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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맑음 Jul 21. 2022

97% 목을 적시는 이 불순은 공갈 칼로리

서툴게 건네는 위로

어라, 당신 나를 동정하고 있군요.


네, 그 눈짓을 저는 잘 알고 있습니다. 누군들 이러지 않겠습니까. 다 이해하고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다들 이렇게 맞고서들 있는 거겠죠. 언제나 그랬듯이. 하지만 솔직히 털어놓자면 나약한 소리지만 제겐 조금 힘겹습니다. 만약이라는 두 글자가 제 살갗을 파고드는 밤이면, 그 잠 못 들면 그만이니까요. 


사실 당신도 버겁지요? 괜찮습니다. 당신은 전혀 괜찮아야 할 테니까요. 당신도 아마 스스로를 속이게 되는 날이 올 테니까요. 어느샌가 당신에게 눅눅히 쌓인 무게를 사실은 허깨비가 아닌가 의심하게 되는 날이 온다면 저를 찾아주세요. 울먹해진 당신 눈알을 대신 닦아줄 수 있으니까요. 


괜찮습니다. 저는 전혀 괴롭지 않으니까. 



봄의 위로


말갛게 개인 하늘 저편에서 뻐끔뻐끔 줄기차게 뱉고 있는, 둥근 솜뭉치에 뒤덮여 있을 땐 어슴푸레 피어오르더라. 봄빛을 흡착한 꽃의 형상이 말야. 눈꽃이 소거된 자리를 첨사한 봄꽃의 소행인가 봐. 건방져도 지독한 센티멘털리즘에 취해있는 나로선 어쩌면 그를 모토로 벌써부터 인생을 모방하고 있을지도 몰라. 


꽃봉오리 한번 함초롬하게 피워내지 못하면 아무래도 봄 따라가긴 멀었겠지.

세상의 일부를 떠안아 준 대가로 조력자가 되어줄까, 공범이 되어줄까?


죄악 따위에나 명명하는 공범이라는 거,

그것도 함께한다면 들속에서 피어난 낭만일 텐데. 



작가의 말


요즘 낮이 따뜻해요.

사랑이 증폭되는 중인가 봅니다.


이제나마 제 글 맨 아래 자투리 인사를 남겨보네요.

도래하지 않은 현실에 얽매어 봤자 제게선 소생하지 못한 시제일 뿐

숨결의 슬럼화를 겪지 않도록 온 마음으로 집필을 기합니다.


그저 머물다 가시기를 바라며,

여전히, 오늘도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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