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급한 사람은
두 번 생각하지 못한다.
불의를 보면
몸이 먼저 움직인다.
그것이 성품인지,
결함인지
오래도록 알지 못했다.
세상은 대체로
몸을 사리는 법부터 배운다.
득이 되지 않는 일에는
조용히 고개를 돌리는 기술을 익힌다.
그러나 사고로 쓰러진 사람을 보면
생각은 늘 늦는다.
몸이 먼저 달려간다.
배운 적은 없다.
그저 그렇게 되어 있다.
어릴 적,
마을에 정전이 되면
가장 먼저 전봇대에 오르던 사람이 있었다.
전기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어둠이 내려앉은 골목을 그냥 두지 못하던 사람.
아버지였다.
빛을 고치려다 떨어져
몸이 먼저 상처를 입었다.
나는 안다.
그 무모함이 어디에서 왔는지.
지금은 정전될 일도 거의 없지만,
세상에는 여전히
누군가 올라가야 할 전봇대가 있다.
고양이 목에 방울을 다는 일처럼
모두가 필요하다고 말하면서
아무도 먼저 나서지 않는 일.
나는 가끔
그 전봇대를 올려다본다.
오르지 않겠다고 다짐하면서도,
결국은 누구보다 앞서 올라갈
나 자신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