (근데 이 생각은 한 시간도 안 돼서 사라짐)
5:22분 LA국제공항(LAX) 도착. 우리가 삼십 분 일찍 도착한 거라서 6시에 이미그레이션이 열린단다. 그러므로 6시까지 비행기 안에서 대기해 달라는 안내 방송이 나왔다. 그럴 거면 왜 일찍 온 거지..(?) 하여튼 아직도 LA지만, 이제 하나면 더 타면 된다!
엘에이 공항은 뭔가 커다랗고 조용했다. 내려서 이미그레이션을 무조건 받아야 하기 때문에 이스타 비자가 필요하다. 솔직히 비자값 받기 위한 술수 아닌가 싶기도 한데 여행자가 무슨 할 말이 있겠어요.. 이미그레이션에서는 미국 왜 옴? -> 환승하러 옴 / 어디 감? -> 멕시코 시티 / 일하러? 휴가임? -> 휴가임 / 음식이나 술이나 그런 거 없어? -> 엉 없어 / 굿럭 -> 땡큐하고 나왔다.
짐을 찾고 아예 밖으로 나와서 환승 게이트까지 걸어가서 짐을 다시 맡겨야 한다. 아메리칸 에어라인 환승하는 탑승장이 4번인데 4번까지 걸어가는 것도 한참이고 다시 짐검사하고 들어와서 게이트까지 가는 것도 한참이다. 환승 탑습장으로 들어가서 2층으로 올라가면 짐을 맡길 수 있는 구역이 나온다.
위탁 수화물 태그가 멕시코 시티까지 가는 걸로 적혀있는 태그면 기계 만질 필요 없이 벨트 앞에 있는 직원에게 그냥 가져다주면 된다. 태그가 없으면 기계에 비행정보 넣고 뽑아야 한다.
여기 공항 직원들이 다 무표정이지만 잘 도와주려고 한다. 셀프 태그 기계 앞의 직원도 내가 물어보기도 전에 태그 확인해 주고 "너의 태그는 완벽하구나! 바로 짐 부쳐!" 알려주고, 에스컬레이터 앞에 있던 직원은 탑승장에 들어가서 어리둥절하게 상황을 둘러보는 나에게 "저쪽으로 가서 짐 맡기면 돼" 알려주고, 짐 맡기고 '카트 어디 두지..' 보고 있으니 "숙녀야 밖에다 두고 와"/ 두고 오니까 "위로 올라가서 짐검사받고 들어가" 이러면서 친절한 어투는 아니었지만 전담 수준으로 하나하나 다 챙겨주셨다. 뭔가 미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선입견이 좀 없어졌달까.. 일하는 사람들 수도 적절하게 여기저기 배치 되어있어서 헤매지 않고 좋았다.
그렇게 사라진 미국이란 나라에 대한 선입견은 곧바로 다시 생긴다. 내가 타야 하는 38 게이트는 짐 검사하고 들어가서 또 10분을 걸어야 함.. 이쪽으로 오니까 슈퍼랑 바가 있는데 샌드위치가 16-21달러여서 이건 도무지 못 먹겠다 생각했다.
오는 길에 입구 쪽 게이트에 스벅이 있던 게 생각나서 스벅은 그래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십 분을 다시 되돌아 걸어갔다. 그리고 스벅 아아 그란데 6.9달러 보고 포기.. 어떻게 아아를 1만 원 주고 먹을 수 있지..?.......
진짜 아까 비행기에서 구름 이런 풍경 보고 멋있어서 미국에 관심이 생겼던 게 물가 보고 싹 사라져 갔다.. 나 같은 배낭여행자가 감당할 수 있는 물가가 아니었다. 미친 물가.. 결국 스벅 앞에 있는 슈퍼에서 4.43달러 과자 하나만 구매했다.
게이트 앞에서 과자 먹고 물 떠 마시고 다시 비행기 탑승. 10시간 중 반절 넘게를 잤는데도 계속 피곤했다. 오랜만에 배낭을 메고 돌아다니니 힘들다. 나는 이 고행을 알면서 왜 다시 시작한 걸까? 두 번째 비행에서 잠을 충분히 자서 더 이상 자지 않을 줄 알았는데 세 번째 비행도 곯아떨어졌다. 처음에 큰 기체에서 작은 기체로 바뀌면서 불안 불안하고 걱정되는 마음은 겨우 10여분 간 듯, 그냥 열심히 한 시간 자고 커피 서비스를 받고 또 자고, 그렇게 잠을 자다 깨어 창밖을 보니 광활한 땅이 보였다.
멕시코였다.
엄청난 산맥들. 이런 곳에 사람 발길이나 닿았을까? 저기가 소노라(Sonora)라는 지역이던데 동부는 산, 나머지는 평야와 해안 등으로 이어진 국경 지역이라고 한다. 마요족, 오오담족, 야키족, 세리족 등 원주민 부족의 고향이라고 하니,, 어떤 부족은 산속에서 살았을 수도? 광활하고 척박한 멕시코 땅의 첫인상. 내가 발을 딛게 될 곳이 어떨지 상상이 잘 안 갔다.
마지막 한 시간은 그래도 이런저런 공상을 하며, 23시간을 날아서 드디어 멕시코 시티에 도착했다! 한국은 자동 출입국 심사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미그레이션은 금방 나왔다.
*자동 출입국 시에 나오는 영수증 같은 애를 잘 챙겨야 한단다. 그게 입국 스탬프 대신 확인해 주는 것이라고.
악명도 높고 걱정도 많이 하고 왔던 터라 크로스 백 위에 앞 배낭을 겹쳐 메고 경계를 하면서 환전할 곳을 찾았다. 공항이 환율을 높게 쳐준다고 해서 그중에서도 제일 많이 쳐주는 곳에서 바꾸었다.
구글맵이 평지에서 길 찾기는 잘 찾아주는데 몇 번 출구로 나가고 이런 디테일을 전혀 알려주지 않아서 인포에 가서 메트로를 타려면 어디로 가야 하는지 물어봤다. 인포 직원은 지금 매트로 타는 거보다 매트로 버스를 타는 게 편하다면서 알려주었는데 스페인어라 거의 못 알아들어서 그냥 네이버에 공항에서 시내 가는 매트로를 검색해서 따라서 지하철역으로 갔다.
한번 못 알아듣고 나니까 자신감이 많이 위축되었다. 소매치기가 많다고 해서 폰을 꺼내 들기는 무섭지, 길은 맞는지 모르겠지, 안내표지판은 알아볼 수 없지, 역 입구마다 있는 경찰 아저씨한테 물어보고 겨우 지하철을 탔다. 타고 보니 멕시코 시티는 생각보다 무섭지 않은 거 같았다. 공항 택시 호객도 거의 없다 봐도 무방할 정도고, 역 입구마다 경찰들이 배치되어 있고 승강장에도 경찰들이 있었다.
5호선 노란 라인을 타고 2 정거장을 가 Pantitlan 역에서 1호선 분홍 라인으로 환승, 9 정류장을 지나 Pino Suarez 역에서 내렸다. 1호선에서는 여성 전용칸에 타서 그런지 주위를 더 둘러볼 여유가 생겼는데 사람들이 다 핸드폰도 하고 음식도 먹고 편안하게 있었다. 여성 전용 칸은 12세 이하의 아동 말고 남자는 출입 금지되어 있고 탑승구 쪽에도 경찰이 있고 사람들도 굳이 탈 생각을 하지 않는 거 같았다.
소매치기나 강도 같은 건 확률이 반반인 싸움이라고 하지만 그래도 상상했던 멕시코 시티와는 다르게 그냥 정말 사람 사는 곳 같았다. 언제나 새로운 곳에 떨어졌을 때는 언젠가 그날을 회상할 때 "그렇게까지 하지 않았어도 되는데" 싶을 정도로 조심한다. 그래도 안 하는 것보다는 나으니까..(조지아에서 긴장 안 하자마자 택시 눈탱이 맞은 것처럼,,)
조심조심 가방을 앞뒤로 둘러메고 중간중간 길 구석으로 서서 길을 찾으며 숙소에 도착했다. 뒷배낭 13킬로 앞배낭 4-5킬로가량으로 조지아 여행 때랑 가방 무게는 비슷한데 2년 동안 운동을 전혀 못하고 잠도 잘 못 자는 일상을 지내며 체력이 떨어진 상태라 그런지 (그게 아니더라도 사실 밤새고 비행기 2번 경유하면 다 그럴지도,,) 10분 동안 걷는 길이 너무 힘들었다.
후기와는 다르게 친절했던 CASA MX CENTRO 직원. 나는 2층 방을 배정받았다. 후기가 극과 극이던 호스텔답게 침대 시트에 검은 잉크가 있었고 에어컨이 없어서 무지 더웠지만 1박에 만 칠원 가량 숙소에 더 크게 바랄 것도 없는 거 같다. 게다가 멕시코 시티는 서울과 같은 수도니까.
짐을 대충 정리를 하고 크로스백만 메고 거리를 나섰다. 무엇보다도 물이 마시고 싶었다. 물 사러 가는 길에 보니 무슨 시위를 하는 건지, 사람들이 천막을 치고 잠도 자고 물건도 팔고 있었다. 신기했던 건 폐건물 마냥 타포린 외벽을 쳐둔 곳 안에서 구멍만 뚫어두고 그 사이로 팥빙수(?) 같이 생긴 걸 팔고 사고 있는 거였다. (나중에 안 거지만 토르티야 위에 양파를 수북이 쌓고 소스를 뿌린 타코 비슷한 음식이었다.) 시위 중인 텐트 숲과 무장한 경찰과 군인들, 혼돈스럽기도 했지만 생각했던 거보다 위험한 느낌은 아니었다.
걸으면서 지켜봐도 나에게 딱히 관심 있는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조지아 여행할 때 시내에 걸어 다니면 말 걸고 돈 달라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거나 유럽 여행할 때 팔찌 막 껴주는 그런 호객이 있었다면 여기는 그런 것도 없었다. 그냥 무관심했다. 다만 노숙자들도 꽤 있었고 거의 탈진한 아기는 누워있고 엄마는 그 옆에서 구걸하는 등 그런 류의 이질적인 느낌은 있었다. 소매치기는 자신이 조심하기 나름의 일이니까 핸드폰도 가방에 넣고 비너로 잘 잠그고 앞쪽으로 매고 다니다 길 찾을 때만 멈춰서 찾아보고 정비하고 다녔다.
세븐일레븐 물 1.5리터 17.5(호스텔에서는 1리터에 20페소였다. 거기서 안 사길 잘 함)에 샀다. 비행을 오래 한 탓인지, 피곤해서인지 머리가 마지막 비행 때부터 아팠는데 물을 마시니 그래도 좀 괜찮아서 이리저리 돌아다녔다. 동네 분위기를 살피고 싶어서 미리 저장해 두었던 타코집까지 걸어본 거였는데 여기도 역시 경찰들이 많았고, 광장 쪽으로 이어지는 골목에는 텐트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가는 길에 타코집이 여럿 있었는데 한국에서 저장해 온 <TAQUERIA LOS COCUYOU>가 손님이 제일 많고 디너쇼 마냥 가수도 노래 부르고 있었다.
구석 자리로 부탁하고 소양지(suadero)로 추정되는 타코 1개, 돼지고기 타코 1개, 맥주 1개를 주문했다.
타코는 사실 고수를 좋아하지 않는 나에게 좀 어려운 음식인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맛있었다. 양고기 타코가 고수향이 덜 나서 그걸 한 개 더 시켜서 먹었다. 멕시코의 첫끼는 나름 성공적. 돼지고기 타코는 고수향이 많이 나서 잠깐 내려두고 쉬고 있었는데 멕시칸 서버 언니가 치워버렸다. 돌려 달라고 할 만큼 맛있지는 않아서 그냥 보냈음.
식사를 마치고는 너무너무 피곤해서 바로 숙소로 돌아와서 씻었다. 여행이 시작되었으니 이제 다시 손빨래 지옥, 오늘 땀을 정말 많이 흘리고 찌들어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입고 있었던 모든 것을 빨았다. 하루 종일 열나게 걷고 짐을 들어서인지 씻고 나와서도 너무 더웠다. 특히 이 호스텔은 에어컨도 없고 창문도 없어서 덥다는 후기가 많았는데 정말 공용공간보다 방이 너무 더웠다.
그렇게 더운 와중에도 진짜.. 너무너무 졸렸다. 비행기에서 그렇게 자고도 또 졸린 건 왜일까. 허리도 진짜 부서질 것 같고 오랜만에 멘 가방에 어깨도 너무 아팠다. 약해질 대로 약해진 나의 몸뚱이로 이 여행을 잘 마칠 수 있을까 걱정스럽지만, 평생의 꿈이었던 7 대륙 정복기가 이번 여행으로 대부분 완성된다. (남극은 내가 열심히 커리어를 쌓다 보면 갈 수 있지 않을까. 그건 여행의 영역으로 두기에는 좀 아쉽기도 하니까.) 부디 나의 여행에 행운이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