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 - Rooftop Worker

by 하얀 얼굴 학생

Rooftop Worker 첫날, 고용주는 그에게 공구 벨트와 망치를 하나 준다. 그의 건설 노동자 복장을 완성시키는 화룡점정이다! 그와 고용주는 공구 벨트에 망치를 차고, 작업화롤 신고 함께 일을 한다. Rooftop Worker 고용주의 이름은 조쉬다. 그는 전날 저녁이나 아침에 문자로 통보받은 주소로 출근해서, 조쉬의 일을 돕는다. 조쉬가 하는 주된 일은 슬레이트 지붕 철거, 설치, 빗물받이 작업이다.


슬레이트 지붕은 지나다니면서 많이 본 지붕 마감재다. 구불구불하게 휘어진 철판으로, 한국에서는 오래된 집들의 지붕에서 많이 보인다. 얼핏 보면, 컨테이너 박스의 벽면과도 유사해 보인다. 호주에서도, 개인주택 지붕들의 주된 마감은 슬레이트 지붕이나 기와다.


건설현장 노동자들은 기와를 Tile이라고 부른다. 타일은 타일인데, 화장실 마감에 쓰는 타일이 아니라 지붕 마감에 쓰는 타일이다. 이름은 타일이지만, 화장실 마감재와는 달리 겉이 꺼끌꺼끌하고 무겁다. 타일을 사선으로 쌓아 올려서 빗물이 아래로 떨어지게끔 만든다. 이름만 Tile일 뿐, 지붕 Tile은 영락없는 기와다.


기와로 지붕을 마감한 집은, 슬레이트 지붕으로 마감한 집보다 더 고급스럽게 느껴진다. 조쉬에게 지붕 일을 맡기는 집들은 주로 슬레이트 지붕 마감 주택들로, 그리 고급스럽진 않다. 고급스러움과는 별개로, 슬레이트 지붕으로 마감한 집은 상당히 많다. 그렇기 때문에 조쉬에게는 일이 많이 들어온다. 예산과 구조 문제로 인해, 기와와 슬레이트 지붕 마감을 혼용한 집들도 많다.


기와 마감재는 품이 많이 든다. 무거운 기와를 날라야 하고, 지붕 위까지 끌어올려야 하고, 지붕에 켜켜이 쌓으면서도 자투리 부분은 재단해서 잘라야 한다. 조쉬는 여러 주택에서 의뢰를 받았으므로, 그와 조쉬는 여러 공사 현장을 돌아다닌다. 그는 공사 현장 중에서 기와(Tile) 일을 하는 모습을 자주 본다. 기와 일에는 최소 5명 정도는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 기와를 나르는 데 1명, 위로 올리는 기계를 가동하는 데 1명, 지붕에서 기와를 쌓는 데 3명이다. 최소 인원으로 잡은 것이고, 기와 작업에 10명 넘게 달라붙는 경우도 많다.

슬레이트 지붕은 기와에 비하면 종이처럼 가볍다. 처음 일을 하는 그도, 길이 약 3m에 달하는 슬레이트 지붕 하나를 들어 옮길 수 있다. 기와에 비해 가볍다는 것이지, 슬레이트 지붕도 꽤 무겁다. 또한 옮기는 도중에 휘지 않게 신경을 써야 한다. 가뜩이나 그와 조쉬밖에 없으니, 기와 노동자들과 노동량은 비슷한 셈이다.



조쉬가 맡은 일은 크게 두 가지다.

1. 신축 건물의 슬레이트 지붕, 빗물받이 작업

2. 기존 건물의 슬레이트 지붕, 빗물받이 철거 및 재설치 작업

Rooftop Worker, 지붕과 관련된 일인 만큼 그와 조쉬는 항상 지붕 위에서 일한다.


그는 슬레이트 지붕을 많이 보긴 했지만, 어떻게 설치되는 것인지는 전혀 알지 못했다. 조쉬와 일을 하면서, 반복되는 작업 속에서 원리를 파악한다. 슬레이트 지붕을 설치하기 위해선, 집게 모양의 철제 받침을 설치해야 한다. 구불구불한 슬레이트 모양에 딱 맞는 집게 모양이다. 이 집게 받침으로 슬레이트 지붕의 양 끝과 중앙을 받쳐주어야 한다.


주택의 지붕 골조를 이루고 있는 나무 각재에, 집게 모양 철제 받침을 박아 고정한다. 받침은 그리 크지 않다. 10~15cm 정도의 너비이므로, 나무 각재에 드릴을 사용해서 박는다. 지붕 양 끝과 중앙에 집게 모양 받침을 박은 후, 슬레이트 지붕을 끼우면 된다. 슬레이트 지붕을 건물 위로 올린 뒤, 집게 모양 받침에 맞게 구불구불한 면을 끼워 넣는다. 잘 확인한 뒤, 발로 밟으면 받침에 꼭 맞게 슬레이트 지붕이 들어가면서 고정된다.


기존에 설치되어 있던 슬레이트 지붕을 철거하는 일은 어렵지 않다. 받침이 위치한 부분으로 가서, 슬레이트 지붕을 뜯어내면 된다. 이렇게 모든 슬레이트 지붕을 분리해서 건물 아래에 쌓아놓는다. 쌓아놓은 슬레이트 지붕 폐기물들은, 폐기물 수거업자 커플이 수거해간다. 40대~50대로 보이는 커플인데, 둘 다 대마초 중독으로 보인다. 머리가 많이 빠졌고 눈이 움푹 들어가 있어서 해골 커플같이 보인다.


슬레이트 지붕재를 뜯어내고, 박혀있는 집게 받침들도 떼버린다. 망치 뒤쪽의 장도리를 이용해서 못을 뽑고 받침을 제거한다. 제거 작업에 하루가 소요될 때도 있고, 며칠이 소요될 때도 있다. 제거 작업이 끝나고 나면, 조쉬가 구입한 반짝반짝 빛나는 새 것들로 슬레이트 지붕을 다시 설치한다. 집게 모양 받침을 나무 각재에 드릴로 박아 넣고, 슬레이트 지붕을 끼워 넣는다. 오래된 슬레이트 지붕들은 비바람과 흙먼지 등으로 인해, 처음의 반질반질한 금속성 빛을 완전히 잃어버렸다. 그가 보기에도, 하나하나 청소하느니 다 뜯어내고 새로 설치하는 게 경제적이다.


조쉬는 빗물받이 작업도 함께 병행한다. 빗물받이는 슬레이트 지붕 끄트머리를 따라 설치된 네모 모양의 파이프다. 빗물받이 작업은 슬레이트 작업보다 정교한 기술을 요한다. 슬레이트 지붕 작업은 그도 조쉬를 웬만큼 따라 할 수 있지만, 빗물받이 작업은 택도 없다. 기다란 철판을 철판 전용 절단기로 잘라낸다. 잘라내면서, 지붕 구조에 맞게 각도와 모양을 만들어내야 한다. 이 작업만큼은 그가 손댈 수 없다. 그는 조쉬가 잘라서 만들어놓은 빗물받이를, 드릴을 이용하여 고정하고 이음새 부분에 실리콘을 바른다.


슬레이트 지붕 철거 및 설치, 빗물받이 철거 및 설치가 조쉬의 주된 일이다. 그는 드릴과 절단기 등의 공구가 가득 담긴 양동이와 사다리를 들고서, 여기저기 조쉬를 따라다닌다. 그야말로 조쉬에게 일을 배우는 도제, 보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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