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원도 아니고 천원도 아니고
동전 3개
300원이 보이면
내 눈이 멈춘다.
알레르기 증상이 아니다.
어쩌면 기억 속에 아픔으로
깊게 자리 잡아버린
액수이기 때문이다.
어린 시절 가장 친했던 영식이.
녀석과 함께했던 추억이
고향의 산과 들에
내 마음속에 지금도 숨 쉬고 있다
영양실조로 쓰러진
그 친구의 문병을 가는 길
주머니에는 천 원이 있었다.
돌아올 차비를 남기고
700원어치의 사과를 샀다.
대학병원 303호실
친구가 누워있었다.
말수가 별로 없는 녀석이
묻지도 않는 말을 떠들며
나를 반겼다.
그러나 말하는 것도 힘들었는지
금세 콧잔등에 식은땀이 보였다.
“선생님이 그러는데, 이젠 괜찮을 거래”
해쓱한 얼굴로 친구가 말했다.
그러나 퇴원 후, 얼마 지나지 않아
꽃도 펴보지 못하고
그 친구는 세상을 떠났다.
굶어 죽는 것이 두려워
함께 산과 들을 다니며
진달래, 아카시아 꽃으로
허기를 채웠던 영식이.
친구를 보내고 나서
돌아올 차비 300원을 남긴 내 행동을
후회하기 시작했다. 수십 년이 지난
지금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