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키기 위해서’라는 단어 앞에는
늘 두 갈래의 길이 놓여 있다.
선과 악.
하지만 어쩌면,
선과 악은 처음부터
존재하지 않았는지도 모른다.
빌런들도 지키기 위해 싸웠고,
영웅들도 지키기 위해 싸웠다.
목적은 같았지만
신념과 가치관이 달랐을 뿐이었다.
누군가는 평화를 위해 사람을 지키고,
누군가는 평화를 위해 세상을 바꾸려 했으며,
또 누군가는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지금의 세상을 없애려 했다.
모두가
자신이 살아가는 세상을
재앙으로부터 지키고자 했을 뿐이다.
방식은 달랐고,
생각도 달랐고,
신념과 가치관—
모든 것이 달랐기에
충돌은 피할 수 없었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나는 생각한다.
선과 악은
사람들이 만들어낸 개념이 아닐까.
방식이 옳은지, 틀린 지
그 기준이 무엇일까.
곱씹어보면
결국 남는 건 이것뿐이다.
사람에게 해를 끼치지 말 것.
피해를 주지 말 것.
해를 끼치는 사람으로부터
누군가를 보호할 것.
만약
‘선과 악’이라는 단어가
존재하지 않았다면,
우리는 이 상황을
무엇으로 설명하고
무엇으로 논할 수 있었을까.
모든 것은
상대적인 것 같다.
어떤 사람에게는 좋은 사람이
다른 누군가에게는
나쁜 사람일 수 있으니까.
생각은 복잡해지고,
정답은 쉽게 보이지 않는다.
다만 분명한 건 하나다.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행위는
나쁘다는 것.
하지만
또 다른 질문이 남는다.
그 해를 끼치게 만든 이유는
존재하지 않았을까.
누군가가
내 가족에게 해를 가했고,
그에 대한 복수로
해를 끼쳤다면—
그것은 선도, 악도 아닌
원인에 대한 결과.
결국,
모든 것은 인과응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