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2024 7~12를 가득 채운 나의 책들
<내가 한 말을 내가 오해하지 않기로 함 (문상훈)>
p.58
성공이 어색하고 실패가 익숙하면 좋겠다. 시도해 온 일들보다 도전해 볼 기회가 훨씬 더 많았으면 좋겠다. 무엇보다도 그런 마음으로 열심히 살다가 내가 나이가 들어 더 이상 그렇게 생각하지 못하는 때가 왔을 때 그 이유를 싱겁게 나이나 세월에서 찾지 않았으면 좋겠다. 더 이상 설레지 않는다는 것을 인생의 패배로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고 도전할 힘도 용기도 없는 것을 굴복으로는 더더욱 여기지 않았으면 좋겠다.
p.105
결핍은 내보여야지만 채울 수 있다. 그래야만 기다렸다고 할 수 있다. 늦을까봐 헐레벌떡 뛰어오는 거친 숨보다 느긋하게 기다리는 여유 있는 미소를 짓는 법을 배우기로 한다.
p.165
지금도 그는 알고 있다. 인생과 자기 혐오를 떼어놓을 수 없다는 것을. 살아간다는 건 자신을 점점 더 미워하는 일이기도 하다는 것을
<데미안 (헤르만 헤세)>
p.147
타인과 자신을 비교해서도 안돼. 자연이 자넬 박쥐로 만들었다면 타조가 되려고 애쓰지 말란 말이네
p.152
누가 밉다면 그가 자네 내부에 있는 무엇인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네. 우리 내면에 없는 것은 우리를 화나게 하지 못하는 법이니까!
p.193
그래요. 자신의 꿈을 발견해야 해요. 그러면 길은 한층 쉬워지죠. 하지만 영원히 계속되는 꿈이란 없어요. 계속 새로운 꿈으로 교체되지요. 그러니 어떤 꿈에도 집착해서는 안 돼요.
<눈부신 안부 (백수린)>
p.66
너무 불공평해. 불현 듯 나는 줄곧 내가 그렇게 생각해왔다는 걸 깨달았다.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자 한없이 서글퍼졌다. 열네 살에 세상이 불공평하다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만은 아니었다. 다른 사람은 나처럼 고통스럽지 않길 바라는 대신 다른 사람도 적어도 나만큼은 고통스러웠으면 하고 바라는 그런 인간이 나라는 걸 알아버렸기 때문에. 그건 내가 처음으로 또렷하게 마주한 내 안의 악의였다.
p.300
사람들에겐 누구나 기댈 곳이 필요하잖니.
p.305
우리는 누구나 자신만의 방식으로 슬픔에서 회복하고 있었던 것인지도.
“미안해. 나는 오랫동안 나만 괴로운 줄 알았어.”
한참 만에 용기를 내어 사과하자 해나는 웃으면서
“언니, 원래 사람들은 다 자기를 중심으로 생각하는 거야.”
라고 말했다.
“그 중 조금 더 성숙한 사람은 사과를 할 수 있는 거고.”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p.201
“내게 돈은 중요하지 않아.”
“그러면 뭐가 중요하지?”
“사랑.”
“사랑이라고?”하며 프란츠가 놀랐다.
마리클로드는 미소를 지었다.
“사랑은 전투야. 나는 오랫동안 싸울거야. 끝까지.”
p. 363
인간의 삶이란 오직 한 번 뿐이며, 모든 상황에서 우리는 딱 한 번만 결정을 내릴 수 있기 때문에 과연 어떤 것이 좋은 결정이고 어떤 것이 나쁜 결정인지 결코 확인할 수 없을 것이다. 여러 가지 결정을 비교할 수 있도록 두 번째, 세 번째, 혹은 네 번째 인생이 우리에게 주어지지 않는다.
p.492
인간의 시간은 원형으로 돌지 않고 직선으로 나아간다. 행복은 반복의 욕구이기에, 인간이 행복할 수 없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천개의 파랑 (천선란)>
p.113
연재는 타인의 삶이 자신의 삶과 다르다는 것을 깨달아가는 것이, 그리고 그 상황을 수긍하고 몸을 맞추는 것이 성장이라고 믿었다. 때때로 타인의 삶을 인정하는 과정은 폭력적이었다.
p.261
“당연하지. 살아간다는 건 늘 그런 기회를 맞닥뜨린다는 거잖아. 살아있어야 무언가를 바꿀 수 있기라도 하지.”
p.343
콜리는 인간의 구조가 참으로 희한하다고 생각했다. 함께 있지만 시간이 같이 흐르지 않으며 같은 곳을 보지만 서로 다른 것을 기억하고, 말하지 않으면 속마음을 알 수 없다. 때때로 생각과 말을 다르게 할 수도 있었다. 끊임없이 자신을 숨기다가 모든 연료를 다 소진할 것 같았다.
<노르웨이 숲 (무라카미 하루키)>
p. 96
“고독한 걸 좋아하는 인간 같은 건 없어. 억지로 친구를 만들지 않는 것 뿐이야. 그러다가는 결국 실망할 뿐이니까.”
p.155
그는 우리가 여기에서 생활하는 것은 뒤틀림을 교정하는 게 아니라 그 뒤틀림에 익숙해지기 위한 거라고 했어. 우리의 문제점 가운데 하나는 그 뒤틀림을 인정하고 받아들이지 못하는 데 있다고. 사람마다 걷는 버릇이 다 다르듯이 느끼는 방식이나 생각하는 방식, 보는 방식이 다른 데 그것을 고치려 한들 쉽게 고쳐지는 것도 아니고 억지로 고치려 다가는 다른 부분마저 이상해져 버린다고 말이야.
p.200
“자주 그래. 감정이 차올라서 울어. 괜찮아. 그건 그것대로. 감정을 바깥으로 표출하는 거니까. 무서운 건 그걸 바깥으로 드러내지 못할 때야. 감정이 안에서 쌓여 점점 딱딱하게 굳어버리는 거지. 여러 가지 감정이 뭉쳐서 몸 안에서 죽어가는거. 그러면 큰일이야.”
<면도날 (서머싯 몸)>
p.84
인생이란 대체 무엇인가, 산다는 것에 의미가 있는가, 아니면 삶이란 눈 먼 운명의 신이 만들어 내는 비극적인 실수에 불과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가 없어.
p.445
먼 훗날 사람들이 좀 더 커다란 통찰력을 얻게 되면, 결국 자신의 영혼에서 위안과 용기를 찾아야 한다는 점을 깨닫게 되지 않을까요?
p.459
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어요. 그러니 무언가에게 영원한 존속을 요구하는 건 어리석은 짓이겠죠. 하지만 그것이 존재할 때 그 안에서 기쁨을 취하지 않는 것은 훨씬 더 어리석은 거예요. 변화가 존재의 본질이라면 그것을 우리 철학의 전제로 삼는 것이 현명하죠. 똑같은 강물에 두 번 들어갈 순 없어요. 강물은 끊임없이 흐르니까. 하지만 강물에 들어가도 그것 역시 시원하고 상쾌한 건 틀림없어요.
<위대한 개츠비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
p.7
“누군가를 비판하고 싶어지면 이 말을 명심해라. 세상 사람들이 모두 다 너처럼 혜택을 누리고 사는 건 아니란다.”
p.165
“과거는 돌이킬 수 없습니다.”
“돌아갈 수 없다고요? 아니요,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돌이킬 수 있어요.”
개츠비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소리쳤다.
p.277
개츠비는 해가 갈수록 멀어지는 그 초록 불빛의 황홀한 미래를 믿었다. 그때의 초록색 불빛은 우리를 피해 갔지만 문제가 될 것은 없었다. 내일이 되면 우리는 더 빨리 뛸 것이고, 그럴수록 두 팔은 더 멀리 뻗어 갈 것이다. 그리고 언젠가 화창한 날 아침...
그러므로 우리는 물결을 거스르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끝내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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