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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란, 어쩌면 해피엔딩

(통역일기) 사랑이란 그리움과 같은 말

by 루이보스J

이번 주말, 특별한 일이 기다리고 있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엔딩>으로 토니상 6관왕에 오르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은 작곡가 윌 애런슨과 박천휴 작가의 통역을 맡게 된 것이다. 이미 여러 한국 방송에 얼굴을 비춘 두 사람이라, 인터뷰와 방송을 찾아보며 준비하는 순간부터 설렘이 차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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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땅 뉴욕으로 건너가, 긴 무명 시절을 견디며 무려 18년 만에 무대 위에서 빛을 본 그들의 이야기는 그 자체로 드라마였다. 꿈을 품고 버틴 시간이 결국 예술이라는 꽃으로 피어난다는 사실을, 두 사람은 몸소 증명해 보였다. 예술은 결국 믿음과 끈기의 또 다른 이름임을 새삼 확인하게 된다.


아쉬움이 있다면, 정작 작품 전체를 보지 못한 채 통역을 맡게 되었다는 점이다.

대신 위안 삼아 들은 넘버가 있다.

바로 두 사람이 빚어낸 오리지널 스코어〈사랑이란〉


<사랑이란〉


사랑이란
멈추려 해 봐도
바보같이 한 사람만 내내 떠올리게 되는 것


사랑이란
그리움과 같은 말

니가 날 볼 때 너의 그 눈빛과
니가 웃을 때 너의 그 미소와
니가 먼 곳을 볼 때 너의 그 옆모습과
나는 모르는 너의 단어들과
나보다 많은 너의 깊은 생각들


사랑이란
봄날의 꽃처럼
아주 잠시 피었다가
금세 흩어지고 마는 것


사랑이란
슬픔과 같은 말


니가 날 볼 때 너의 그 눈빛과
니가 웃을 때 너의 그 미소와
니가 먼 곳을 볼 때 너의 그 옆모습과
날 웃게 하는 너의 말투와
너무 따뜻한 너의 예쁜 마음들


나는
너의 눈빛과 너의 눈빛과
너의 미소와 너의 미소와
너의 옆모습과
너의 생각과 너의 생각과
따스한 마음과

난 자꾸만 널, 난 널, 난 널
더 보고 싶어
널 더 듣고 싶어
계속해서 너와 함께 있고 싶어
더 웃고 싶어
난 더 알고 싶어
매일을 너와 함께 하고 싶어


난 니가 날 볼 때 너의 그 눈빛이
니가 웃을 때 너의 그 미소가

사랑이란

어쩌면 난 사랑이란
이렇게 난 사랑이란
사랑이란


-윌 애런슨 작곡, 박천휴 작사


짧고도 영원하고, 아프면서도 따뜻한... 우리 모두가 한 번쯤 지나온 사랑의 풍경이 이 노래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단순한 감정의 나열이 아니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켜켜이 쌓인 기억과 표정, 숨결까지 섬세하게 포착한다. 듣는 순간, 마음이 스르르 녹아내린다.


이런 가사를 쓴 작사가와, 이런 선율을 빚은 작곡가를 직접 만난다니, 흥분 반, 설렘 반!


최근엔 정부와 기업 관련 딱딱한 행사들이 많았는데 이번 주말만큼은 음악과 이야기 속 숨결을 조금 더 섬세하게, 그리고 위트 있게 전하고 싶다. 바로 이어질 부산국제영화제까지 준비할 것은 산더미지만, 마음은 이미 설렘 쪽으로 기울어 있다.


다시 책장을 펼치며 공부 모드로 돌아가도, 어쩔 수 없다.
내 마음은 이미 한 발짝, 살짝 들뜬 해피엔딩 속으로 들어가 있으니.


표지사진: 사진: Unsplashfreestoc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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