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 성본변경과정에서 전문가 도움이 필요한
아이는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을 만큼 소중합니다. 그러나 아이가 내 인생을 대신 살아줄 순 없습니다. 내 인생도 한 번뿐입니다. 아이를 위한 희생은 부모에게 주어진 숙명이지만 그렇다고 내 모든 걸 버릴 순 없는 겁니다. 특히 불행한 결혼생활을 아이 때문에 참아내는 건 현명한 태도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어느 한쪽을 포기할 문제가 아닙니다. 아이도 자신도 지킬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 선택지가 이혼이라고 해도 말입니다.
남편의 폭력을 견디다 못한 선영 씨(가명, 40세)는 끝내 이혼을 선택했습니다. 하나뿐인 딸아이와 자신을 지키기 위한 마지막 수단이었습니다. 그리고 일 년 후 함께 일하던 동료와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힘든 결정이었으나 후회는 없었습니다.
딸 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할 시기가 되면서 고민이 시작됐습니다. 아빠와 성이 다른 딸은 주변에서 낯선 존재가 되기 일쑤였습니다. 또 앞으로 같은 학교에 다니게 될 남편의 아들과 성이 다르다고 아이들 사이에서 놀림이라도 당하는 건 아닌지 걱정입니다. 아이를 위해 어떤 선택을 하는 게 좋을지 선영 씨는 고민이 많습니다. 혹시 아이에게 새로운 상처를 주는 건 아닌지도 두렵습니다. 선영 씨는 아이 성본변경 절차에 대해 알아보려고 합니다.
선영 씨가 자신과 아이를 지키는 수단으로 이혼을 선택한 건 존중받아야 합니다. 누구에게나 최선의 선택으로 보일 수는 없을지라도 적어도 본인에겐 다른 선택지가 없었을 테니까요. 주어진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을 선택했다면 당연히 칭찬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나 이혼으로 인한 부작용 역시 본인이 감당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아이가 자라면서 받게 될 정체성 혼란 등이 대표적인 부작용일 겁니다. 그와 같은 혼란이나 상처는 어차피 한번은 거쳐야 합니다. 피한다고 피할 수 있는 게 아니죠. 다만 이를 치유하는 시간은 너무 길어져선 곤란합니다. 최대한 빨리 겪고 이겨낼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고민이 필요한 대목입니다. 아이 성본변경 역시 그런 해결책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겁니다.
아이의 성본변경이 간단한 문제는 아닙니다. 신청한다고 전부 받아들여지는 게 아닙니다. 대한민국 국민에게 성 씨란 결코 가벼운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성본변경이 필요한 이유를 재판부에 충분히 전달해야만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말인데요. 무작정 떼를 쓰거나 감정에 호소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아이의 성과본을 바꾸는 과정에 있어 전문가 도움은 그래서 꼭 필요합니다. 전문가 조언을 바탕으로 소송 시작부터 판결 이후 후속 조치까지 모든 과정을 충분히 그려보고 확인한 다음 소송을 시작해야 합니다. 그것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원하는 결과를 하루 속히 얻는 유일한 길입니다.
사례처럼 아이가 당장 취학을 앞두고 있다면 더 서둘러야 합니다. 새로운 친구들이 생기기 전에, 적어도 친구들 사이에서 이름이 익숙해지기 전에 모든 절차를 마무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이미 친구들에게 익숙해진 이름이 바뀌는 건 오히려 아이에게 두 번 상처를 주는 일일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가정법원은 아이 나이가 어릴수록, 특히 입학을 앞둔 때는 성본변경 허가에 좀 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이곤 합니다. 아무래도 그런 아이를 둔 부모 마음을 충분히 헤아리기 때문일 겁니다. 반면 기존에 쓰던 성으로 친구들 관계가 굳어졌거나 성년이 될 날이 얼마 남지 않을 정도로 성장한 때에는 상대적으로 신중하게 결정하는 편입니다. 신청한다고 무조건 변경을 허가하는 게 아니란 말입니다.
자녀 성본변경 과정에서 전남편 동의도 매우 중요합니다. 동의서를 미리 제출하지 않으면 심판 과정에서 반드시 의견청취서를 보내게 됩니다. 아무래도 아버지 성을 따르는 게 너무나 당연한 사회 분위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어쨌든 자녀 성과본 변경에 있어 아버지 의견은 상당한 영향력을 갖다는고 보시면 됩니다. 전남편이 흔쾌히 동의해줄 수 있다면 그 소송절차는 원활히 진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반대로 전남편이 적극적으로 반대하거나 연락 두절 상태라면 문제는 다소 복잡해집니다. 의견청취 과정에서 전남편이 반대 의사를 분명히 한다면 심문기일 잡고 당사자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도 있고, 그 과정을 가사조사관이 대신 할 수도 있습니다. 심문기일이나 가사조사 과정에서 전남편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본변경이 되어야 할 이유를 충분히 피력해야 합니다. 분야 전문가 도움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전남편이 반대하면 심판과정이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결과를 무조건 비관적으로 바라볼 필요도 없습니다. 남편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아이 성본변경을 해야 할 이유를 재판부에 진정성 있게 전달하면 됩니다. 이런 전략을 개인이 혼자 마련하긴 쉽지 않겠죠.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는 꼼꼼한 사실관계 파악과 상담을 통해 가장 효과적인 전략을 마련해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