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재생활동가의 네 가지 무기
도시재생의 핵심 키워드는 장소, 사람, 커뮤니티, 혁신이다. 장소, 사람, 커뮤니티, 혁신의 키워드는 협력적 거버넌스로 이어지며, 그 주체로 주민을 등장시킨다. 등장한 주민의 참여는 활동가의 조력이 필수적이다.
'참여와 주민중심'의 도시재생사업이 실현되려면 주민들과 호흡하는 준비된 활동가들의 등장과 개입은 필수적이다. 이 준비된 활동가를 '도시재생할동가'라고 한다. 그럼 그들은 누구인가?
도시재생활동가는 사회혁신가이자 도시혁신가이다. 사회혁신은 사회문제를 새로운 아이디어나 새로운 방법으로 해결하는 활동이다. 즉, 사회혁신은 '사회'를 혁신하는 동시에 '사회적인 방식'으로 혁신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이 등장해 개입하는 도시재생사업은 지역공동체가 주도하여 지속적으로 혁신하는 사회혁신이자 도시혁신사업이다. 도시재생은 지자체와 지역 시민사회, 주민, 시장(市場) 등이 참여하여 이뤄내는 입체적 사회혁신 사업이다.
인류학자 레비스트로스는 [야생의 사고]에서 새로운 전문가의 모습을 제시했다. 주변에서 물건을 활용하여 위기 상황을 벗어나거나, 이런저런 시도 끝에 문제를 풀어내는 '맥가이버*'같은 사람이다. 브리꼴레르는 여러 일을 할 수 있는 '재주꾼'이다.
*미국 ABC 방송국에서 1985년부터 1992년까지 방영한 미드의 주인공. 맥가이버가 천재적인 임기응변과 기지를 이용하여 수많은 일들을 해결한다. 그는 스위스 아미 나이프(맥가이버칼)와 덕트 테이프를 항상 지니고 다니면서 맨손에 주위에 굴러다니는 잡동사니만으로 적들을 물리치고 사건을 해결한다.
도시재생활동가는 브리꼴레르인 융합형 인재이자 ‘사이지식인’이다. 사이지식인은 연결하는 사람이다. 전문가와 주민, 전문가와 행정, 행정과 주민 사이의 가교를 놓는 사람이다. 도시재생사업 실무자가 아닌 사람이다.
융합형 사이지식인으로써 이들은 위기를 기회로 해석하며, 새로운 도전의식으로 무장하고, 지속적인 변화를 추구하며, 새로운 기회를 포착하는 사람이다. 또한 창조적 상상력으로 차별적인 콘셉트를 구상하며, 자신감과 일관성을 유지하며, 협력과 공감의 연대를 구축해가는 사람들이다.
이들에게는 고정된 얼굴(역할)은 없다. (사회적)기업가의 모습으로, 정책생산자(담당자)의 모습으로, 풀뿌리 활동가의 모습으로, 전문 연구자의 모습 등 다양한 얼굴을 가져야 한다. 이들에게 기업, 시민단체, 정부조직 등 여러 기관들은 사회혁신과 도시혁신의 수단이다.
역량이 뛰어난 활동가일수록 멀티태스킹 능력이 좋다. 이들의 무기는 활동가 자신의 역량이기 때문이다. 도시재생활동가에게 네 가지 무기가 필요하다.
1. 네트워크 역량과 문제 해결 능력 : 풍부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융통성 있게 문제에 접근한다.
혁신은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과정이다. 그렇다고 마주하는 다양한 상황, 문제들에 늘 ‘답’을 갖고 있을 수는 없다. 익숙하지 않은 문제나 한계에 봉착했을 때, 활동가는 새로운 문제해결 방법을 찾아야 한다. 실패에서 배운 것들과 현재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미래를 설계해내는 것은 활동가에게는 외로운 싸움이지만 꼭 필요하다. 따라서 활동가는 사회혁신에의 의지와 동기를 유지하면서, 문제해결을 위해 다양한 네트워크를 연결하여 유연하게 문제를 풀어가는 역량을 티워야 한다.
2. 주민조직화역량 : 주민을 내 편으로 만들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의 협력한다.
시민들의 욕구는 높고 다양하기 때문에 사회문제는 복잡하고 이해관계자는 폭넓다. 어느 한 개인이나 조직, 정부나 시민사회만의 힘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 필요에 따라 네트워크를 만들고, 공감하고 협동하고 함께 문제해결을 위해 함께 운직여야 한다. 활동가의 일은 ‘설득’을 바탕으로 ‘신뢰’를 만들어내야 한다.
3. 특정 분야의 전문성과 기획 역량 : 기술적이고 절차화/체계화된 지식을 습득한다.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혁신을 만들어내기는 매우 어렵다. 사회혁신가에겐 혁신 대상과 사회에 대한 전문성이 필요하다. 기존에 풀리지 않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위해서는 새롭게 보는 눈이 필요하다. 기존과 같은 접근으로는 같은 결과를 얻을 뿐이다. 새로운 관점, 새로운 해결책을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전문적 지식이 필요하다.
4. IT 기술의 이해와 활욜능력을 키운다.
新기술의 활용은 활동가의 새로운 무기이다. 도시공간은 빠른 속도로 스마트시티 기술이 도입되고 있다. 관계를 중요시하는 마을공동체 일수록 스마트기술에 대해 막연한 거부감을 가지거나 부정할 수 있다. 사람 중심의 커뮤니티가 기술 중심 논리로 압도될 것 같은 불안감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빅데이터, 인공지능, 로보틱스 등의 새로운 기술은 지금까지의 어떤 기술들보다 생산과 노동, 소비와 분배 등 우리 삶에 더 충격을 줄 것이다. 따라서 IT 기술에 대한 이해과 활용능력은 활동가에게 필수요소가 되었다.
도시재생 전문가를 활동가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다. 물론 도시재생활동가가 특정 분야의 전문가인 경우도 많다. 이 글을 쓰는 필자도 활동가이자 부동산 정책 전문가라고 자부한다. 도시재생 전문가는 도시재생활동가와 다르다.
도시재생 전문가는 누구인가?
도시재생 전문가는 특정분야의 전문성을 가진 개인이 아니라, 각 분야의 사람들이 모인 '팀'이다. 각 분야의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을 도시재생의 전문가라고 부르고 싶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는 그냥 그 분야의 전문가일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