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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경수 변호사 Jan 06. 2023

소장 쓰는 방법

나홀로소장 작성 어떻게 할까?

  살다 보면 간혹 타인과 법률 분쟁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 그 타인으로부터 소송을 당할 수도 있고 반대로 내가 타인을 상대로 소송을 할 수도 있죠.


  몸이 아프면 병원에 가서 의사 선생님한테 진료를 받고, 약국에서 약을 받아옵니다. 내 병을 치료하기 위해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타인과의 법률 분쟁을 해결하기 위해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는데, 간혹 어떠한 이유로 소송을 혼자 진행할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럼 민사소송을 혼자 시작할 때 처음해야 하는 소장을 어떻게 써야 하는 것인지를 알아보겠습니다.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종류의 분쟁이 있어서 소장 내용을 어떻게 써야 하는지는 그 개별 사건마다 달라지는데, 오늘은 공통적인 부분만 다루겠습니다. 이 내용만 알아도 큰 실수를 막을 수 있습니다.



  당연히, 아무 종이에 아무렇게나 쓴다고 소장이 되지는 않습니다. 일정한 형식과 요건을 갖추어야 법원이 내 사건을 진행해 줍니다. 물론 변호사에게 다 맡기면 이 부분 전혀 신경 쓰지 않아도 되겠지만, 먼저 내 사건을 변호사에게 맡겨서 진행하기엔 너무 부담스럽다는 상황을 전제로 하겠습니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대법원 전자소송' 홈페이지의 양식모음란에 있는 민사소장 양식 하나를 받는 것입니다. 인터넷 검색창에 '대법원 전자소송'만 입력하시면 됩니다.


  양식모음란에서 민사소장 양식 하나를 내려받은 다음, 그 형식에 맞게 소장의 내용을 채우면 됩니다.




  먼저 문서 첫머리에 '소장'이라고 씁니다.


  다음에 원고와 피고의 인적사항을 적어야 하는데, 소를 제기하는 사람이 '원고'이고, 소송을 당하는 사람이'피고'입니다. 친구가 돈을 갚지 않아 소송을 시작하는 경우라면, 돈을 달라는 내가 원고가 되고, 돈을 빌려간 친구가 피고가 되겠죠.


  그리고 인적사항에는 이름과 주민등록번호 그리고 주소를 적습니다. 이때 피고의 주민등록번호와 주소를 모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휴대전화 번호라도 꼭 적어보세요(통신사에 대한 사실조회를 해서 주민등록번호를 확인할 수도 있습니다).


  원고와 피고의 인적사항을 적었다면 이제 소송의 제목을 적을 차례입니다. 이 소송의 제목은 소송이 끝날 때까지 원고가 정한 그대로 갑니다. 이 소송 제목의 예로는, 대여금반환, 건물인도, 금전반환, 손해배상, 약정금, 임대차보증금반환, 소유권이전등기청구 등이 있습니다.


Image by Лариса Мозговая from Pixabay


  이제 정말 중요한 '청구취지'입니다. 이 용어는 일상생활에서 쓰는 말이 아니라서 생소하죠. 그런데 소송 당사자가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합니다. 법률적 정의는 '원고가 당해 소송에 있어서 소로써 어떠한 판결 주문 내용을 구하는지를 적은 소의 결론 부분'이라고 합니다. 쉽게 말해 소송의 원고가 이 재판에서 얻고자 하는 소송의 결론 부분입니다.


  그런데 이 청구취지를 작성할 때에는 반드시 일정한 요건과 형식을 따라야 합니다. 이 청구취지 작성 문제가 어려워 결국 변호사의 도움을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A가 B에게 돈을 빌려주었는데, B가 갚지 않아 A가 원고가 되어 B를 상대로 소송을 했다면, 청구취지를 보통 이렇게 씁니다.


  "B는 A에게 5,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22. 3. 5.부터 이 사건 소장부본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만약 이 청구취지에 법률적으로 집행이 불가능한 내용이 있거나, 내용이 불분명한 때에는 법원은 재판을 진행하지 않고, 원고에게 청구취지를 다시 검토해보라고 요청합니다. 


  또한 이 청구취지에는 원고가 이 소송을 통해 얻고자 하는 내용 이외에, 소송비용의 분담이나 가집행에 관한 요청도 같이 기재합니다.


  소송비용의 분담이란, 소송의 결과에 따라 한쪽 당사자가 소송을 하느라 들인 비용을 상대방에게 전가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A가 B를 상대로 소송하여 전부 이기면, A가 들인 소송비용을 B에게 반환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 반환액에는 상한선이 있습니다).


  그리고 가집행은 임시집행을 말하는데, A가 B를 상대로 돈을 반환하라는 소송을 해서 승소를 하면, B가 항소를 했다고 하더라도 B로부터 임시로 재산을 받아올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Image by FelixMittermeier from Pixabay


  다음에는 청구원인을 쓸 차례입니다.


  A가 B에게 돈을 달라고 청구를 했으면, 왜 B가 A에게 돈을 줘야 하는지 설명이 필요하겠죠. 바로 이 부분입니다. 피고가 돈을 빌려가서 갚지 않는다, 임대차계약이 끝났는데 나가지 않는다, 피고가 원고의 물건을 부숴 손해를 끼쳤다 등의 이유를 설명하고 이를 증명할 증거들을 첨부합니다. 차용증, 임대차계약서, 물건이 망가진 사진, 피고와의 카카오톡 채팅 내역, 문자 내역, 내용증명 등이 주요한 증거가 되겠네요.


  이제 증거서류 목록을 정리하고 소장 작성일자를 적은 다음에 원고가 기명날인(이름을 쓰고 도장을 찍음)해서 법원에 제출을 하면 됩니다.


  소장 작성 방법을 개략적으로 설명드렸습니다. 실제 소장을 작성하는데 궁금한 점이 생기면 꼭 법률전문가의 도움을 받아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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