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 동쪽 끝, 나라 현과 맞닿은 작은 산자락 아래
오사카 산업대학이 있다.
현지인들은 그곳을 “산대”라 불렀다.
붉은 벽돌의 3층 기숙사는 학교에서 걸어 10분 거리.
1층은 식당, 2층은 여학생, 3층은 남학생이 사용했다.
출입 통제가 엄격한 건물이었다.
이상한 일은 2층에서 시작되었다.
밤 12시에서 1시 사이,
사람이 노크하는 것과 똑같은 소리가 들렸다.
문을 열면 복도에는 아무도 없었다.
며칠 뒤, 여러 방에서 동시에 같은 일이 벌어졌다.
건물을 뒤졌지만 침입 흔적은 없었다.
2층은 밤마다 소란스러웠고
3층 남학생들 사이에서도 화제는 그것뿐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잠들지 못한 학생의 눈앞에서
시꺼먼 물체가 창문으로 들어왔다가
다시 빠져나갔다는 이야기가 퍼졌다.
이불을 뒤집어쓴 채 떨고 있었다는 말도 함께였다.
나는 3층 1호실에 머물고 있었다.
첫날부터 설명하기 어려운 긴장감이 있었다.
어느 밤에는 가위에 눌렸고,
심장이 이유 없이 빠르게 뛰었다.
어릴 적부터 신앙생활을 해온 나로서는
이 상황을 모른 척하고 지나갈 수 없었다.
새벽 4시.
3층 맨 끝 빈 창고방.
달빛이 창을 통해 들어오는 그 자리에
의자 하나를 놓고 앉았다.
시편을 암송했다.
그리고 조용히, 그러나 단호하게 말했다.
“예수 이름으로 명하노니, 이곳을 떠나라.”
한 번으로 끝내지 않았다.
며칠 동안 같은 시간, 같은 자리에서
기도했다.
그 사실을 아는 사람은 없었다.
그 이후로
노크 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검은 형체 이야기도 더 이상 나오지 않았다.
우연이었을까.
집단적 긴장이 만든 환청이었을까.
혹은 다른 무엇이었을까.
나는 단정하지 않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두려움으로 가득하던 그 건물 안에서
기도 이후 내 마음은 더 이상 흔들리지 않았다.
타국의 새벽,
아무도 없는 창고방에서 붙잡았던 이름 하나가
그 밤을 건너게 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지금도 내가 두려움 앞에 설 때마다
무엇을 먼저 붙들어야 하는지를
조용히 일깨워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