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난 앞에서

by 포도향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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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절을 앞둔 지금,

우리는 고난의 시간에 서 있다.

나는 한 사람의 고통을 떠올린다.

누군가는 그것을

십자가라 부른다.

그리고 문득,

묻게 된다.


당신에게도

차마 다시 떠올리고 싶지 않은

시간이 있는지.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밤,

그저 견디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던 순간.

그 시간 속에서

당신은 무엇을 붙잡고 있었는지.

우리는

각자의 방식으로

고통을 안다고 생각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어느 순간

알게 된다.


고통은

서로 견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내가 버텨낸 시간도

누군가는

버틸 수 없었을지 모른다.


그래서 우리는

서로의 고통 앞에서

쉽게 말하지 못한다.

안다고,

견딜 만하다고,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진다고.

그 말들이

누군가를 더 깊은 곳으로

밀어 넣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잠시 멈춰 선다.

그리고 다시,

그 한 사람을 떠올린다.

깨어있는 채로

그 모든 시간을 견뎌냈을

한 사람.


누군가는

그 고통을

십자가라 부른다.

나는 여전히 모른다.

다만,

각자의 고통을 지나온 우리가

그 앞에 서 있을 때,

결국

조용해진다는 것을

알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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