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상속 전문가가 쉽게 풀어드립니다
상속 문제를 다루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오해하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상속인이 사망하거나 결격자가 되면 그 사람의 몫은 어떻게 되느냐'입니다. 상속인의 빈 자리를 대신 채워 상속인이 되는 절차를 대습상속이라고 하는데, 법률적 용어만 보면 그리 어렵지 않아 보이지만 실제 사례에 적용하면 매우 복잡해지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오늘은 대습상속 발생요건, 대습상속분 계산, 대습상속에서 누가 상속인이 되는지를 구체적 사례를 통해 설명드리겠습니다.
상속은 원칙적으로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직계존속, 형제자매 순서로 이루어지고 배우자는 이들과 공동상속인이 됩니다. 이러한 일반적인 상속을 본위상속이라고 합니다. 대부분 사람들은 상속을 “본위상속” 기준으로만 생각하며, 상속인이 사망했을 때 그 빈자리를 누가 채우는지에 대해 깊게 고민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상속인이 상속개시 전에 이미 사망해 있거나 법률상 “상속결격자”가 된 경우가 종종 발생합니다. 상속인이 될 사람이 자리를 비우는 순간 그 사람의 상속분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민법은 이러한 상황을 대비해 대습상속 제도를 두고 있습니다.
대습상속이란 상속을 받을 사람이 상속개시 전에 사망하거나 결격자가 된 경우, 그 직계비속 또는 배우자가 대신 상속인이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 외의 친족은 대신 상속받을 수 없습니다. 즉, 대습상속은 오직 ‘직계비속 또는 배우자’에게만 인정되는 제도입니다.
대습상속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크게 두 가지 요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첫째, 대습원인이 있어야 합니다. 즉 상속인이 될 사람이 상속개시 전에 사망하거나 상속결격자여야 합니다. 상속개시와 “동시 사망” 역시 판례는 상속개시 전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여 대습원인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둘째, 대습자 요건이 필요합니다. 대습자가 되기 위해서는 상속인이 될 사람의 직계비속(자녀·손자 등) 또는 배우자여야 합니다. 형제자매의 배우자는 대습자가 될 수 없으며, 조카는 형제자매의 직계비속이므로 대습자가 될 수 있습니다.
요컨대 대습상속은 단순히 “가까운 친척이 대신 상속받는다”는 개념이 아니라, 법률이 엄격히 인정하는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에만 가능한 제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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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에 거주하던 김용준 씨(63세)는 얼마 전 지방 여행 중 발생한 교통사고로 사망했습니다. 용준 씨의 가족은 배우자와 세 아들이 있었고, 장남에게는 두 딸(D와 E), 차남에게는 아들(F)이 있었습니다. 삼남은 아직 미혼이었습니다.
사고 당시 용준 씨는 장남과 함께 여행 중이었고, 판단이 불가능한 동시사망 상황이었습니다. 남긴 재산은 약 36억 원. 이제 문제는 이 36억 원을 누가, 어떤 비율로 상속받느냐입니다.
본위상속 기준이라면 배우자와 아들 셋이 1.5 : 1 : 1 : 1의 비율로 상속합니다. 즉 배우자는 전체의 1.5/4.5, 자녀는 각 1/4.5씩 가져가는 구조입니다.
하지만 여기서는 장남이 상속개시와 동시에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므로, 장남의 자녀들이 대습상속인이 됩니다. 즉 장남의 딸 D와 E가 할아버지인 용준 씨의 상속을 장남을 대신하여 받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들의 상속분은 어떻게 계산될까요? 민법 제1010조는 “대습자는 대습원인자의 상속분을 한정으로 상속한다”고 규정합니다. 즉 D와 E는 “장남이 받을 상속분”만큼만 상속받을 수 있고, 그 상속분을 둘이 나누게 됩니다.
장남이 받을 상속분은 36억 × 2/9 = 8억입니다. 따라서 D와 E는 각각 4억씩 상속받습니다.
최종적으로는 다음과 같이 나뉩니다. 배우자: 12억 원(36억 × 3/9), 장남 딸 D: 4억 원, 장남 딸 E: 4억 원, 차남: 8억 원, 삼남: 8억 원, 상속인 각각의 입장에서 보면 매우 명확해 보이지만, 실제 상속 현장에서는 너무나 많은 오해와 충돌이 발생하는 지점입니다.
상속 문제를 다룰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이 바로 상속인이 누구인지입니다. 대습상속은 상속인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 중 하나입니다. 상속인의 범위가 달라지면 전체 상속 구조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고, 특히 상속분 계산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장남이 살아 있었다면 차남과 삼남의 상속분은 더 줄어들었을 것이고, 반대로 장남이 사망하였으되 자녀가 없었다면 차남과 삼남의 상속분은 더 늘어났을 것입니다. 이렇게 상황에 따라 결과는 크게 달라지므로 대습상속 여부 판단은 상속 전략의 첫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습상속은 법 조문만 보면 단순해 보이지만 실무에서는 훨씬 복잡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 이런 질문들이 실제로 많이 들어옵니다.
부모와 자식이 동일한 사고로 사망했는데 “누가 먼저 사망했는지” 알 수 없는 경우는?
상속인이 채무 초과 상태라 상속을 포기했을 때 그 자녀에게 대습상속이 가능한지?
친양자로 입양된 손자녀가 친생가족 상속에 참여할 수 있는지?
상속결격사유가 발생한 상속인의 배우자도 대습할 수 있는지?
이처럼 단순히 상속인의 생사 여부만으로 판단되는 것이 아니라, 가족관계, 친족법, 결격사유, 상속포기, 입양 등 다양한 문제들이 맞물려 있기 때문에 대습상속은 전문가 판단을 반드시 필요로 하는 분야입니다.
대습상속은 현실적으로 매우 중요한 제도이지만 일반인들에게는 낯설고 복잡한 개념입니다. 특히 “누가 상속인이 되는지”와 “상속분이 얼마인지”는 상속 재산 분쟁의 출발점이 되는 만큼, 대습상속 여부를 올바르게 판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겉보기엔 간단한 문제 같지만 실제 사례를 적용하면 상속인들의 촌수, 사망 시점, 결격 여부, 배우자의 존재, 손자녀의 지위 등 여러 요소가 얽혀오며 혼란스러워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조금만 판단을 잘못해도 상속분 계산이 완전히 달라지고, 나아가 상속 분쟁으로 번질 가능성도 큽니다.
따라서 대습상속 여부가 문제되는 경우라면 반드시 초기 단계부터 상속전문변호사와 함께 정확한 상속인 범위를 확정하고, 상속분 계산 방식을 구조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는 최선의 방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