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평의 사막

by 포도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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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래폭풍이 몰아친다.

태양은 천장에 매달린 채

이글이글 타오른다.

나는 지금 사막의 모래 위에

버려진 짐승처럼 누워 있다.

생명을 붙드는 것은

링거를 타고 떨어지는

한 방울의 이슬.


그마저도 내 것이 아니라

기계의 속도에 맡겨진 숨.

갈증은 이미 목을 점령했고

혀는 갈라진 흙바닥처럼 굳어

말 한마디 삼키지 못한다.

어쩌다 찾아오는 사람들은

얼굴을 마주할 생각이 없고

숫자만 읽고 지나친다.

내 이름 보다

수치가 중요시되는 이곳


물은 없다.

위로도 없다.

사지가 말뚝처럼 박혀

몸은 땅에 고정된 표지판이 된다.

작은 생수 한 병,

아니

젖은 거즈 한 장만

이마에 닿아도 좋겠다.

그러나 이 사막에는

폴대 끝에 매달린

수액 한 봉에 희망을 걸뿐

오아시스는 없다.


끊이지 않는 경고음.

삐— 하고 울릴 때마다

심장은 타인의 눈으로 확인된다.

날짜는 증발했고

요일은 의미를 잃었다.

조명은 밤을 허락하지 않는다.


누군가 말한다.

이곳에 누운 지

벌써 보름이라고.

사람들은 이곳을

중환자실이라 부른다.


하루의 절반은 무의식.

남은 시간은

통증이 차지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손가락을 까딱이거나

고개를 겨우 흔드는 것.

태양이 타오르면

눈을 감는다.

폭풍이 몰려오면 이를 악문다.


누군가 또 말한다.

“좋은 아침입니다.”

아침이라.

내게 아침은

목마름이 끝났다는 신호도 아니고

몸이 풀렸다는 약속도 아니다.

다만

오늘도 아직

심장이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


비는 오지 않는다.

그래도 나는

모래를 삼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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