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부끼리 왜 이래?(농로 살인 사건) 上

쇼윈도 부부

by 써니짱

가을 추수가 끝나고 삼백의 고장인 상주는 각 마을마다 감을 깎는 마무리 작업이 한창이라 거리에 사람들이 거의 없다.


사람들 왕래가 평소의 1/5 줄어들게 되니 자연스럽게 사건, 사고도 없게 마련이라 모처럼 주말이고 해서 금요일 퇴근 후 대구 본가에 왔었다.


오랜만에 가족을 만나 저녁을 먹고 잠을 자는데 새벽녘에 휴대폰 벨이 울리는 것이었다.


형사들은 일과시간외에 사무실에서 오는 전화는 무조건 사건관련이고 나오라는것으로 정말로 반갑지 않은 전화다.


‘어이쿠 상주에 뭔 일이 벌어졌구나.’싶어 잠결에 전화를 받아보니 형사 당직 전화였는데


“과장님! 00읍 논 옆 수로에 40대 여자가 물에 반쯤 잠긴 채 발견됐다고 합니다”라는 전화를 받아 보니 순간적인 직감으로


‘살인사건’이구나 생각이 들었다.


논두렁 수로에 여자가 숨진체 누워있으니 누가봐도 살인사건이 명백했다.


“먼저 현장 보존 조치하고 전 형사 00 지구대로 집합시켜! 그리고 경북청에 보고해”지시를 하고 차를 몰고 현장으로 향했다.


상주로 향하면서 서장에게 보고 받은 상황을 전하고 지방청 강력계와 형사과장에게 구두 지휘 보고했다.


평상시 관외를 벗어나게 되면 미리 보고를 하고 집에 와야 되는데 매번 그렇게 할 수가 없어 몰래 대구에 와서 서장이 현장에 오기 전에 도착해 있어야 하기에 빨리 갔다.


평상시는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가다 가산에서 내려 국도로 가는데 시간이 촉박하여 경부선을 타고 김천으로 해서 중부 내륙 고속도로를 이용했다.


100km가 제한속도이지만 160-170 km 속도로 거의 45분 만에 현장에 가니 형사 3명 정도만 도착해 있었고 뒤이어 서장이 도착을 했다.


20년 넘게 전국이 좁다며 현장을 뛰어다녔던 나는 강력 사건이 발생하면 가슴부터‘꿍꽝’되었다.


피해자들에게 미안했지만 일거리가 생긴 것이었다.


◆ 추수가 끝난 농로 ◆


현장은 추수가 끝난 계단식 논 옆의 좁은 수로인데 농로는 시멘트 포장이 되어 있었고 사체는 좌측 옆으로 누웠는데 반쯤 물에 잠겨 있는 상태였다.


물에 반쯤 누워 있는 사체를 위로 올려 살펴보니 하의는 가정주부들이 입는 평범한 옷이었고 상의는 티셔츠를 입은 상태로 목에 운동복이 감겨 있었는데 40대 중반의 여자였다.


현장 상황으로 보아 불상지에서 목에 있는 운동복으로 목을 졸라 죽인 뒤, 차량으로 사체를 옮겨 놓은 듯한데 시멘트 도로가 되다 보니 어느 방향에서 어떤 차로 실어서 왔는지 타이어흔이 없어 도저히 알 수가 없는 상태였고, 인적사항을 확인 할 신분증도 없었다.


겉으로 봐서는 옷을 그대로 입은 상태인데 하의가 멀쩡한 것으로 보아 성관련 범죄는 아닌 것 같았고, 오랜 시간이 지나지 않은것으로 보였으며 사체의 강직 상태로 보아 간밤에 사체를 유기한 것 같았다.


변사자의 인적 사항을 파악하는 게 우선이었다.


지방청 과수팀이 오기 전 경찰서 자체 감식반 이 형사에게 변사자 얼굴을 촬영하고 지문을 찍으라고 하면서 주변을 살펴보니 상주, 문경 간 35번 국도에서 서편으로 약 1킬로미터 들어온 농로 중간쯤이었다.


마을은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라 범인이 이곳 지리에 밝은 자 일 것으로 추정을 하고 사진이 현상될 동안 사체를 살폈는데 반항한 흔적도 없고 목외에 다른 외상은 없었다.


좌, 우측 손가락 시지 쪽에 굳은살이 많이 있는 것으로 보아 00쪽 특산물인 모시 공장에 일하는 종업원이 아니겠느냐고 생각을 하는 사이 형사들이 전원 집합함으로 형사계장을 통하여 각 구역을 나누워 주민 상대로 탐문을 시작토록 하였다.


약 2-3시간이 지나 점심시간이 다되어 가는 즈음에 00 읍내에 사는 고추 대상(大商)을 하는 박 00의 며느리와 비슷하다는 보고를 받았다.


박 00의 집으로 갔으나 역시 며느리가 없는 상태였고. 남편을 찾으니 남편은 논에 일하러 가고 없다고 해서 박 00을 데리고 현장에 도착하여 확인을 시킨 바 같이 살고 있는 자신의 며느리 xxx라고 하는 것이었다.


다시 형사들을 집합시켜 며느리의 전날 행적수사를 시키며 남편을 찾아오라고 했다.


탐문한 결과 며느리는 평소 시아버지가 시골 장터나 농민들에게 사 가지고 온 고추를 집에서 다듬어 정리, 분리 후 다시 포장하여 서울 등 대도시 중간 도매상에게 납품한다고 했다.


시아버지가 사들인 고추의 꼭지를 손으로 일일이 떼어 내다 보니 좌우측 시지에 굳은살이 배긴 것이었는데 우리는 처음에 섬유 공장 노동자인 줄 알았었다.


탐문을 하다 보니 사건 전날 부부는 친구들과의 모임에 가서 저녁밥을 먹으며 한잔을 하고 노래방에 갔다가 헤어졌다고 했다.


이후 가족들에게 피해자의 행적을 묻는 중 둘째 아들이 새벽에 화장실 갈 때 아빠가 혼자 집에 들어오는 것을 봤다고 했다.


남편이 집으로 들어간 시간이 02:00경이었는데 둘째 아들이 잠을 자다가 화장실에 가기 위하여 마침 거실로 나오다가 마주쳤던 것이었다.


같이 있던 친구들은 분명히 어제 같이 놀다가 부부가 같이 나갔다고 하는데 집에는 혼자 들어왔다는 것이 이상하였고 헤어진 시간하고 집에 들어온 시간이 한 시간 이상 차이가 났기에 남편에게 혐의를 두게 되었으며 즉시 남편을 경찰서로 임의 동행하여 조사를 하도록 했다.


남편은 범행을 하고 난 뒤 태연히 집에 들어와 잠을 자고 아침 07:00경 일을 한다며 논으로 나갔던 것이었다.


새벽 2시에 들어와 아침 7시에 추수가 끝난 논에 나간다는 것도 이상했지만 경찰서에서 자신이 범행한 게 아니라며 버티는 것이었다.


친구들과 놀다가 헤어져 집에 올 때 둘이 다투었다는 것을 추궁하면 부부끼리 다툴 수 있는 일이 아니냐며 부인을 했고, 들어온 시간이 맞지 않다고 추궁을 해도 범인은 아내와 같이 차를 타고 바로 집에 왔다고 하며 아이가 잠을 자다가 나와서 시간을 잘못 본 것이라며 부인을 했다.


아들에게 미리 아빠를 새벽에 봤다는 소리를 하지 말라고 했었다면 사건 해결에 시일이 오래 걸릴 수 있었겠지만 설마라며 넘겼던 모양이었다.


수 많은 경우의 수중에 한개라도 놓치면 미제사건이 되는것이다.


주변 주민 상대로 탐문을 시켜 보니 평소 성질이 온화하고 좋은 일을 많이 해서 칭찬을 받는 스타일이었다고 했다.


친구들과 같이 놀다가 부부가 같이 나가는 것을 본 친구들이 있고 02:00시가 되어 혼자 집에 들어오는 것을 봤다는 아들의 진술이 있는데 그 짧은 시간에 어디에서 누구를 만나 죽음을 당했다는 말인가?


남편이 아니면 제삼자가 있다는 말인가?


◆ 자백 ◆


남편은 범행을 부인하고 직접적인 증거를 찾지 못하고, 시간이 흘러 임의 동행한 지 12시간이 넘어가는데 시인을 받지 못했다.


사무실에 기다리며 보고를 기다리던 나는 도저히 그냥 보낼 수가 없어서 남편을 내방으로 불러 재차 범죄사실을 추궁하였으나 부인을 하기에


“어이! 박사장! 진짜 당신이 안 그랬나.”

“무슨 말씀을 하시는 것인가요?”


“당신이 안 그랬다면 누가 그랬겠나?”

“내가 어찌 압니까?”


“그래? 죽은 마누라 못 봤지?”

“예 못 봤습니다.”


“마누라가 죽었는데 어째 마누라 얼굴 한번 보자는 소리 안 하나?”

“뭐 각자 인생 살기로 했는데요.”


“뭐라고?”

“...”


“무슨 이유 인지 모르지만 그래도 같이 살던 사람이 죽었는데 얼굴은 봐야지.. 같이 가보자.”

“예?”


“같이 병원 영안실에 가보자니까?”

“내가 그기를 왜 가요? 난 안 가요.”


“뭐 이런 사람이 있어!!!”

“....”


“안 가볼래?”

“....”


“어이! 성계장! 끌고 가보자”

“아이고! 내가 그랬습니다. 안 갈래요. 잘못했습니다!!!”

“뭐라고?”

“내가 논두렁에 버렸습니다.”


“진짜 맞나?”

“예! 제가 그랬습니다.”


순간적으로 몸을 뒤로 빼면서 못 가겠다고 하는 것 아닌가?


‘맞다! 이놈이 범인이다.’ 범인이라는 감이 왔다.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사건이 해결되겠구나 했다.


옆에 있는 형사계장에게 심경의 변화가 오기 전에 빨리 진술 녹화실로 데려가 조서를 받으라고 했다.


그래서 즉시 진술 녹화실로 데려가 피의자 신문 조서를 작성하고 구속영장을 검찰을 통하여 법원에 청구를 하여 영장이 발부되었는데 영장 판사가


“당신은 범행을 그토록 부인을 하다가 왜 시인을 했느냐? 혹시 고문을 당하거나 억압에 의한 것이 아니냐?”라고 하니


“과장이라는 사람이 제가 죽인 처를 보러 가자고 하는 바람에 저도 모르게 겁이 나서 자백을 하게 된 것입니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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