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에 앞서, '글쓰기'란 뭘까? 말 그대로다. 글을, 쓰는 거다.
그럼 이제 방향을 바꾸자. 누구나 좋은 글을 쓸 수 있을까?
대부분 아니라고 한다. 재능, 노력, 기타 등등. 수많은 말들을 이어 붙이며 아니라고 말한다.
진짜 그럴까?
내 주관적인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렇다.
좋은 글은 누구나 쓸 수 있다. 허나, 그것이 상업적 가치가 있을지는 검토해봐야 한다.
그렇다고 내가 상업성을 버리고 예술성을 챙기면 된다고 착각하는 작가는 아니다.
내가 나누고자 하는 건, 글과 소설의 경계다.
우린 그냥 글을 소비하진 않는다. 대개는 소설을 읽는다고 하지.
좋은 소설은, 솔직하게 말해, 잘 팔리는 소설이다.
하지만 좋은 글은 다르다. 팔리는 것을 목적으로 둔 게 아니다.
자신의 마음을 되짚고 나아가는 수단으로써, 상처를 토해낼 공간으로써, 공부를 위한 수단으로써 사용할 수 있다.
글을 쓴다는 건 그 자체로 갖가지 결과물을 만들어내는 훌륭한 행위이다.
세상에 목공예가 생업이 아니라 취미인 사람이 있는 것처럼, 농장을 가꾸는 것이 생업이 아니라 취미인 것처럼, 글을 쓰는 것도 누군가의 취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글을 쓰는 것이 얼마나 이로운지는 입 아프게 설명해도 끝이 없다.
구태여 한 줄로 표현하자면, 마음을 물질로 표현할 수 있는데 이보다 즐거운 일이 어디 있겠는가?
이만큼 보험을 깔아두었으니 이제 이야기해도 좋을 것 같다.
까마득한 옛날부터 이야기를 만들기를 좋아했고, 이제는 어느덧 8년째 순수 소설을 쓰고 있다.
8년째 등단은커녕, 무명작가 신세에 주요 작품들은 이름도 못 날린, 그런 작가가 바로 나다.
오래 살아본 것도, 오래 글을 쓴 것도, 무언가 실적이 있는 것도 아니다.
스펙이 모든 게 아니라고, 이런 나라도 무언가 있다고 호소하진 않겠다.
여기서 짜게 식어 읽기 싫어졌다면 이해하겠다.
말만 번지르르할 뿐인 샌님은 누구도 믿지 않으니까.
하지만 그런 작가더라도, 아니, 어쩌면 이런 작가라서 말하고 싶은 것은 있다.
나는 작가로서 실패했을지 모른다. 좋은 소설을 못 써냈으니까.
하지만 글을 쓰는 것엔 성공과 실패가 없지 않은가?
좋은 글일 뿐이라면 나도 적을 수 있다.
8년째 무명작가에 나이도 어리고 이젠 아무도 안 읽는 순수 소설을 쓰는 작가도, 좋은 글은 쓸 수 있다.
그렇다면 최소한 누구나 좋은 글을 쓸 자격은 있다는 거겠지.
이제부터 이야기할 것은, 누구라도 좋은 글을 쓸 수 있다는 믿음으로 쓰는, 얼레벌레한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