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래폭풍이 몰아친다.
태양은 천장에 매달린 채
이글이글 타오른다.
나는 지금 사막의 모래 위에
버려진 짐승처럼 누워 있다.
생명을 붙드는 것은
링거를 타고 떨어지는
한 방울의 이슬.
그마저도 내 것이 아니라
기계의 속도에 맡겨진 숨.
갈증은 이미 목을 점령했고
혀는 갈라진 흙바닥처럼 굳어
말 한마디 삼키지 못한다.
어쩌다 찾아오는 사람들은
얼굴을 마주할 생각이 없고
숫자만 읽고 지나친다.
내 이름 보다
수치가 중요시되는 이곳
물은 없다.
위로도 없다.
사지가 말뚝처럼 박혀
몸은 땅에 고정된 표지판이 된다.
작은 생수 한 병,
아니
젖은 거즈 한 장만
이마에 닿아도 좋겠다.
그러나 이 사막에는
폴대 끝에 매달린
수액 한 봉에 희망을 걸뿐
오아시스는 없다.
끊이지 않는 경고음.
삐— 하고 울릴 때마다
심장은 타인의 눈으로 확인된다.
날짜는 증발했고
요일은 의미를 잃었다.
조명은 밤을 허락하지 않는다.
누군가 말한다.
이곳에 누운 지
벌써 보름이라고.
사람들은 이곳을
중환자실이라 부른다.
하루의 절반은 무의식.
남은 시간은
통증이 차지한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손가락을 까딱이거나
고개를 겨우 흔드는 것.
태양이 타오르면
눈을 감는다.
폭풍이 몰려오면 이를 악문다.
누군가 또 말한다.
“좋은 아침입니다.”
아침이라.
내게 아침은
목마름이 끝났다는 신호도 아니고
몸이 풀렸다는 약속도 아니다.
다만
오늘도 아직
심장이 멈추지 않았다는
사실 하나.
비는 오지 않는다.
그래도 나는
모래를 삼키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