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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꼬순내 Dec 13. 2024

[책] 이방인

프랑스 명작의 이해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 대표적인 프랑스 문학 중 하나이다. 알베르 카뮈의 ‘이방인’은 워낙 유명한 책이기에 꼭 한 번 읽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예스24에서 그 기회를 주었다. 도대체 무슨 내용을 담고 있기에 이 책이 이리 유명하고 노벨문학상을 수상했을까. ‘프랑스 명작의 이해 이방인’은 이방인의 내용과 더불어 그에 대한 해석도 담고 있어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오늘 엄마가 죽었다’ 로 시작하는 이 소설은 독자들에게 많은 충격을 주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엄마가 ‘죽었다’. 전혀 슬픔이 보이지 않는 이 문장은 뫼르소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예측할 수 없게 한다. 뒤이어 이어지는 뫼르소의 행동에는 어떠한 슬픈 감정도 느껴지지 않는다. 처음부터 엄마의 죽음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주인공이 등장하다니. 여기서 이방인 소설의 특징, 그러니까 ‘이방인’이 시작되는 것이다.



p.23 

햇빛, 가죽냄새, 영구마차의 말똥 냄새, 칠 냄새 그리고 향 냄새, 불면의 밤을 보낸 피로 등등 이 모든 것이 합쳐져서 내 시력과 사고를 혼란에 빠트렸다.


이 문장에서 뫼르소는 엄마의 죽음보다 주변 풍경을 더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외에도 엄마의 시신을 보지 않고, 그 앞에서 담배를 피고 밀크커피를 마시는 등 자신과 상관없는 것처럼 행동하는 모습이 나타난다. 엄마의 죽음을 마주하는 뫼르소를 보며 나도 모르게 조금이라도 슬퍼하길, 조금이라도 애도하는 모습을 나타내주길 바랬던 것 같다. 자신의 엄마가 아닌 생판 남이 죽어도 그 정도로 무관심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엄마의 장례식이 끝난 후, 뫼르소는 마리라는 여자를 만난다. 사실 마리라는 여자와 결혼을 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소설은 예상 밖의 내용으로 흘러갔다. 뫼르소는 레몽이라는 친구를 만나고 평범한 일상을 보내던 중 의도치 않게 살인을 저지르게 된다. 이방인의 1부는 그렇게 끝이 난다. 뫼르소의 살인. 사실 1부의 내용을 보면 지극히 평범한 남자의 이야기다. 마음속에 어떠한 악의도, 선함도, 감정도 드러나지 않는, 그저 있는 그대로 모습을 보이는 남자의 이야기. 그렇기에 뫼르소의 살인은 가벼운 처벌로 끝날 사건이라고 예상했다.







2부에서는 뫼르소가 재판을 받는 과정을 그린다.


재판 과정에서 의아했던 것은 살인사건을 두고 재판을 하는 것이 아닌, 엄마의 죽음에 대한 뫼르소의 태도에 대해, 즉 한 사람의 인간성에 대해 재판을 하는 것이라고 느껴져 마음이 불편했다. 또 재판 내내 거짓 하나 말하지 않는 솔직한 뫼르소의 태도에 답답함을 많이 느꼈다. 오죽하면 책을 읽다가 ‘어후, 답답해’라고 육성으로 나올 정도였다.



p.99 

그날 간수가 가고 나서 철제 식기에 비친 나 자신을 바라보았다. 나 자신에게 미소를 지어 보이려고 하는데도 내 모습은 여전히 심각해 보였다. 나는 내 앞에서 식기를 이리저리 움직였다. 나는 미소를 지었지만 그것은 여전히 엄격하고 슬픈 모습만을 담고 있었다.


 

p.119 

비록 피고인석에 앉아있을지라도 남들이 자기에 대해 말하는 것을 듣는 것은 언제나 흥미롭다.

 

위 문장에서 뫼르소 스스로 이방인이 되었음을 느끼고 낯설어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방인’ 뫼르소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것이다.


뫼르소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무관심한, 스스로의 감정에 대해서도 이방인의 태도를 보인다. 순간순간의 욕망에 충실한 삶을 보이는 것이다. 이 삶이 바보 같은 것인지, 올바른 것인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우리는 남들의 시선을 신경쓰고, 필요한 때에 거짓말을 하고, 감정을 드러내며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뫼르소가 답답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소설의 마지막에는 사형 선고를 받고 죽음 앞에서 자유로워진 뫼르소를 볼 수 있다. 카뮈는 ‘이방인’을 통해 부조리라는 것을 나타내고 싶었다고 한다. 시지프 신화에서도 등장하는 부조리는 비합리와 명확함에 이르려는 필사적인 열망과의 맞대면이라고 말한다. 즉 인생을 살아가며 유일한 현실인 죽음이 버티고 있음을 깨닫게 되면 우리는 부조리와 맞닥뜨리게 되는 것이다. 평범한 일상에 갑자기 ‘왜?’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는 것. 그것이 카뮈가 말하는 부조리이다.




이방인이라는 작품을 처음 읽고 이해가 가지 않는 것들이 많았다. 내용 자체는 흥미로워서 술술 읽혔지만, 뫼르소의 알 수 없는 행동과 카뮈가 이 소설을 쓴 배경, 이유 등이 궁금했다. 다행히 이 책은 ‘프랑스 명작의 이해’로 많은 해설들이 소설 뒤편에 나와 있었다. 이 해설들은 각 부의 장마다 내용을 다시 복기 시키며 자세하게 파고들고 있다. 고전소설은 읽을 때마다 그 의도를 해석하기 어려울 때가 있는데, 이러한 해설들이 소설 뒤에 삽입되어 있어 책에 대한 이해를 하고 그 내용을 꼼꼼하게 파악할 수 있다.




소설에 대해 꼼꼼한 해설을 읽으니 소설의 내용이 더 기억에 남고 주인공 ‘뫼르소’를 잊지 못할 것 같다. 자기 자신에게도 ‘이방인’이 된 주인공 뫼르소. 그가 궁금하다면 이방인을 한 번 쯤 읽어보면 좋겠다. 이방인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한 ‘프랑스 명작의 이해’, 소설의 해설도 함께 읽는 것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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