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 하루가 있었다,
유난히 아무도 연락 한 통이 없는, 당연한 하루였다.
혼자여도 괜찮다고 겉으론 말하지만
"하.. 외롭다. 나도 사람인가 보다."
인스타그램을 보면 남들 다 하는
연애는 왜 나는 못하는 것인가?
이런 정신머리여서 없는 것 같다.
뭐, 괜찮다. 어차피 난 혼자 살다 갈 인생인가 보다.
그러다가 갑자기 휴대폰에 큰 진동벨이 울린다.
내가 좋아하는 여자애인 줄 알고
기대하면서 전화를 받았다.
응, 아쉽게도 엄마였다.
그래도 우리 엄마밖에 없었다.
"아들, 방 청소 잘했어?"라고 묻자
나는 거짓말을 했다.
"응, 당연히 깨끗하게 다 해놨지.
방 청소에 달인 아니겠어?"라고.
엄마한테 허언을 한 뒤, 엄마를 안심시켰다.
전화를 끊고 바라봤는데 방이 총체적 난국이었다.
"엄마 미안. 아들이 지금 인생에 고난이 와서
많이 힘들어서 그래."
방 청소를 안 하고 침대에 누워서
휴대폰을 하면서 의미 없는 하루를 보낸다.
그렇게 나는 결국 달라지지 않은 하루를 보내며
현타가 쌓였다.
할 짓이 없던 나는 마인드맵을 그리면서
‘자, 생각해 보자.
내가 왜 여자친구가 없는 이유를 파헤쳐봤다.’
처음엔 내 외모를 비관했다.
나는 키가 167, 완전 난쟁이 스머프다.
왜 남들 170은 쉽게 뛰어넘는데,
왜 나만 유난히 작은 것인가.
하.. 맙소사라고 나 자신을 비난했지만
달라진 건 없었다.
솔직히 인연이 없다는 게에 1차 현타가 오면서
생각에 잠기게 되어버린다.
내 삶은 평범하고 돈도 벌고 친구도 있는데
왜 더 나은 삶을 바라는 걸까?
나도 폼도 잡고 방도 깨끗하게 치우면서
여자친구를 사귀고 데이트를 하면서
“오늘 하루가 어땠어? 넌 좋았어?”
이상한 망상을 지껄이면서
이런 흔하디흔한 멘트를 하면서 살고 싶다기엔
아직 내가 많이 부족하다.
뚜렷한 직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갈수록 나에 대한 비난이 세졌지만
10분 뒤에 언제 그랬냐 듯이
넷플릭스를 키고, 배달의 민족에 들어가서
BBQ 황금올리브유 치킨을 시키고
설레는 마음으로 기다렸다.
그리고 갓 익은 황금올리브유 치킨의 냄새가
모락모락 나기 시작하면서
진지하게 고민을 내팽개치우고,
치킨을 맛있게 먹으면서 넷플릭스를 보고 자버렸다.
다음날 나는 얼굴이 퉁퉁퉁퉁 부어버렸다.
나의 한심한 모습이 거울에 비친
내 얼굴을 보고 2차 현타가 와버렸다.
‘나는 왜 이렇게 생긴 것이냐...’
한숨을 쉬고 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정리된 방을 보고 성취감이 들어서 뿌듯해하면서
나도 모르게 없었던 미래의 여자친구랑
꽁냥꽁냥 하는 망상에 착각에 빠져서
혼자 방에서 나사가 빠진 놈처럼 낄낄낄낄 되면서
행복 회로를 혼자만 돌리다가,
다시 사라져버린 현타가 돌아와버렸다.
나는 마음속으로 나 자신에게 말을 걸었다.
"너 힘든 거 알아?"
"어, 나도 알아. 아쉬운 거지 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