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살인 사건
설날이 지나고 며칠 되지 않았는데 날씨가 많이 추워 길가는 행인들의 숫자가 많이 줄었다. 추울 때는 모든 생물들의 성장이 멈추고 봄이 오길 기다리듯이 형사들도 수사 중인 사건이 없을 때는 정보원을 만나거나 담당 파출소 관내에서 시간을 보낸다.
추운 날 어디 갈 곳이 마땅치 않아 조장하고 다방에서 차를 한잔 마시며 있는데 오후 2시경 갑자기 ※페이져가 울렸다.
레 시버를 이용하여 들어보니 “서부서 전 형사는 즉시 감삼 파출소로 집결할 것”이라는 내용이 여러 차례 반복이 되어서 긴 금한 일이 생겼다는 것을 알고 조장을 오토바이 뒤에 모시고 약 7KM 떨어져 있는 감삼 파출소로 갔다.
추운 겨울날 오토바이를 타고 반포장된 도로를 달리는데 헬멧을 착용하고 가지만 살을 베는듯한 추위가 엄습하여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
※페이져(담뱃갑보다 조금 큰 휴대 포켓용 기기로 “삐” 소리가 울리고 나서 경찰서 상황실에서 근무자가 일방적으로 내용을 전달하는 형식인데 수신만 되고 이어폰으로 내용이 전달되며 송신은 안 되는 기기)
주택지를 벗어나 개발 중인 감삼 파출소에 도착하니 이미 도착하여 있는 형사들도 있었고, 또 도착을 하고 있는 형사들도 있었다.(형사들은 거의 오토바이를 타고 활동을 했음)
처음 출동을 하여 현장을 다녀온 당직 반장이 도착하는 형사들에게 “아가씨가 당한 살인 사건이다”라며 족족 현장으로 가라고 해서 파출소에서 1KM 떨어져 있는 아파트로 갔더니 무궁화 아파트(지금은 재 건축되었음)였다.
아파트 주민들이 무슨 일인가 하고 삼삼오오 모여서 수군거리며 있는 사이를 뚫고 1층인 현장으로 들어갔다.
현장에 들어가 보니 20여 평이 넘는 조그마한 아파트 안방에 20대 후반으로 보이는 아가씨가 속이 훤히 보이는 블라우스 입고 누웠는데 브래지어가 반쯤 벗겨져 있었고, 팬티는 아예 벗겨져 변사체 발아래 있었는데 고개를 좌로 반쯤 돌려 누워 있었다.
사망한 지 며칠이 지난 것 같았으며, 구더기들이 군데군데 보이고 부패가 진행이 되고 있어 심한 악취가 났다.
(추운 겨울이었지만 보일러가 가동되고 있었다)
가까이 가서 더 관찰을 하고 싶어도 아직 감식이 끝나지 않은 관계로 볼 수가 없었다.
모든 사건은 현장에 답이 있다는 생각을 했지만 감식반에서 증거 수집을 하고 나서 살펴야 했다.
현장에 있는 형사 계장의 지시로 각 조 별로 임무를 명과 받았다.
사망한 지 며칠이 지난 사건이라 급하게 움직여 주변을 검문검색할 것이 아니었고, 변사자의 신원부터 확인하고, 주변 수사를 해야 하기에 먼저 관리 사무소에 가서 입주자 카드를 확인했다.
같은 출입구를 사용하는 아파트 옆집부터 관리사무소 직원, 경비원들을 상대로 탐문이 시작되었다.
이름은 최순자(가명 당시 29세) 고향은 합천으로 되어 있었고 이 아파트에는 혼자 거주하고 있었는데 직업은 없었다.
입주자 카드에 적힌 내용만으로는 부족하여 할 수 없이 주민등록번호로 본적지 등 공부상 확인이 필요했다.
다시 동사무소에 가서 개인별 카드를 확인했더니 합천 야로에 살다가 몇 년 전에 이곳 아파트로 주소를 옮겼다.
그 정도 확인을 하고 계장한테 보고를 하니 다시 합천 야로 전 주소지로 가서 가족 관계를 알아보라고 했다.
“동사무소를 확인한 김 형사 조는 오늘 시간이 늦었으니 내일 아침에 이곳으로 출근하지 말고 전 주소지인 합천 야로 면사무소 가서 호적등본과 가족, 학력, 집안 형편을 조사해와”
“우리 조는 차가 없는데요”
“무슨 소리 하는 거야? 누구 차를 타고 가던지 해서 알아 와”
막무가내 지시였고 또 시키면 해야 하는 형사들 구조였다.
당시 경찰서 전체에 인원이 제일 많은 부서의 형사들이 이용할 수 있는 차량은 형사기동차 1대가 배정되어 있는데 그 차량은 본부에서 이용하니 다른 차를 이용하라 했다.
오토바이를 타고 다니던 시절에 무슨 차가 있었겠나?
형사들이 자가용을 가지고 있으면 시민들에게 휘발유 값을 달라고 하는 민폐가 있으니 자가용을 소유하지 말라고 지시가 내려왔었지만, 선임으로 재력이 있는 형사들은 허름한 중고차를 구입하여 암암리에 타고 다닐 때였다.
버스를 타고 비포장 도로를 갔다 올 수도 없고 해서 같은 반에 있으며 제미니 자가용을 가지고 있던 김태형(가명) 형사에게 같이 가자고 했다.
“형님! 내일 같이 갑시다.”
“야! 이 사람아! 차가 뭐 물로 가나?”
“아따! 형님! 같이 갔다가 오면 나중에 기름값을 주던지 기름을 넣어 줄게요.”
“그래, 알았다.”
김태형 형사 조와 같이 갔다 온다고 반장과 계장의 허락을 득하고 다음날 아침 같이 움직였다.
(나보다 10세 위인 김태형 형사와는 경사 특진을 두고 한바탕 일이 벌어지는데 그 내용은 추후 다른 사건에서 자세히 기술하겠음)
김태형 형사는 집이 나랑 100여 m 정도 떨어져 있어 다음 날 아침 김태형 형사 집으로 가서 같이 타고 조장 집에 들러 모시고 같이 합천 야로로 갔다.
지금은 88 고속도로가 건설되어 30분만 하면 갈 수 있지만, 이때는 비포장 도로를 쉼 없이 달려 2시간 정도 걸렸다.
면사무소에서 호적등본과 가족들 관계가 있는 주민등록등본을 복사 한 뒤 가족들이 살고 있는 주소지로 갔다.
주소지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로 주변이 낮은 산으로 둘러 쌓여 있고, 50여 가구가 살아가는 빈촌이었다.
주민들 상대로 탐문을 하는 것도 조심스러웠다.
좋은 일도 아니고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에게 객지에서 타살되었다는 것은 주민들 입방아에 오르고 흉이 될 수 있는 일이었다.
가족들은 최순자가 사망하였다는 연락을 받고 대구로 가고 없어 주민들에게 수소문하여 이장을 만나 변사자의 가족과 생활, 성장과정 등에 대하여 물어봤다.
최순자의 아버지는 빈농으로 논과 밭이 조금 있지만 그것으로는 생활이 되지 않아 다른 집일을 거들어 주고 생활을 하는데 변사자는 1남 2녀의 장녀라고 했다.
자식들 중에는 얼굴이 제일 예뻤고, 합천 야로에서 중학을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갈 형편이 안 되어 대구로 돈을 벌러 갔는데 어떤 직장 인지는 자세히 모르고 명절이 되면 한 번씩 오고 평소에는 동생들이 대구 최순자 집에 가끔 간다고 했다.
합천에서는 더 이상 물어볼 것이 없어서 오후가 되어 대구로 돌아와 계장에게 보고를 했다.
저녁 9시가 되어 수사회의를 하면서 합천에서 수사한 내용을 보고를 하며 그동안 수사본부에서 수사한 내용도 들었다.
출입문은 안으로 잠겨 있었지만 창문을 안 잠겨 있는 상태에 집안에 있는 귀금속은 그대로 있었고, 본부에서 시립의료원에서 부검을 하였는데 목이 졸려 죽은 액사였다.
사망시간은 사체의 구더기 상태로 보아 5일 정도 지난 것으로 부검의의 소견이 있었다고 했다.
그리고, 팬티가 벗겨져 있어 강간을 당한 것 같은데 정자 생존기간은 3일로 실온에서는 오래 버티지 못하고 일찍 죽지만, 여성의 몸속에서는 72시간 정도 생존할 수 있으며 생명력이 강한 경우에는 1주일까지도 생존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또, 사망한 사체 내에서는 그 시간을 가름할 수 없어 질속의 내용물을 채취하여 다른 장기들과 함께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감정 의뢰한다고 했으며 목이 손목 부분에 약간의 찰과상이 있었지만 아마 대항을 하며 생긴 상처로 보이나 결정적인 사인은 아니었다고 했다.
또, 변사자 우측 손가락 사이에 억센 머리카락 3개가 있었다고 하며 변사자의 머리카락은 아니라고 했다. 아마 반항을 하며 잡아당긴 범인의 머리카락일 것이라고 추정을 했다.
사망 추정 시간이 그렇다면 5일 동안 아무도 출입을 안 했다는 말이 되는데 대구에서 어떤 생활을 했기에 출입자가 없었는지 궁금했다.
귀금속이 그대로 있고, 속이 비치는 블라우스를 입었지만 팬티가 벗겨진 체 사망은 한 것이면 원한에 의한 사망이 아니고 우연한 기회에 성욕을 일으켜 일어난 사건이라고 판단을 했다.
다음 날 본부반에서 가족 상대 수사를 했는데 부모들은 변사자가 대구에서 어떤 생활을 했는지 모르고 수시로 왔다간 여동생 말에 의하면 변사자는 중학을 마치고 대구로 와서 섬유공장에 다녔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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