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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으로 가족관계등록부 바로잡기

호적정리, 친자관계정리

by 오경수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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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관계등록부의 기록이 실제 가족관계와 다를 때가 있습니다. 이는 다양한 이유로 발생할 수 있는데, 그중 대표적인 사례는 아버지가 혼인 관계를 정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다른 사람과 자녀를 낳은 경우입니다. 이때 출생 신고를 해야 하니, 어쩔 수 없이 별거 중인 법적 배우자를 어머니로 신고하는 일이 발생하곤 했습니다. 현재는 출생 신고 절차가 까다로워지고, 친모 여부를 출생증명서 등으로 증명해야 하지만, 과거에는 절차가 허술해 친부모가 아닌 사람이 부모로 신고되는 경우가 드물지 않았습니다.


이처럼 가족관계등록부와 실제 신분 관계가 다르다면 반드시 바로잡아야 합니다. 신분 관계는 권리와 의무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입니다. 이를 바로잡는 방법은 단 하나, 법원을 통해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하는 것입니다. 예외 없이 반드시 이 절차를 거쳐야 합니다.


간혹 당사자들이 유전자 검사 결과와 상호 합의가 이루어졌으니 구청에 가서 바로 수정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묻기도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이는 불가능합니다. 가족관계등록부는 공적 기록으로, 단순히 당사자 간의 합의나 증거만으로 수정할 수 없으며, 반드시 법적 근거가 필요합니다.




사례: 정우 씨의 이야기


경기도에서 작은 카페를 운영하는 정우 씨(가명, 42세)는 최근 몇 년간 미뤄왔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마음을 먹었습니다. 바로, 가족관계등록부상 어머니와 실제 어머니가 다른 문제를 바로잡는 것입니다. 정우 씨의 아버지는 과거 부모님의 강요로 사랑하지 않는 여성과 결혼했지만, 행복하지 못했습니다. 경찰 공무원이었던 아버지는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근무지를 선택해 가족과 떨어져 지내다 정우 씨의 어머니를 만나 새로운 관계를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당시 아버지의 법적 배우자는 이혼에 협조하지 않았습니다. 이미 사이에 자녀가 있었고, 집안의 반대도 심했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당시 사회 분위기상 이혼녀는 환영받지 못했고, 친정에서도 딸에게 책임을 묻는 경우가 많아 여성으로서는 이혼을 결심하기 어려운 상황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정우 씨가 태어났지만, 아버지는 법적 배우자를 어머니로 신고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렇게 정우 씨는 40년 동안 법적 어머니와 실제 어머니가 다른 상태로 살아왔습니다.


정우 씨는 몇 번 문제를 해결하려 알아봤지만, 소송을 해야 한다는 말을 듣고 겁이 나기도 했고, 당장 불편함이 없으니 미루기도 했습니다. 실제 어머니도 크게 원하지 않는 듯 보여 그냥 지나쳤습니다. 하지만 최근 어머니의 건강이 악화되면서, 생전에 문제를 바로잡고 싶다는 말씀을 하셨고, 정우 씨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어머니의 소원을 들어드리기 위해 결국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소송을 시작하기로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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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송 절차


정우 씨가 문제를 해결하려면 두 가지 소송을 진행해야 합니다.



**법적 어머니(가짜 어머니)**를 상대로 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


**실제 어머니(진짜 어머니)**를 상대로 한 친생자관계존재확인 소송



이 두 소송은 별개의 절차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한 번의 소송 절차에서 모두 다룰 수 있습니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복잡해 보이는 문제도 훨씬 간단히 해결할 수 있습니다.




소송에서 중요한 점


소송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유전자 검사 결과입니다. 친부모와 자식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가장 확실한 증거이기 때문입니다. 유전자 검사 결과가 있으면 소송은 비교적 빠르고 수월하게 진행됩니다. 하지만 문제는 당사자가 사망했거나 직접적인 검사가 어려울 경우입니다. 이때는 주변 친척들과의 간접적인 검사(동일 모계 또는 동일 부계 검사)를 통해 증명할 수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반드시 전문가의 조언을 받아야 합니다.


또한,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에서는 친모의 혼인 여부도 중요한 쟁점이 될 수 있습니다. 정우 씨의 어머니가 정우 씨를 낳을 당시 혼인 상태였는지가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만약 어머니가 혼인 상태였다면, 민법 제844조에 따라 어머니의 법적 배우자가 정우 씨의 아버지가 아니더라도 그 자녀로 간주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런 경우 소송이 더욱 복잡해질 수 있으며, 추가적으로 친생추정 부존재 확인 소송이 필요할 수도 있습니다.




마무리하며


친생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은 쟁점이 많지는 않지만, 한 번 쟁점이 발생하면 해결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경험이 부족한 상태에서 소송을 진행하면 불필요한 시행착오로 인해 시간과 비용이 낭비될 가능성이 큽니다. 따라서 소송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가장 현명한 선택입니다.


정우 씨는 어머니의 소원을 들어드리기 위해 이 과정을 시작했으며, 전문가의 도움으로 문제를 빠르고 정확하게 해결할 계획입니다. 가족관계등록부의 오류를 바로잡는 일은 단순히 행정적인 문제가 아니라, 가족의 권리와 의무를 명확히 하고, 더 나아가 마음의 짐을 덜어내는 중요한 과정임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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