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속재산분할소송에서 좋은 결과 얻으려면
집요함이 원하는 결과를 얻는다
상속재산을 두고 상속인들 사이 뜻이 맞지 않을 땐 어떻게 해야 할까요. 가족들 사이 다툼을 벌이는 게 남부끄러우니 무조건 양보해야 할까요. 아니면 말이 통하지 않으니 무작정 시간만 보내야 할까요. 둘다 좋은 방법은 아닐 겁니다. 우선 대화가 되지 않는 가족과의 직접 대립은 피하면서 상속재산분할청구소송을 통해 자기 권리를 먼저 확인받은 후, 차근차근 대화를 통해 갈등을 줄이는 노력을 시도해보는 건 어떨까요.
상속재산에 관한 생각이 상속인마다 다른 건 어쩔 수 없습니다. 각자 살아온 환경과 성향이 다르니 같은 재산을 바라보는 시선도 다를 수밖에 없으니까요. 물론 상속인마다 가진 정보도 다를 테고요. 서 있는 위치가 다르면 보이는 풍경도 다르기 마련입니다. 다만 생각이 다른 데서 오는 갈등을 무조건 피할 수는 없습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권리는 당연히 찾아야 합니다.
양보는 언제든 할 수 있습니다. 당장 갈등을 피한다고 가족관계가 갑자기 좋아지지는 않습니다. 설사 좋아진다고 해도 그걸 바람직하다고 볼 수 있을까요. 누군가 일방적으로 희생해 만든 좋은 관계가 과연 오래 계속될 수 있을까요. 상속재산분할청구소송을 통해 먼저 정당한 각자 몫을 확인받은 다음, 묵은 감정이나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하나씩 풀어나가도 늦지 않습니다.
동섭 씨(가명, 향년 80세)가 사망하면서 남긴 재산은 10억이고, 상속인으로는 배우자와 아들 셋이 있습니다. 동섭 씨는 생전에 장남에게 50억짜리 건물을 증여했고, 차남에게는 30억짜리 땅을 주었으나 배우자와 셋째 아들에게는 아무 것도 주지 않았습니다. 남은 재산은 어떻게 나뉘어야 할까요. 장남과 차남보다 상대적으로 적은 재산을 받은 배우자와 삼남이 상속재산분할청구소송 등을 통해 추가로 인정받을 수 있을까요.
장남과 차남이 받은 증여재산(특별수익)도 (증여하지 않았다면) 원래는 상속재산에 포함되었을 재산입니다. 그래서 상속인 중에 장남이나 차남처럼 특별수익자가 있는 경우 각 상속인의 상속분을 정할 때는 남은 상속재산에 특별수익액을 모두 더한 다음 법정상속분 비율을 곱한 액수를 구한 후 특별수익액을 빼게 되는데요. 즉 사례에서 장남이 받을 상속분은 0원[{(10+50+30)×2/9}-50]입니다. 원래는 20억 만큼을 상속받아야 하는데 이미 자기 상속분을 초과(30억)하는 금액을 받았다고 볼 수 있는 겁니다.
같은 방식으로 계산하면 차남 역시 남은 재산에서 가져갈 몫이 없게 됩니다. 상속재산분할청구소송을 통하더라도 이들에게 주어지는 몫이 달라지진 않을 겁니다. 남은 10억 원은 일단 배우자와 삼남이 각자 법장상속분 비율에 따라 6억, 4억씩 가져가게 됩니다. 전체 상속재산을 놓고 보면 미미하기 짝이 없는 금액입니다. 장남은 자기 법정상속분보다 30억을 더 가져갔고, 차남은 10억을 더 가져갔습니다. 이처럼 자기 상속분을 초과하여 특별수익을 받은 상속인을 초과특별수익자라고 합니다.
그렇다면 배우자와 삼남은 상속재산분할청구소송을 통해 이들이 더 가져간 재산을 반환하라고 청구할 수 있을까요. 왠지 그럴 수 있을 거 같기도 합니다만 안타깝게도 그건 안 됩니다. 초과특별수익자가 있는 경우에는 유류분 제도로 다른 상속인들을 보호하고 있으므로 굳이 반환의무를 인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판례 태도입니다. 장남과 차남은 자기 상속분보다 더 가져간 재산을 반환하지 않아도 됩니다.
비록 배우자와 삼남은 상속재산분할청구소송에서는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했으나 유류분 반환을 청구할 수는 있습니다. 이들이 받은 상속분이 법으로 보장된 유류분(법정상속분의 절반)보다 적기 때문입니다.법이 보장한 최소한의 상속분인 유류분은 배우자가 15억, 삼남이 10억인데 실제로 상속받은 액수는 각 6억, 4억입니다.
상속재산분할이나 유류분 반환 소송 결과를 좌우하는 요소가 뭘까요. 저는 '집요함'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소송 준비부터 마무리까지 전과정에 있어 얼마나 집요하게 매달리느냐에 따라 결과가 달라진다고 믿습니다. 계좌내역 하나도 허투루 넘기지 않고, 조그만 단서 하나도 놓치지 않으면 결국 인정받는 금액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전문가 조언에 따라 소송 시작부터 현명하게 대응해야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점 꼭 명심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