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희도 다 그렇게 몰래 사 먹었자나?

by 선지은

너희도 다 그렇게 몰래 사 먹었자나?

초등학교 6학년 때 담임선생님은 체육 교사였다. 선생님은 규율에 아주 엄했다. 지각하면 벌을 서고 반성문을 제출했다. 규율 반장을 세워서 수업 시간에 딴짓하는 친구들을 적도록 했다. 학교 옆 골목길에는 리어카로 납작 만두를 파는 아저씨가 있었다. 선생님은 납작 만두는 몸에 좋지 않다고 했다. 돼지기름으로 지져서 주는 것도 안 좋고, 위생상 불결한 것이 많다고 먹지 못하게 하셨다. 그래도 학생들이 사 먹자, 규율 반장에게 그 납작만두를 사 먹는 친구들의 명단을 적어 오라고 했다. 완장까지 찬 규율 반장도 선생님을 닮아 위세가 등등했다.



돼지기름의 고소함과 납작 만두의 뜨끈함, 그리고 미원을 섞은 간장의 단짠은 우리 입맛에 딱 맞았다. 서로 집이 앞뒤로 붙어있는 세 친구는 아주 친했다. 어느 날, 우리 3명은 납작 만두를 사서 먹다가, 규율 반장이 오고 있다는 정보를 들었다. 잡히면 꼼짝없이 선생님에게 끌려갈 판이었다. 우리는 줄행랑을 쳤고, 붙잡힐까 봐 벌벌 떨었다. 규율 반장이 모르는, 친구 집 2층 다다미방에 숨어있었다. 교회를 다니는 친구는 하나님께 간절히 손을 모으며, 기도했다. 엄마를 따라 절에 다니는 친구는 계속 “나무 관세음보살”을 부르고, 할머니를 따라 천리교를 가봤던 나는 천황님께 빌었다.


드디어 규율 반장이 제일 앞집인 우리 집 2층을 올라가는 소리가 들렸다. 아예 규율 부반장까지 대동해서 몇 명이나 왔다. 쿵쿵 계단을 올라가는 소리가 들리고, 우리는 이 집은 모르기를 기도했다. 그러나 “야 다음 집에 가 보자!”라는 소리가 들리고, 우리는 붙잡혔다. “선생님에게 말했더니, 너희들을 잡아 오라고 했어. 빨리 가야 해”라고 했다. 우리는 손이야, 발이야 싹싹 빌었다. 그러나 결국, 질질 끌리다시피, 선생님에게 갔다.


청소 당번 친구들은 교실 청소를 하고 있었다. 선생님에게 혼이 난 뒤에, 3명은 꿇어앉아 벌을 받았다. 청소하는 친구들이 힐끔힐끔 쳐다보았다. 그런데 우리 중에 성격이 좀 괄괄한 친구가 청소하는 친구들에게 냅다 외쳤다. “야 너희들도 다 거기서 사 먹었잖아. 왜 우리만 벌서야 해? 00 너도 오고, 00 너도 와서 같이 꿇어앉아라”라고 말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아이들이 정말 하나둘 와서 같이 무릎을 꿇었다. 선생님에게 대한 무언의 시위인지, 아니며 자기도 사서 먹은 것에 대한 죄책감인지, 아니면, 꿇어앉아 벌을 받는 우리를 안타깝게 여김인지 알 수는 없다.


그러자 선생님은 “어허! 이것들이,”하시고는 벌을 빨리 끝내주셨다. 어쩌면 불량 식품 납작 만두를 사 먹은 것보다, 이렇게 다 같이 자기 죄를 시인하는 것에 놀랐는지도 모른다. 이렇게 우애를 내는 반 친구들이 기특했는지도 모른다. 같이 놀고, 같이 자고, 같이 불량 식품도 먹고, 같이 벌서고, 벌을 자청하여 꿇어앉은 친구들이 그립다.


그 후로도 우리는 가끔 납작 만두를 몰래 사서 먹었다. 벌서도, 맛난 것은 끊지 못했다. 중학교에 들어가자, 납작 만두를 사 먹어도 벌을 받지 않았다. 우리는 돌아갈 버스비로 납작 만두를 사서 먹고, 집에 걸어가기도 했다. 불량 식품이라고 금지하는 선생님이 없었다. 나쁜 것은 스스로 알아서 조심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납작 만두 같은 불량 식품도 맘대로 먹어도 되었다. 불량한 일들도 맘대로 할 수 있게 되었다.


문득 규율 반장도 필요했고, 불량한 것에 쉽게 젖어 들지 않게 한 선생님의 엄함도 소중하다고 느껴졌다. 잘못된 결정과 불량한 삶의 태도에 대해, 브레이크를 거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운이었다.

우리는 모두가 다 하지 말라는 것을 조금씩 하고 살고 있다. 금지된 납작만두를 다 먹고 살고 있다. 탈세도 쬐금하고, 거짓으로 속이기도 하고, 겉으로 아첨도 떨고, 자기 이익에 눈이 멀어, 부정한지 알고도 죄를 먹으며 살고 있다.


“야 너네도 몰래 다 사먹었자나”

그러나 누가 그렇게 외쳐도, 스스로 무릎 꿇는 사람은 없다..

나부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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