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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인권 Aug 18. 2023

삶의 정거장에서

12. 뭣이 중헌디? 사람이 중허지!

뭣이 중헌디? 사람이 중허지!     

 사람 때문에 흥하고 사람 때문에 망한다는 말은 동서고금을 불문하고 불변의 진리입니다. 세상사 중심에 사람이 있고, 사람을 대체할 수 있는 대상은 없다는 것이 그 이유일 것입니다. 사람으로 인한 흥망(興亡)의 실상은 굳이 멀리서 찾을 것도 없고 거창한 데서 찾을 필요도 없습니다. 우리 주변에 그런 사례가 널려 있습니다.  


하여, 누구나 겪어봤음 직할 아주 흔하고 평범한 일상의 에피소드를 세태 풍자 산문시 형태로 소개합니다. 출신 지역이 서로 다른 서너 명의 지인들끼리 사람의 중요성을 주제로 한 대화를 토대로 재구성한 내용입니다.


맞춤법에 어긋나는 투박한 사투리와 다소 거친 말투가 거슬릴 법도 하겠지만, 현장감을 살리기 위한 사실적 장치라는 순수한 의도로 이해하면 더할 나위가 없겠습니다.

       

지긋지긋한 암흑의 터널을 지나며 세태 풍자 산문시     


워메, 징했쓰라 워떠케 참았쓰까이~(전라도 사람)     


참말로 징글징글했지유. 그래도 용허게 참았는디,

시방 생각해도 아찔 허구만요.(충청도 사람)     


억수로 징글징글했다, 아이가. 우째 참고 견딘는지,

알다가도 모르겠는기라. 인자 다 이자뿌따, 마.(경상도 사람)     


역시 시상사 사람이 중요하지라. 능력도 없고, 얌체도 없고 지 밖에 모르는디, 지는  고거이 알랑가 모르것. 사람 잘못 만나면

회사도 망가져 불고 절단난당께.(전라도 사람)

앗따, 워째 회사만 그렀탕가요, 동문회고 나발이고 죄다 맛탱이 가지라~ 그라고, 그 놈이 그걸 알면 죽은 귀신이 벌떡 일어나지라.(또 다른 전라도 사람)     


맞는 말이네유. 사람이 질로 중헌디, 아 글씨 인간들이 고걸 몰러유~ 옘벵할! 우리 동창회도 천하에 무능한 그놈 땜씨 거덜났잔여~(충청도 사람)     


지끼미 백번 천 번 맞는 말이다. 무식하고  무능하고, 파렴치한 놈들이 지 한몸 챙기는 데는 도가 텄다 아이가. 아무리 말을 해도 말을 안 듣고, 그 자슥은 진짜 더럽게 말 안 듣데~ 부랄 두 쪽 찬 거 말고는 아무것도 엄는 모지리 아이가!(경상도 사람)     


그래도 버티고 뭉개는 재주는 타고 났시유, 다 봤잔여~ 인자 시상도 배꼈고, 앞으로 잘 되것주, 뭐~(충청도 사람)     


시상이 아니고 사람이 배꼈쓰라. 시방부텀 진짜 참말로 잘해야 쓸 것인디, 쪼까 걱정도 되지라.(전라도 사람)  


아따, 걱정은 무슨 놈의 걱정, 걱정 칵 붓떠러매뿌소. 또 거시기하만, 다 때려뿌쑤는기라 마. (경상도 사람)     


뭣이 중헌디?

사람이 중허지!(전라도, 충청도, 경상도 사람 모두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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