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비

처음엔 원래 그렇다.

by 짱구

고비를 넘기다. 의 의미는 누구나 안다.


여기에서 "고비"는 한자인가?


사물 가장 긴요한 기회나 막다른 절정', '어떤 일에서 매우 어려운 순간이나 국면'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고비는 '한자'가 아니다.


‘고비’는 ‘일이 되어 가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단계나 대목’ 또는 ‘막다른 절정’을 뜻하는 말인데, 보통 ‘오늘밤이 고비다.’, ‘죽을 고비를 겪다’, ‘더위도 한 고비가 지났다.’와 같이 씁니다.

(출처: https://world.kbs.co.kr/service/contents_view.htm?lang=k&menu_cate=learnkorean&id=&board_seq=230567&page=120#:~:text='%EA%B3%A0%EB%B9%84'%EB%8A%94%20'%EC%9D%BC%EC%9D%B4,%EC%98%A4%EB%8A%98%EB%B0%A4%EC%9D%B4%20%EA%B3%A0%EB%B9%84%EB%8B%A4.)


대목' 혹은 '막다른' 이라는 표현에서 알 수 있듯이, 어원은 고비의 의미로부터 '굽이'에서 따왔다고 유추할 수 있다.


그렇다. 임용 2달이 채 안된 지금 필자는 군무원으로서 고비를 겪고 있는 상황이다.

원래라면, 방산 업종 분석을 했어야 했다. 지금은 스스로를 돌보는 게 우선인 상황이므로 불가피하게 성찰의 시간을 기록하게 됐다.


MBTI를 통해서 다른 사람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듯,

직업을 통해서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대강 유추할 수 있다.


내가 알고 싶은 건 다른 사람의 성향, 다른 사람의 가치관이 아니다.

내 가치관과 내 삶의 로드맵을 면밀히 파악하고 싶다.


군무원으로서 10년 근무하게 되면 바라던 삶에 어느 정도 다가섰을까?

20년을 근무한다면? 30년을 근무한다면?


처음 공무원 공부를 하게되면서 가졌던 희망은

6시 칼퇴를 하는 동시에 저녁 시간에는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가지는 것이었다.


하지만 인수인계의 미비함과 업무의 과중함으로 인해

기대했던 바는 이미 퇴색됐고, 미래에 대한 확신도 불충분한 상태다.

이 일을 오래 한다면, 나중에 무슨 일을 할 수 있을지.

전문가적인 면모를 보일 수는 있는지. 온갖 물음과 동시에

지금 일도 제대로 못해내는데, 더 큰 책임이 주어진다면 그때는 또 어떻게 될 것인가.


그렇다. 시보 해제를 1달 남짓 남겨두고 고비에 서있다.

의원 면직이란 말을 남들 앞에서 꺼내놓게 되면 분명 그 말이 씨앗이 되어 마음을 갉아먹게 된다.


그래서 고비에서 넘어지지 않으려고, 현재의 상황과 미래의 전망을 두고

장점 먼저 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내가 생각하는 내 현재 상황의 장점은 다음과 같다.


1. 봉급체계 개선


18년도부터 용사들 봉급 체계가 개선되어 현재는 초급 간부 봉급 수준을 높이고 있다.

(봉급만 따지면 지금이 저점일 것이다.)


2. 국제정세 불안정 심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되면서(4년 정도 지났다.) 세계의 균열은 이제 돌이키기 어려운 단계로 접어들었다. 냉전이 재식작되는 것이 아니라 열전으로 접어들 수 있다. 방산 관련 업종 근무자들에 대한 존중이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3. 현역 군인과 유사한 복지 수준

군무원 직무기술서 자체가 불분명하여, 군인으로서 받는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으나

추후에 복지 수준은 군인과 유사해질 가능성이 높다. 군조직 내에서 군무원의 위상이 높아지는 것과 별개로 금전적 차원에서의 고충은 해결될 수 있는 희망이 있다.


4. 국회, 법원, 행정부 공무원에 비해 빠른 진급 체게

현재 군무원의 경우 5급 공개채용을 실시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7급 군무원의 경우

4급 군무원이 되는 데 있어 다른 조직의 경우보다 더 실현가능성이 높다.


5. 다양한 보직 순환을 통한 일반행정가로서 자질 확보

인사, 재정, 감찰, 동원 등 다양한 군 행정 업무를 경험해보면서 추후에 실무자로서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정책 제안을 할 수 있다. 다양한 업무를 하는 만큼 각 개인은 적응하는 데 있어 애로사항이 있을 수 있으나 궁극적으로 중간관리자로서의 자질을 갖추는 동시에 조직 입장에서도 인재를 적재적소에 활용할 수 있다.


이상으로 군무원의 장점을 열거했다.

굳이 이런 식의 장점을 끌어모아야 하는 이유는

현재 내 미래 전망이 어둡기 때문일 것이다.


부정적인 측면에 몰두하기보다는

지금의 상황을 극복해서 장점으로 승화시키고 싶다.


사소한 일을 잘 해내는 사람에게 큰 일을 맡길 수 있다고 했다.

사소한 일 하나 하나 꼼꼼히 잘 해낸다면

분명 10년 후에는 현장에서의 실무 경험을 바탕으로 다른 조직원에게 큰 도움을 줄 수 있는 중간관리자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의 고비를 잘 버텨내고 싶다.

스스로를 위해서, 우리 조직을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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