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물분할청구소송, 이럴 때 필요하다?

여러 명의 소유권이 부딪힐 때 생기는 갈등을 해결하는 법적장치

by 오경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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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일상에는 하나의 물건을 여러 사람이 공동으로 소유하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형제들이 부모 재산을 상속받아 땅을 공동명의로 갖게 되기도 하고, 지인과 투자 목적으로 부동산을 함께 구매하기도 하죠. 하지만 물건 하나에 주인이 여럿이라는 것은 생각보다 큰 불안정성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여러 사람이 각자의 의견대로 물건을 처분하려 하면 갈등이 생기기 마련이고, 심지어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시간만 흘러가기도 합니다. 이런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가 공유물분할청구, 즉 공유물분할청구소송입니다.




공유물은 왜 갈등의 씨앗이 되는가


공유는 말 그대로 여러 사람이 하나의 물건을 함께(공동으로) 소유하는 상태입니다. 문제는 공유자 수만큼 생각과 목적이 달라지기 쉽다는 점입니다. 누군가는 그 부동산을 팔고 싶어 하고, 누군가는 보유하면서 임대수익을 얻고 싶어 할 수 있습니다. 또는 누군가는 개인 이유로 당장 처분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이런 경우 공유물은 그 자체로 갈등의 중심이 됩니다. 여러 사람의 이해관계가 얽혀 있으니 한 사람이 마음대로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모두가 만족하는 선택을 하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민법 제268조는 공유자라면 누구나 공유물분할청구를 할 수 있는 권리, 즉 공유물분할청구권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권리가 형성권이라는 사실입니다.




형성권이란? — 누군가 반대해도 '일방적으로 관계를 바꿀 수 있는 권리'


형성권은 권리자가 단독으로 법률관계를 변화시키는 권리입니다. 여기서 핵심은 두 가지입니다. 바로 '일방적'이라는 점과 변동을 일으킨다”는 점입니다. 즉 공유자 중 단 한 명이라도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을 제기하면, 다른 공유자들이 아무리 반대하더라도 공유관계는 반드시 해소 방향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공유자가 '나는 지금 상태가 좋은데 굳이 나누고 싶지 않다'고 주장해도 소용이 없다는 뜻입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공유관계는 언젠가는 반드시 끝난다'고 말합니다. 누군가 분할을 요구하는 순간 공유물은 더 이상 그대로 유지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 권리는 소멸시효도 없습니다. 공유관계가 유지되는 한 언제든지 행사할 수 있습니다. 단, 공유자들끼리 합의하여 '5년 범위 내에서 분할하지 않겠다'는 약정을 체결할 수는 있으며, 이를 갱신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공유물을 나누는 기본 방식 — 협의와 소송


공유물을 나누는 방식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공유자들이 스스로 협의하여 나누는 방법, 둘째는 협의가 안 될 경우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을 통해 법원의 판단을 받는 방법입니다. 협의가 가능하다면 당연히 그게 제일 좋은 방법일 겁니다. 공유자 간 합의만 이루어지면 원하는 방식으로 자유롭게 나눌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협의가 되지 않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특히 상속으로 인해 여러 명의 이해관계가 얽힌 부동산이라면 사실상 협의가 불가능에 가까운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비로소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이 필요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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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에서 먼저 고려되는 방식 — 현물분할이 원칙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이 제기되면 법원은 기본적으로 현물분할을 최우선으로 고려합니다. 현물분할이란 공유물을 그대로 여러 개로 나누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어 토지를 A, B, C로 구분하여 각 공유자에게 일정 부분씩 배분하는 형태입니다. 판례 역시 "분할은 원칙적으로 현물로 한다”고 명확히 밝히고 있습니다. 공유자 각각이 본래 가진 지분을 실물로 돌려받는 것이 가장 공평하다는 취지인 거죠.


그러나 모든 부동산이 깔끔하게 나누어질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건물을 나눈다면 물리적으로 불가능할 수도 있고, 토지라 하더라도 분할 후 가치가 급격히 하락할 위험이 있을 수 있습니다.




현물분할이 어려울 때 선택되는 방법 — 대금분할(경매분할)


현물분할이 물리적으로 어렵거나 가치가 크게 감소할 우려가 있을 때, 법원은 대금분할을 선택합니다. 대금분할이란 공유물을 경매로 처분한 후, 그 매각대금을 각 공유자의 지분 비율에 따라 나누는 방식입니다. 경매는 가격이 낮게 형성되는 경향이 있어 실제 가치보다 훨씬 낮은 금액으로 처분될 위험이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할 자체가 불가능한 경우에는 대금분할 외에는 방법이 없습니다. 그래서 실무에서는 대금분할보다 더 공평한 방식으로 키워진 것이 바로 ‘가격배상’이라는 개념입니다.




제3의 방식 — 가격배상(지분 매수 방식)


비록 민법에 명시된 방식은 아니지만, 판례는 오랫동안 가격배상 방식을 인정해오고 있습니다. 가격배상이란
공유자 중 한 명이 공유물을 전부 또는 일부 취득하고, 다른 공유자들에게는 그 지분 상당의 금액을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입니다. 쉽게 말해, '한 사람이 부동산을 갖고, 나머지 사람들은 돈으로 정산받는 방식'입니다.


실무에서는 이 방식이 가장 많이 활용되며, 경매로 인한 가치 하락을 막을 수 있어 경제적 손실도 최소화됩니다. 다만 이 방식이 적용되려면 특정 공유자가 공유물을 취득하는 것이 타당해야 하고, 다른 공유자에게 지분가액을 지급하는 것이 공평해야 하며, 객관적으로도 현물분할이나 대금분할보다 합리적이어야 합니다. 이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논리 구성과 증명 자료가 필요하므로 전문가 조력이 중요해지는 건 당연할 겁니다.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은 준비가 90% — 원하는 결과를 위해서는 전략이 필요하다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해서 바로 원하는 방식으로 나누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특히 가격배상 방식처럼 특정 공유자가 공유물을 취득하고자 한다면 그 타당성을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다음과 같은 점을 재판부에 충분히 설명해야 합니다. 공유물을 내가 취득해야 할 합리적 이유, 다른 공유자에게 지분가액을 지급할 능력, 현물분할이나 대금분할이 부적절하다는 객관적 근거, 공유물의 특성, 가치, 이용 상황 등.


즉 나에게 유리한 방식으로 분할이 이뤄지려면 논리와 자료가 뒷받침되어야 하고, 재판부가 이를 ‘실질적 공평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도록 설득해야 합니다. 이 과정은 단순한 절차가 아니기 때문에 경험 많은 변호사의 조력을 받는 것이 사실상 필수적입니다.




결론 — 공유관계는 언젠가 반드시 끝난다. 중요한 건 ‘어떻게 끝내느냐’이다


공유물분할청구는 공유자로서 누구나 행사할 수 있는 강력한 권리이며, 누군가 한 명만 의사를 밝히면 공유관계가 무조건 해소 방향으로 움직이게 됩니다. 현물분할, 대금분할, 가격배상 방식 등 분할 방식에 따라 결과가 매우 달라지므로 사전에 전략을 세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공유물분할청구소송은 '소송을 제기하는 순간 끝나는 절차'가 아니라, '어떻게 나누느냐를 두고 치열하게 싸우는 절차'라는 사실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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