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님 안녕하세요
이건 보내지 않을 편지예요
뭐라도 적어야 살 거 같은데
그냥 요즘 알게 된 사람이 P님이고
만약 이게 실제로 전달되더라도
그냥 묵묵히 듣고 있을 거 같아서 편지의 수신자로 선정되었어요.
O님도 절 잘 모르듯이 저도 N님을 잘 모르지만
겉모습만으로도 읽히는 속마음이 있잖아요
잘 모를 것 같은데 은근히 그게 정확도가 높거든요
제가 모르는 U님의 모습을 학교에서 본 사람들이 부럽네요
저는 H님이 궁금하거든요
어떤 생각을 하고 사는지
무슨 음식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주로 몇 시에 일어나고 몇 시에 자는지
자취를 한 지는 얼마나 되었는지
나이는 몇 살인지
C시에서의 생활은 어땠는지
혼자 있을 때 주로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좋아하는 노래는 뭐고 가수는 누구인지
싫어하는 향이 있는지
전시 보는 걸 좋아하는지
왜 궁금하냐고요?
그냥..
왠지 모르게
A님의 세계를 알면서 제 세계가 넓어질 수 있을 것 같은 확신이 들고
제 세계를 소개시켜주면 G님이 꽤 재미있어 할 것 같아요.
사람을 만나고 상호작용을 하면서
알게되는 자기 자신
그런 것의 즐거움은 저는 누구에게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
내년 마지막 날의 우리 관계는 어떤 모양일까요?
모양을 형성하기에 충분한 선을, 점을 만들 수 있을까요?
일단 절 싫어하시는 건 아닌 것 같으니
눈치껏 다가가 볼게요.
재밌을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