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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루이보스J Feb 12. 2023

덜어내고 또 덜어내기

 'MBTI' P형 미니멀리스트  

한때 나는 정리정돈 유전자 없이 태어난 게 아닌지 스스로를 의심했다. 책상 정리를 거의 매일 하지만 일하고 나면 예외 없이 어질어지고 만다.  티백이 빠져있는 찻 잔이 두 세잔, 과일 가져다 먹은 접시, 립밤도 최소한 두세 개 널브러져 있고, 핸드크림, 앞머리 말고 있던 헤어롤에,  책과 노트도 여러권씩... 아무리 큰 책상을 써봐도 모든 면적이 꽉 차버리고 만다.


고쳐보려고 미니멀리즘 베스트셀러들을 여러 권 읽었다.   책을 덮고 나면 '정리정돈' 소프트웨어가 내 머리에 장착된 듯한 착각이 든다.  청소력이 급속 충전된다.  '청소할 때 들으면 좋은 음악'을 찾아 배경으로 틀어두고 흥얼거리며 서랍 하나하나까지 정리해 보자고 나선다.  그러다  학창 시절 친구들과 주고받은 편지라도 발견하게 되면 그날 청소는 그걸로 끝.  어느새 추억 여행에 빠져 한데 모아둔 다른 편지들도 하나씩 모두 열어본다.


아닌 게 아니라 MBTI결과를 보니 정리정돈 유전자 없이 태어난 게 맞았다.

 



● 판단형(judging)과 인식형(perceiving)

 실생활에 대처함에 있어 판단과 인식 중에 어느 쪽에 치우쳐 있는지를 나타내는 생활양식 지표


 J유형: 분명한 목적과 방향이 있고, 조직적이고 체계적이어서 철저한 사전계획에 능하고 정리정돈을 잘함

 P유형: 자유분방하고 유연, 즉흥적이며 호기심이 많고 잦은 변화를 원하는 유형으로 계획성이 떨어지고 무질서함


P와 J의 비중이 91%대 9%로 P쏠림이 두드러진 내가 정리정돈을 잘하면 그게 더 이상할 터.   그렇다면 P유형이라고 해서 영영 정리를 못하고 살아야 할까? 아니다.  원인이 파악되니 정리정돈 만년 실패자인 나에게도 비로소 서광이 비친다.  무질서한 P유형이지만 나는 깨끗하고 간결한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해결책은 바로 "애초부터 정리정돈을 필요로 하는 물건의 수를 획기적으로 줄이는 것!"   


대원칙이 정해지니 나머지 해야 할 일은 쉽게 '정리'가 됐다.


1. 버리고 또 버린다.

2. 집안에 물건을 함부로 들이지 않는다.

3. 집안에 들일 물건은 무조건 좋은 것으로

4. 물건은 사용하고, 살아있는 것에 마음을 쓸 것  

5. 쓸데없는 물건이 사라진 공간에서 고요한 충만함과 몰입을 즐길 것



#MBTI#정리정돈#미니멀리즘#청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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