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타버스의 필수불가결 VR
Future Flection Studio houyhnhnms.
안녕하세요? Metaverse에 진심인 사람들이 모여 전례 없던 것을 만드는 houyhnhnms입니다.
메타버스와 VR은 불가분의 관계입니다.
메타버스에서의 “새로운 세상에 내가 존재하고 있다!” 라는 몰입감은 VR매체가 완성해줄 수 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메타버스에 대한 관심이 매우 뜨거운 반면 VR에 대한 관심은 그리 뜨겁지 않습니다. 이미 IoT, 3D 프린터 등 온갖 기술 창업 키워드가 난립하던 2014-2015년에 VR도 함께 붕 떴다 가라앉은 전적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한번 데여 본 적이 있기 때문에 눈길을 주지 않는 것이죠.
하지만 페이스북이 사명을 메타로 바꾸고, 오큘러스 퀘스트2를 내놓으면서 판도가 서서히 바뀌고 있습니다. VR에 대해 꽤나 회의적인 입장이었던 사람도 오큘러스 퀘스트2를 구매해 사용해보고는 크게 놀라 생각을 바꾸게 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VR 분야만큼 기기를 구매하여 사용해본 유저의 평가와 일반 대중의 평가가 판이한 경우는 드뭅니다.
그럼 이번에는 VR을 한번 믿어봐도 되는 걸까요? VR은 지금 어디까지 발전했을까요? 어떤 한계가 있을까요?
VR은 어떤 매력이 있는가?
VR를 보통 Immersive Media로 칭하는데, 이것이 VR의 특징을 잘 표현합니다. VR은 시각을 완전히 장악합니다. 그래서 내가 고개를 돌린 만큼, 움직인 만큼 정확하게 시야가 바뀝니다. 이는 사용자가 다른 공간에 있다는 느낌을 줍니다. (+모든 VR기기가 그렇지는 않습니다. 고개가 회전한 각도만 인식하는 것을 3 Degree of Freedom - 3DOF라 하며, 움직임까지 인식하는 것을 6 Degree of Freedom이라 합니다.)
거기에 간단한 모션 캡쳐가 사실성을 더합니다.
대부분의 VR기반 게임에선 머리와 손 컨트롤러를 기반으로 현재 사용자의 자세를 추적합니다. (아주 정확하지는 않으며, 더 정확하게 추적하고 싶다면 ‘트래커’등의 추가 장비를 구매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이전까지 수십, 수백번은 겪어 보았던 인터넷 상의 만남도 Immersive한 매체를 통하면 완전히 다른 경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을 수 있는데요. VR의 매력은 내 몸, 공간, 시야를 모두 활용하는 현장감에서 나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VR 간판 컨텐츠
그렇다면 현재 VR을 대표하는 콘텐츠들은 어떤게 있을까요?
상기한 매력을 100% 활용할 수 있는 위주로 살펴볼까요?
비트세이버 - 리듬에 맞춰 날아오는 박스를 광선검으로 쳐 내는 게임 "VR 게임 중 가장 유명함"
하프라이프 알릭스 - "누군가 VR의 미래를 묻거든 하프라이프 알릭스를 하게 해라!"
모두가 입을 모아 가장 훌륭한 VR 콘텐츠로 꼽는 게임
슈퍼핫 VR - "내가 움직이지 않으면 시간이 흐르지 않는다"는 컨셉의 게임
다대일의 전투상황에서 시간이 멈추는 것을 응용해 싸우는 것이 묘미
VR CHAT - 다양한 아바타를 착용하고, 다양한 월드에 가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게임
블레이드 앤 소서러 - 칼, 방패, 마법 등을 사용하여 전투를 벌이는 게임
파블로브 - 카운터스트라이크와 유사한 클래식 슈팅 게임
VR 스포츠 게임 - 복싱, 탁구, 낚시 등 다양한 종류의 스포츠 게임이 존재하며,
실제 운동과 같이 많은 체력이 소모되는 게임
VR을 즐기는 두가지 방법
Standalone VR
다른 장비와의 연결 없이, VR기기 안에 내장된 프로세서만을 활용하여 컨텐츠를 실행하는 방식을 의미합니다. 구동할 수 있는 컨텐츠에 제한이 있지만, 별다른 연결이나 설정을 할 필요 없이 바로 컨텐츠에 접근할 수 있어 편리하고 VR기기만 휴대하면 되기 때문에 휴대성이 뛰어납니다.
PC VR
PC와 연결하여, 연산은 PC가 담당하고, VR은 입력(컨트롤러)과 출력(디스플레이, 스피커)만 담당하는 방식입니다. PC와 연결하는 방식은 유선, 무선 두가지가 있습니다. 유선 방식이 더 저렴하고 간편하지만, 플레이할 때 불편함이 있습니다. 무선 구성 방식은 구성을 위해 추가로 구매해야 하는 장비가 있는 등 비싸지만 무선 방식이기 때문에 불편함을 겪을 일이 없습니다. VR의 대표 컨텐츠들은 대부분 PC-VR입니다. VR의 정수를 느끼기 위해서는 따라서 PC-VR 구성이 필요합니다. 왜냐하면 VR게임은 대부분 그래픽이 매우 화려하며, VR 디스플레이는 해상도가 매우 높습니다. 이는 아주 높은 그래픽 연산 능력이 필요로 함을 의미합니다. 현재 Standalone 방식으로는 이 연산량을 감당할 수 없습니다.
현재 오큘러스 퀘스트2가 시장 점유율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렇게 폭발적인 인기를 끈 이유는 Standalone VR과 PC VR을 하나의 기기에서 모두 지원하며, 그러면서도 PC VR 급 기기 스펙(높은 디스플레이 해상도, 120hz 화면주사율 등)을 가지고 있는데 가격은 저렴하기 때문입니다.
시장 상황 : 오큘러스 퀘스트2가 독식하는 중
"오큘러스 퀘스트2는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일부러 손해보고 파는 것일 거다"라는 커뮤니티의 소문이 있을 정도로 오큘러스 퀘스트2의 가격은 파격적입니다. 오큘러스 퀘스트의 정식 발매 가격인 41만원과 비슷한 가격에 오큘러스 퀘스트와 경쟁할 만한 제품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보다 컨트롤러 센싱이 정확하고 화면 해상도가 정확한 밸브 인덱스 등으로 눈을 돌려보면 4배 수준의 가격 차이가 나게 됩니다.
그래서 디시인사이드 등의 주요 VR유저 커뮤니티에서 "무슨 VR기기를 사야 되나요?"라는 질문글이 올라오면 ‘돈지x이 해보고 싶다면 밸브 인덱스 사고 아니면 얌전히 오큘러스 퀘스트2를 사라. 아니다, 돈지x이 하고 싶으면 그냥 오큘러스 퀘스트를 4개 사서 친구들한테 줘라.’라는 답변이 달릴 정도입니다.
VR의 대중화를 막고 있는 것들
불편한 착용감
현재 VR기기는 너무 무겁습니다. 오큘러스 퀘스트 2의 무게는 503g로 한시간 이상 게임을 하면 눈과 얼굴에 통증을 느낍니다. 이는 심지어 착용감이 좋기로 소문난 쿠션 패드 악세서리 등을 부착했을 때의 느낌입니다.
풀 세트를 구비의 어려움
VR 콘텐츠를 100% 즐기기 위해서는 적어도 GTX1080 급 이상의 성능을 가진 GPU가 장착된 데스크탑과 1Gbps급 무선 공유기가 필요하며, 이 때 데스크톱과 무선 공유기는 유선 연결되어 있어야 합니다. 심지어 플레이를 위해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넓은 실내 공간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너무나 조건이 까다로워 대중화를 기대하기 어렵습니다.
높은 정보의 진입장벽에 비해 빈약한 콘텐츠
오큘러스 퀘스트2를 구매한 뒤 국내 기준으로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곳은 디시인사이드 VR게임 갤러리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며칠에 걸쳐 탐독하고서야 어떤 악세서리를 구매하고 무엇을 다운로드해서 이것을 100% 써먹어야 하는지 간신히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정보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고생고생해서 콘텐츠 플랫폼에 찾아가 보면 딱히 볼 것이 없습니다. 유튜브 VR은 화질이 너무 낮아 하나같이 만족스럽지 않습니다. 그 밖에 VR 전용 영화나 애니메이션도 ‘꼭 봐야할 명작’이라 할 만한 것이 없습니다. 스토어와 커뮤니티를 며칠 훑어 보면 추천하는 게임도 거기서 거기고, 거기서 취향에 맞지 않는 것을 걸러내고 보면 결국 내가 할 만한 게임은 몇 개 남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체력 소모로 어려운 장기플레이
컴퓨터와 스마트폰이 폭발적으로 보급되고 사용된 주효 포인트 중 하나는 빈둥거리면서 하기 좋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VR은 그렇지 않습니다. 아직까지 VR은 빈둥거리면서 할 만한 폼팩터로 발전하지 못했습니다. 우선, 머리에 무언가가 씌여 있는 채로 눕거나 편한 자세를 취하기 어렵습니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컨텐츠는 VR로 만든 당위성을 살리기 위해 적극적으로 움직일 것을 요구합니다. 그래서 VR게임을 할 때는 PC게임을 할 때와 다르게 일종의 각오(?)를 하고 해야 합니다. 기존의 디지털 기기와 달리 인터랙션이 굉장히 활동적인 것은 VR의 장점이지만, 반대로 단점도 됩니다. 오래 하기엔 피곤합니다. 별 생각 없이 하기엔 적절하지 않습니다.
VR의 대중화를 촉진하는 것들
OLED 디스플레이
OLED 디스플레이가 VR의 디스플레이 부품으로 도입되면 기기의 무게와 크기가 획기적으로 줄 것으로 보입니다. 신제품인 오큘러스 퀘스트3은 OLED가 도입될 것이라는 소문이 있습니다.
Unity엔진의 XR Interaction ToolKit을 비롯한 다양한 VR개발 지원 도구들의 출범
최근에는 예전보다 VR 컨텐츠를 개발하기가 굉장히 쉬워졌습니다. 그저 XR 패키지를 임포트한 뒤에 사전 세팅이 되어 있는 오브젝트 하나만 자기가 개발하고 있는 프로젝트에 드래그 앤 드랍 해 주면 바로 VR게임으로 탈바꿈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Valve와 Oculus 등 각기 다른 브랜드의 기기를 지원하기 위해 코딩을 따로 할 필요도 없습니다. OpenXR이라는 통합 API가 출범하였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기존의 게임 개발자가 VR 개발이 가능해지면서 전체적인 발전이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VR은 대체 언제 터질까?
(마치며 전하는 에디터의 말)
VR의 매력을 여러분께 소개하려고 글을 쓰고 있는 저 조차도 아이러니하게 VR을 구매하고 첫 한달만 열심히 플레이/개발했지만 그 뒤 반년이 넘게 장식장에 처박아 두고 있습니다. 참 아이러니하죠?
“나는 VR이 참 매력적이라고 생각하는데, 왜 안하지?” 이 질문을 스스로에게 몇번이고 던져 보았지만 아직 스스로를 납득시킬 답을 찾지 못했습니다.
한가지 확실한 것은, VR이 PC나 스마트폰처럼 가정에 하나씩, 혹은 누구나 하나씩 가지고 있어야 할 물건 취급을 받는 것은 5년 내엔 일어나기 어렵겠다는 것입니다. “어쩌면 눈만 가리는 지금의 폼 팩터로는 대중화가 애초에 불가능한 것 아닐까? 태블릿이 대중화되지 못하고 필요한 사람만 가지고 있는 물건이 된 것처럼 VR도 그정도 위치에 자리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지금의 흐름이 뒤집히려면, 보다 빨리 VR이 대중화되려면 킬러앱이 나와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오버워치와 배틀그라운드가 출시된 2016년에 PC방 산업은 변화를 맞이했습니다. ‘오버워치’의 흥행으로 엄청나게 많은 여성 유저가 PC방을 찾았고 이들은 카드결제가 가능한 위생관리가 잘 되어 있는 PC방을 선호했습니다. PC방은 살아남기 위해 이전까지의 현금 후불제를 버리고 카드 선불 요금제를 앞다투어 채택했습니다. 어두침침한 인테리어도 전부 버렸습니다.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으로 엄청나게 많은 유저가 고사양 PC가 있는 PC방만 찾아다녔고, 역시나 PC방은 살아남기 위해서 기존의 ‘적당한 그래픽카드’가 아닌 최신 사양의 그래픽카드로 부품을 모두 교체해야 했습니다. 아주 매력적인 VR 컨텐츠가 나와 준다면, 사람들은 기꺼이 VR에 진입하기 위한 모든 비용과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뛰어들 것이고 VR이 대중화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창작자인 우리들에게는(이 글을 보시는 분께서 창작자라면) 지금이 VR을 시도하기 가장 좋은 시기라고 생각합니다. 매체의 매력은 충분히 있고(새로운 공간에 있다는 느낌) 기술의 인프라도 구축이 되어 있는데(유니티 엔진으로 개발하기 너무 쉬움) 컨텐츠가 없어서 사람들이 하지 않고 있으니, 우리가 컨텐츠를 만들어 보자는 것이죠.
오늘은 여.기.까.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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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ited by Leesan of houyhnhn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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