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사와 기자

언론 보도는 이렇게..

by 써니짱

형사기동대 4 기 30명이 경찰 종합학교에서 기본 교육을 마치고 배치를 받았는데 인원이 1개 중대(약 120명 정도)가 되지 않았다.


중대로서의 기능을 회복하기 위해 지원자를 받았지만 모자라 일선 파출소에서 젊은 순경들을 차출하여 운영을 하다가 기동 수사대로 명칭을 바꾸었고, 시위 진압보다는 민생 치안에 투입되었다.


사무실은 수성구 지산동 지방경찰청 동편 별관 3층 중 3층 전체를 이용하면서 3개 소대이며 1개 소대는 3개 반으로 편성 되었다.


대장은 경감이었으며, 계장은 경위이었다.

(근속 승진이 없을 때였음)


1개 반에 경사를 반장으로, 경장을 부반장, 나머지는 차출된 경찰과 신임 2-3명씩 배치를 해서 1 개 계는 20-25명이 되었는데 당시 나는 사법경찰관 인 경위로 계장직을 수행하고 있었다.


주된 임무는 범죄 취약지역에 배치되거나 일제 단속 시 많은 인원이 필요 되는 현장에 투입하는 것이지만 특별지시 사항이 없으면 인지 사건을 했다.


그런데 명칭과 같이 젊은 경찰관들로 편성이 되어 있기 때문에 혈기 왕성하여 의욕이 앞서다 보니 위, 탈법하는 사례가 종종 발생하여 이를 자제 시키는 일 또한 중요한 일이었다.


명칭을 새로 바꾸었고 젊은 사람들로 진영이 꾸려졌지만 경험이 없는 경찰이다 보니 반장이나 계장이 앞장서서 일을 개척하지 않으면 안 되게 되어 있었다.


조직이 새로 편성되면서 후배들에게 무엇이라도 사건을 하면서 가르켜 주어야 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여러 정보원들을 접촉하며 닦달을 했다.


그러던 중, 필로폰 판매와 투약자가 있다는 정보원의 제보가 들어와 폭력계에 같이 근무 하였던 형사 기동대 1기 출신 양 반장이 있는 3반에 수사를 하도록 지시를 했다.


마약 관련 범죄자들은 범죄자들 중에서 제일 의리가 없고, 말을 믿지 못하는 자들이다.


정보를 바탕으로 마약사범을 잡아서 불구속하여 줄테니 상선을 말하라고 하면 지체 없이 자신이 살기 위해서 상선을 거리낌 없이 진술해주는 자들이 마약사범들이다.


일일이 다 열거 할 수는 없지만 밤, 낮을 가리지 않는 활동으로 1주일 만에 17명을 검거, 구속했다.

물론 필로폰도 많이 압수를 했다.


그중에는 판매도 하며 투약을 하는 서울, 경기 지방책을 금강 휴게소로 유인하여 검거한 것도 있다.


금강 휴계소는 경부선 상, 하행선이 같이 사용하는 휴계소로 옆에 금강이 흐르고 있어 경치가 좋아 여행객들의 피로를 씻어 주기도 한다. 또, 바로 옆에는 맛있는 매운탕 식당이 있어 범죄자들이 만나는 장소로도 이용이 된다.


이곳에서 절취품인 귀금속 장물을 판매한자들과 마약 판매를 위한 범죄자들을 검거한 예가 있다.

(‘범죄꾼 삼형제’에서 연재되었던 둘째, 셋째가 쥬얼리 금방에서 절취한 장물을 이 지역에서 서울 장물업자에게 판매하였고, 차 떼기 절도범들도 이곳에서 장물 처분하였음)


물건을 만들었으면 포장을 잘해야 구매자들에게 인기를 끌 수 있다고 본다.

같은 물건이라도 동네 슈퍼에서 팔면 만 원 짜리 이지만, 백화점에서 포장하여 판매를 하면 몇 십만 원씩 받는 것과 같은 이치다.


형사들이 고생하며 잡은 범죄자들을 국민들에게 박수 받게끔 만들어 가는 것은 언론사 사회부 기자들이다.


우리는 단시간에 많은 수의 마약사범을 검거하여 언론 보도가 나갈 타이밍을 잡으려고 하는데 대구 두류공원에 있는 2. 28기념탑에 본 청장이 온다는 소식을 들었다.

(인생은 타이밍이다)


본 청장이 내려올 때는 항상 사기 진작을 위하여 선물(특진, 예산)을 가지고 오기 때문에 그 선물(특진)을 받기 위해서 전날 보도 자료를 내야겠다고 생각을 하고 초점을 맞추어 나갔다.


우선 개가 사람을 물면 기사 거리가 안 되지만 사람이 개를 물면 기사 거리가 된다는 기자들의 습성을 잘 알고 있던 나는 그동안 사건, 사고를 하면서 익힌 글들을 참고 삼아 멋진 보도 자료를 밤을 새어 가며 수정에 수정을 하면서 만들어 나갔다.


보도 자료를 만들어도 발표 시간을 잘 맞춰야 한다.

(지금은 각 경찰청 별로 홍보실이 있어 홍보실에서 조정함)


보도 자료를 만들어 놓고 고민을 하다가 23:00경에 각 언론사에 통보를 하고 방송사인 KBS, MBC, YTN에 전화를 하고 평소 알고 지내던 기자들에게 전화를 했다.


그러던 중 000 기자에게서 보도 시 그림(동영상)이 필요하여 카메라를 돌려야 하니 피의자들이 있느냐고 물어 있다고 하니 당장 취재를 온다는 것이었다.


왜 23:00경 보도 자료를 뿌렸는가 하면 조간신문 기사 마감이 23:00여서 23:00시가 넘어 자료를 넘겨야 방송에 먼저 보도되고 석간 신문이나 다음날 조간신문에 나갈 수 있기도 하지만 신문보다 방송이 국민들에게 더 빨리 전파가 된다고 생각을 했고, 신문은 좀 더 세밀하게 검거 시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보도가 되기 때문에 큰 사건이면 이 방법을 택하는 게 더 효율적이었다.


000 방송이 온다고 했는데 난감한 일이 벌어졌다.

피의자들 절반 정도와 압수물을 이미 송치를 했는데 온다고 하니 보도 자료와 같이 필요한 피의자 숫자가 모자랐던 것 이었다.


잘못하다가는 개망신을 당하고 보도에 진실성이 없어 보일 것 같아서 퇴근 하였던 다른 계의 형사들을 비상소집하여 집합 시켰다.


소집된 형사들에게 송치 안 한 피의자들과 같이 머리에 점퍼를 쒸워 후 인원수를 맞추고, 송치한 필로폰 대신에 다른 물체를 증거물로 진열을 해서 극대화 시킨 후 촬영을 하도록 했다.

(내가 방송국 카메라 기자들을 속인 것 이지만 지금은 이렇게 방송을 하면 절대로 안 되고 처벌을 받는다)


그리고 나서 바로 편집을 했는지 02:00부터 시간마다 메인 뉴스 자막으로 ‘대구 경찰 필로폰 투약 일당 17명 검거’라며 방송이 나오자 상부 질책을 받았는지 모 방송에서도 온다고 전화가 왔는데 이미 피의자들을 유치장에 입감을 시켜서 야간에는 더 이상 촬영을 할 수 없으니 방송 나간 곳에 촬영한 것을 받아 사용하라고 했다.


그리고 모 방송 역시 마찬가지로 방송이 나갔다.


아침이 되자 지방청 출입 일간지 사회부 캡(사회부 경찰 출입기자 중 제일 선임) 기자들이 몰려와서는

“왜 심야에 보도 자료를 배포를 했느냐”

“회사 부장한테 물 먹었는데 두고 보자”며 엄포를 놓고는 다른 신문보다 한 개라도 더 보도하려고 꼬치꼬치 캐물었다.


이처럼 경쟁적으로 언론사 사회면에는 “필로폰 투약 일당 검거”라고 큼지막하게 보도가 되었다.


본청장이 아침에 출근을 해서 대구에 내려가는데 그냥 내려 갈 수 없으니 좋은 것이 뭐 없냐고 하여 당직 사령이


“어제 대구청에서 필로폰 판매 및 투약자 17명을 잡았다”고 보고를 하자 그럼 특진을 준비해서 대구 도착하면 임용을 시키라고 지시를 했다.


나는 3반에서 제일 고참을 특진시키기로 하고 부랴부랴 공적조서를 만들어 15:00시에 경장에서 경사 특진을 준비하고 있는데 검찰청 마약 담당 검사가 반장과 같이 검찰청으로 강력부 마약 담당 검사에게 오라는 것이었다.(당시 마약 수사를 하면 검사에게 모두 수사 지휘를 받아야 했음)


승진 임용식 문제는 경무과 인사계에 맡기고 반장을 대동하고 검찰청 마약 담당 검사에게 갔더니 버럭 화를 내면서

“왜 보도를 그렇게 크게 냈느냐?”

“오늘 중국에서 필로폰 거물이 들어오도록 공작을 해 놓았는데 당신네들이 보도를 내는 바람에 그놈이 중국에서 입국을 하지 않았다”


“당신네 말처럼 방송에 나오는 필로폰은 다 어떻게 하였나?”

“전부 송치 했다.”


“그럼 방송에 나온 필로폰은 뭐냐?”

“그것은 필로폰이 아니였다.”고 사실대로 말을 하니

“그럼 당신들이 국민들을 속인 것이네”하며 큰소리로 질타를 했다.


그래도 우리는 15:00시가 넘어 경사 특진 임용식만 지나면 된다고 생각을 하고 아무 말도 안하고 그냥 2시간 버텼다.


당시에는 허위로 된 범죄가 아니었고 다만 언론에 보도가 나가게끔 만들었을 뿐이라 크게 개의치 않았다.


15:00시가 되어 특진을 하고 질책을 뒤로 한 뒤 사무실에 돌아와 특진자를 축하해 줬다.


이렇게 일도 열심히 해야 하지만 지휘부에 그 실적을 최대로 포장을 해서 보고를 해야 한다.


나는 포장을 제대로 했고 기자들이 상품 선택을 잘했던 것으로 우리 수사 형사들이 못했을 때는 엄청난 질책을 받지만 잘 했을 때는 이렇게라도 보상을 받아야 했다.


그래서 형사와 사회부 기자는 같이 걸어가면서 사회정의를 구현 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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