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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꼭또 Mar 20. 2022

8. 키르케의 유혹과 지옥의 방문   



바람의 신 아이올러스 와 레스트리고니언스


   키르케 에피소드는 아이올러 섬에서 시작합니다. 그들이 도착한 이 섬은 배처럼 바다 위를 둥둥 떠다니는 섬입니다.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하늘을 날아다니는 천공의 섬인 라퓨타의 원조 격입니다. 이 섬의 왕은 바람의 신인 아이올러스로 그는 오디세우스의 처지를 공감하며 그와 그의 일행을 잘 대접 합니다. 그리고 오디세우스가 떠날 때 항해하는데 방해가 되는 모든 바람을 가죽 가방에 넣어 선물을 합니다. 역풍은 이제 잡아 가두었으니 순픙을 타고 고향으로 잘 가라는 거였죠. 그렇게 평온하게 9 일을 항해하다 10일 째가 되는 날 드디어 고향 이타카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오디세우스는 항해에 지쳐 잠간 잠이 들었고 이틈을 타 부하들은 아이올러스 신이 선물한 가방 안이 궁금해서 쑥덕거리기 시작합니다. 그들은 대장은 늘 선물을 챙기고 자네들은 빈손이라고 불평하며 가방 안에 혹시 금과 은이 감추어져 있는지 보자는 겁니다. 제 2 의 판도라 항아리입니다.  가방을 열자 안에 있던 역풍이 나왔고 이로 인해 그들이 탄 배는 다시 아이올러 섬으로 되돌아갔습니다. 난감해진 오디세우스는 아이올러스 왕을 다시 만나 용서를 구하며 한번 만 더 도와달라고 부탁을 했지만 이미 냉담해진 왕의 마음을 돌릴 수 없었습니다. 오디세우스는 다시 배로 돌아왔고 이제는 바람의 도움 없이 순전이 노의 힘만으로 항해를 해야 합니다.  그렇게 힘들게 노를 저어 또 한 섬에 도착을 하게 됩니다.  이 섬에는 레스트리고니언들이 거주하는데 이들은 초인적인 힘을 지닌 거인으로 주로 인육을 먹고사는 식인종입니다. 이들은 오디세우스의 부하들을 보자마자 잡아먹습니다. 오디세우스 일행은 가까스로 탈출합니다. 이들은 간신히 목숨만 건진 걸 다행으로 생각하나 희생된 동료들을 생각하고 죄책감에 슬퍼하죠.



오디세우스를 유혹하는 키르케



이 섬에서 빠져나와 에이아 섬에 당도하게 됩니다. 강력한 힘을 가진 아름다운 여신 키르케가 지배하는 섬입니다.  오디세우스는 낯 선 섬에 도착하면 늘 하던 대로 섬에 관해 알아보기 위해 정찰대를 보냅니다. 그러나 정찰대는 카르케의 마법에 걸려 모두 돼지로 변하게 됩니다. 오디세우스는 직접 가서 이들을 구하고자 맘먹습니다. 가는 길에 제우스의 사자 에르메스 신을 만나게 됩니다. 그는 점잖은 사람으로 변하여 오디세우스에게 키르케를 만나면 주의해야 할 점과 그녀의 마법을 막는 허브를 줍니다. 키르케는 그를 극진히 대접을 하면서 마법을 걸었습니다. 그러나 에르메스가 준 허브 탓으로 그녀의 마법은 소용이 없었죠.  마법이 통하지 않는 상태에서 키르케는 오디세우스를 이길 수가 없죠.  트로이 영웅에게 압도당한 그녀는 그의 명령대로 부하들에게 건 마법을 풀어주어 다시 사람으로 환원 시켰습니다. 키르케는 오디세우스가 자신이 그토록 기다리던 사람이라는 걸 깨닫곤 그를 사랑하기 시작합니다. 그녀는 오디세우스를 그녀의 침실로 데려다 목욕시키고 음식을 대접합니다. 그녀의 집은 온갖 럭셔리 명품들이 가득찬 고품격 주택으로 홀에는 산해진미가 넘쳐나며 한결같이 이쁜 하녀들이 대기하며 주인의 명령을 기다립니다. 트로이 전사들은 고향 이타카가 생각날래야 날 수 가없는 상태가 되었습니다. 키르케와 아타카의 왕은 곧 연인이 되었고 애도 몇 명 낳았습니다. 그렇게 먹고 마시고 유유자적하며 그와 부하들은 거의 일 년을 섬에서 보냈습니다. 그러나 춤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며칠 정도는 나이트클럽이 천국일 수 있지만 일 년간 춤만 추고 살라면 클럽은 천국이 아닙니다. 늘 좋으면 좋은 게 아니란 말입니다. 섬 생활이 슬슬 지겨워진 아케아 인들은 대장에게 고향으로 돌아가자고 간청합니다. 이에 오디세우스는 일 년 전 키르케와의 약속을 상기시키며 고향으로 보내달라고 말합니다. 키르케는 당신 의사에 반하여 당신을 여기에 머무르게 하고 싶지 않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고향으로 가려면 반드시 하데스라고 불리우는 지옥으로 가서 예언가 타이리시어스의 조언을 받아야 한다고 말하며 하데스로 향하는 길과 필요한 식량과 물품을 제공합니다.         


키르케




하데스를 방문한 오디세우스   



키르케가 가르쳐 준 항로를 따라 오디세우스는 지옥인 하데스를 방문합니다. 지옥의 입구에서 이타카의 왕은 준비해온 제물을 바치며 기도를 드립니다. 공짜가 없는 곳이 유럽입니다. 지옥도 화장실도 대가를 지불해야 문이 열립니다. 지옥에서 제일 먼저 만난 영혼이 놀랍게도 오디세우스의 가장 어린 부하인 엘페노입니다. 트로이 전쟁에서도 살아남은 그는 키르케 거처에서 술을 먹고 취해 지붕에 올라갔다 그만 미끄러져 목이 부러져 죽었습니다. 청년들이 술 먹고 취해 사고로 죽는 건 그때나 지금이나 입니다. 오디세우스는 지옥에 올 때 그가 죽은지도 몰랐습니다.  그 만큼 부하의 수가 많다는 이야기 이죠. 그는 대장에게 키르케 섬에세 썩고 있는 자신의 시신을 수습하여 장례를 치러줄 것을 간청합니다. 오디세우스는 그러겠노라고 약속을 하고 가던 길을 재촉합니다. 그는 마침내 예언가 타이리시어스를 만나게 됩니다. 눈 먼 점쟁이는 오디세우스에게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닥치지 모르는 위험들에 대한 조언을 해줍니다. 이타카의 왕은 결국 집에 가게 될 것이지만 그 곳에는 당신의 존재는 이미 잊혀졌고 한 명의 친구조차 없을 거라는 말을 듣습니다.  그러나 어려움을 극복한 후 결국 집의 주인으로서의 위상을 되찾긴 하겠지만 방랑은 포세이돈의 노여움을 풀기 전에는 불가능하다고 말 합니다. 점쟁이는 당신은 장수하며 평화로운 말년을 보낼 거라며 컨설팅을 마칩니다. 소경 예언가가 떠나고 오디세우스는 지옥에 살고 있는 사자들을 만납니다. 자신이 트로이로 떠날 때 이승을 떠났던 자신의 모친, 아내에게 살해당한  아가멤논, 아킬레스, 키르케 섬에서 죽은 자신의 부하들 그리고 시지퍼스 헤라클레스, 조카스타 등 과거의 위인들과도 조우합니다. 저승에서 오디세우스를 만난 아가멤논은 트로이에서 돌아오던 날 자신의 아내와 정부가 어떻게 자기를 살해했는지에 대해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아내에게 배반당한 경험자로서 과거 트로이 전쟁 동료에게 결코 아내에게 너무 다정하게 대해주지 말고 마음을 전부 꺼내 보여주지 말라고 조언을 합니다. 오디세우스는 아킬레스와도 대화를 나누는데 이는  좀 상세히 들여다 볼 가치가 있습니다. 오디세우스는 트로이에서 같이 싸웠던 전우에게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아킬레스, 당신보다 더 축복받은 사람이 이 세상에 어디 있소? 과거에도

     앞으로도 없을 것이요. 당신이 살아 있을 때 우리 아케아 인들은 당신을

     신으로 여겼소. 당신은 지금 여기 이 저승에서 모든 사자들을 힘으로

     지배하고 있소. 그러니  위대한 아킬레스여 죽었다고 너무 슬퍼마시오.    

     (11권,  184) 


그러나 아킬레스는 손사래를 치며 다음과 같이 대답합니다.



     빛나는 오디세우스여, 죽음에 관한한 어떤 말도 나를 설득할 수 없소.  

     여기 이 저승에서 숨 못 쉬는 죽은 자들의 왕보다    

     이승에서 근근이 먹고 살아도 소작농이 훨씬 낫소.    (11 권,  184) 



“개똥밭에 굴러도 이승이 좋다”는 말입니다. 산자가 지옥에 왔다는 소문이 퍼졌는지 더 많은 죽은 자들이 오디세우스에게 몰려들었고 이들에게 공포를 느낀 오디세우스는 부하들과 함께 지옥을 황급히 빠져나와 지옥 입구에 정박해 놓은 배로 달려가 노를 젓기 시작합니다.  



하데스를 방문한 오디세우스



오디세우스의 귀향에 놓인 마지막 장애물



     오디세우스는 우선 키르케의 섬으로 뱃머리를 돌립니다. 자신의 부하 엘페노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함이었습니다. 오디세우스와 그의 부하들은 엘페노의 시신을 화장시킨 후 키르케의 도움으로 고향으로 가기위한 재정비의 시간을 갖습니다.  키르케는 홈커밍 중 일어날 위험에 대한 경고와 함께 대처 방법까지 알려줍니다. 그녀의 경고대상 일 순위가 바로 그 유명한 사이렌입니다. 지금도 전시에는 공습경보로 평시에는 경찰차, 소방차, 구급차의 효과음으로 사용하며 20세기에는 스타벅스의 로고로 되살아 났습니다. 키르케는 사이렌에 대해 다음과 같이 이야기 합니다.



     다음에 사이렌들이 접근해 올 거예요. 그들 가까이에 간 선원들 그 누구도 집에

     못 갔습니다. 그들의 아름다운 목소리에 한 번 홀리면 아내로부터 버림받고 아빠의

     귀환을 반겨줄 귀여운 아이도 못 만나게 되죠. 사이렌의 음악은 선원들의 영혼을

     빼앗고 그들을 가죽만 남은 뼈로 만듭니다. 그 지역을 지나가게 되면 선원들에게

     귀를 왁스로 막게 하여 그 소리를 못 듣게 하세요. 만일 듣고 싶다면 몸을 배의

     돛대에 밧줄로 묶으세요. 그러면 쌍둥이 사이렌의 음악을 즐기실 수 있을 거예요.

     일단 한번  소리를 들으면 부하들에게 포박을 풀어달라고 애원하게 될 거예요. 그러면       

    그들은 당신을 더욱 꽉 잡아야 할 겁니다. ( 12 권, 190)



다음은 머리 여섯 달린 괴물 스킬라와  무섭게 소용돌이치는 좁은 해엽인 카립디스를 극복해야 한다고 조언을 해줍니다. 카립디스는 항해에 어려움을 주는 장벽으로 물살이 빨라 해양 사고 가 잦은 빠른 우리나라 진도군 부근의 맹골수도를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태양신 히페리온이 소와 양 떼를 키우는 섬을 거쳐 가게 되는데 결코 이곳에 들어갈 꿈도 꾸지 말라고 강조를 합니다.  

   오디세우스 일행이 사이렌의 영역에 들어서자 유혹을 그녀의 유혹이 시작됩니다. 어떻게 유혹하는지 한번 들어 보겠습니다.  



    가까이 오세요, 아케아 전사의 꽃이며 빛나는 오디세우스님이시여

     당신의 배를 멈추시고 우리의 목소리를 들으소서 어떤 바다 사람의 배도  

     우리의 입술에서 흘러나오는 달콤한 목소리를 듣지 않고 이 곳을 지나간

     적은 없었습니다. 목소리를 들은 그 누구도 기뻐하지 아니한 사람들도 없었고         

     더 현명해지지 않은 사람들도 없었습니다. 우리는 아케아 인들과 트로이 인들이

     그 넓은 트로이 평원에서 신의 의지로 고통을 받았다는 사실을 압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세상에서 앞으로 일어날 모든 일들에 대해 알고 있답니다.    (12권, 194) 


오디세우스를 유혹하는 사이렌


지면으로 사이렌의 아름다운 목소리를 전달할 수 없지만 그녀의 유혹 포인트는 분명합니다. 오디세우스의 과거를 정확히 알고 있으며 당신의 미래도 알고 있으니 앞날이 궁금하면 오라는 거죠.  미래를 미리 알 수 있다면 누구든 혹하지요. 그래서 선거 때만 되면 점집의 매출이 올라가는 거 아닙니까? 사이렌은 어떤 주식이 대박 칠지를 궁금해 하는 인간의 심리를 이용하여 유혹하는 일종의 처녀 신점보살 격입니다. 미래를 매력적인 모습의 여자가 황홀한 목소리로 들려주겠다니 누가 마다 하겠습니까? 오디세우스는 이 유혹을 견디지 못하고 부하들에게 자신을 풀어달라고 간청을 합니다. 그러나 부하들은 오디세우스를 묶은 결박을 더욱 조이고 이 난관을 무사히 통과 합니다. 이후 스킬라, 카립디스의 장벽도 벗어납니다. 괴물 스킬라에게 6 명의 인명 손실을 보기는 했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히페리온의 섬에서 살이 통통하게 찐 송아지를 보고 회가 동한 부하들이 대장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일을 저지릅니다. 소를 잡아 바비큐 파티를 벌렸고 신이 아끼는 소를 잡아먹은 인간에게 화가 난 제우스는 폭풍을 보내 오디세우스의 배를 박살내고 그의 부하들을 모두 바다에다 수장 시켜버립니다. 오디세우스는 바다위에서 9 일을 떠돌다 칼립소가 사는 오기지아섬으로 파도에 떠 밀려 오게 됩니다.  그 섬에서 칼립소와 7 년을 보낸 후 마침내 파이아키아까지 오게 된 오디세우스. 이제 그는 자신의 이야기를 마무리합니다.             



서양에서 바라보는 여자에 대한 두 가지 시각



   이 세 에피소드에서 두 가지 요소만 생각해볼까 합니다. 첫 번째는 서양에서 여자를 바라보는 두 가지 상반된 시각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성경과 그리스 신화의 관점인데 둘 다 남자가 먼저 창조 되었으며 후에 여자가 창조되었노라고 말 합니다. 사실 과학적으로 말하면 최초 인간은 여성입니다. 인류학자들은 에피오피아에서 발견된 인간 뼈를 연구하여 삼백 이십만년전에 살았던 여자로 결론을 지었고 루시라는 이름까지 지어주었습니다. 그런데 헤브라이즘과 헬레니즘의 두 문화권은 한결같이 여자는 남자 이후에 창조 되었다고 하며 그 계기는 서로 다릅니다.  그때가 가부장시대였음을 나타내는 증거이고 두여성에 대한 두  문화권의 상반된 시각을 알 수 있습니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아담을 창조하시고 남자가 혼자 사는 것이 좋지 못하니 내가 그를 위하여 돕는 배필을 지으리라(창세기 2 장 18절)라고 말씀 하십니다. 즉 남자 혼자 사는 것이 안쓰러워 그를 도울 목적으로 여자를 만들었다는 겁니다. 과거 히브리인들은 여자를 여편네의 셉으로 보아 옆에서 편리를 봐주다 가는 나그네라고 생각한 듯합니다. 그러나 고대 그리스 인들의 관점은 좀 부정적입니다. 이는 그 유명한 판도라의 이야기에 잘 나와 있습니다. 프로메테우스가 신의 불을 훔쳐 인간에게 주자 화가 난 제우스는 불의 축복을 상쇄할 수 있는 재앙을 주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는 대장장이의 신인 헤파이스토스를 시켜 인류 최초의 여성 판도라를 만들어 프로메테우스의 동생 에피메테우스에게 주라고 하지요. 절대로 열어봐서는 안 된다는 항아리를 판도라에게 딸려 보냅니다. 판도라는 호기심에 항아리를 열어보았고 그곳에서 온갖 악이란 악은 다 나왔는데 그 안에 마지막으로 남은 게 희망이라고 하지요. 여성을 만든 동기가 남자에게 재앙을 선사하기 위함이라는 컨셉이며 이는 그리스 신화 곳곳에서 반복됩니다. 우선 호머가 쓴 두 편의 에픽에 한해서 보더라도 여성의 이미지는 판도라의 후예답습니다. 트로이전쟁은 세 여신들이 누가 더 이쁜 가를 놓고 싸우다가 발발했으며 또한 먼나 먼 이국땅 트로이로 천여 척의 전함을 보낸 이도 헬렌입니다. 아가멤논에게 트로이 전쟁 후 귀국하자마자 죽음을 선사한 이도 그의 처인 클라이템네스트라였죠.  또한 칼립소, 키르케, 싸이렌 하나같이 아름다운 목소리를 소유한 절세의 미인이지만 맡은 역할은 남자를 유혹하여 돼지나 성노예 혹은 해골로 만들어 버리는 일입니다. 오디세우스의 귀환에 가장 큰 걸림돌 중 하나가 여자라는 말입니다.  어떻게 보면 오늘날 우리의 가장들이 퇴근하여 집으로 돌아갈 때 가장 큰 장애물들도 여자들이 아닌가 합니다. 주로 밤의 세계에서 활동하는 업소 여성들로 칼립소나 키르케처럼 남자들을 유혹하여 먹고 삽니다. 이들에게 현혹되면 열심히 매상 올려주다가 술이 떡이 되어 돼지가 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이들에게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면 결국 피골이 상접한 해골로 끝을 보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성노예는 여성이 아니라 오히려 남성쪽이라는 생각도 듭니다만.  그러나 칼립소나 키르케는 좋은 일도 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바로 판도라 항아리에 남아있는 희망의 컨셉입니다. 오디세우스는 이들의 방해로 집에 못가기도 하지만 결국 이들의 도움으로 집을 가니까요.     



오디세우스의 지옥 방문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또 하나는 오디세우스의 지옥의 방문에 대한 의미입니다. 여러 가지 의미로 해석이 가능하지만 여기에서는 상징적인 의미로 접근하겠습니다. 지옥 방문의 컨셉은 성경과 그리스 신화에 자주 나오는 모티브 중의 하나입니다.  신화 속 영웅들인 헤라클레스, 에르메스, 아니아스 모두 지옥을 방문했다 돌아옵니다. 또한 성경 속  욥의 이야기는 주인공의 고래 뱃속 탐방기입니다. 이 이야기들은 영웅은 어두운 세계를 경험해야 하며 생과 사를 가르는 문지방을 넘고 돌아온 후 전과는 달라진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독일의 정신분석학자 칼 융은 이렇게 말합니다.



     사람이 깨달음을 얻는 것은  빛을 상상함이 아니요 어둠을 의식한 후이다.        



어둠은 영웅자신의 공포감일 수도 있고 억눌리고 뒤틀린 자신의 심리상태를 가리킨다고 보는 견해도 있습니다. 어째든 이 어두운 세계에 대한 경험은 주인공이 거듭나기 위한 필수 코스라는 겁니다. 영웅은 상징적으로 죽음을 경험한 후 다른 사람으로 변모합니다. 욥은 하나님의 명을 피해 도망 다니다가 고래 뱃속에 들어가 3 일을 산 후 나와 하나님의 명령을 받듭니다.  오디세우스도 11 권 스토리인 하데스를 방문한 후 조금씩 달라지기 시작합니다. 그는 이어서 12 권에서 나오는 싸이렌의 유혹을 비롯한 일련의 난관들을 극복하게 되는데 트로이의 영웅이 이제 전쟁의 영웅에서 평화시대의 영웅으로 거듭날 준비가 되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이는 우리가 어떻게 진정한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는가에 대한 현자의 성찰입니다. 우리는 고난을 겪고 어두운 세계를 경험하고 정신적 물질적으로 좋은 일과 나쁜 일 둘 다 경험할 때 진정한 영웅이 된다는 겁니다.  양지에서 늘 칭찬만 받고 성공가도만 달려온 사람들은 결코 영웅이 될 수 없다는 말입니다.  진정한 사람이 되려면 눈물 젖은 빵을 먹어 보라는 말입니다.   이제 오디세우스는 그의 가슴에 담고 있던 모든 이야기를 털어냅니다. 이제 그는 반지의 제왕이나 해리포터 같은 환타지, 슈퍼 내츄럴 세계에서 진짜 사람들만 사는 리얼하고 내츄럴한 세계로 진입합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 장의 주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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