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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월의고양이 Jun 14. 2024

스크린골프

베틀 ATART!!!

뼈아픈 패배로 올인! 아깝게 모은 전 재산을 탕진해 버렸다.  이럴 수가...

 가상으로 매칭된 동반자는 남플이다. 남자 드라이버를 240을 기본으로 날렸다. 비거리가 좋으니 닉넴도 호기롭다. '이글아님버디' 여자동반자 정말 또박또박 실수가 없. '바기공쥬'.  

나와 비슷한 비거리라 방심했다.


 배판이어지고 있다. 몇 홀 째인지 계산하기도 지쳤다. 숨막히는 긴 싸움이다. 전 홀에서 남편은 배판선택권으로 승부수를 띄웠는데 그만 비겨버렸다. 고만고만한 실력들끼리의 게임은 짜릿짜릿하다 .

어느덧 8 배판까지 와 버렸다. 이제는 모 아니면 도... 플레이가 어떻게 흘러갈지 예측할 수없다. 제발 실수만은...


"저 자식 OB 했어!!!" 

상대선수의 실수는 우리에겐 찬스다.


그러나 상대어마어마한 비거리를 가진 자임을 간과했다. 벌타 드라이버샷을 250을 날리더니  우드샷으로 홀컵에 바싹 붙인다. 오 마이 갓!!!  아... 설상가상으로 흐트러진 멘탈... 1.7M 짧은 파펏이 홀컵을 비껴 돌아가버린다.  윽!! 본능적인 탄식과 함께 저절로 몸이 고꾸라진다. 졌다.

진 것도 부족해 산이다. 파국이다.

ALL IN 되었으므로 더 이상 메치플레이에서 승패계산은 의미 없다는 안내문구가 떴다. 돈을 다 날려버렸다. 가상의 머니라 해도 허탈하고 꺼림칙하다.

와! 올인을 다 겪어 보네. 재미있다 재미있어...ㅠ ㅠ.. 억지웃음을 허공에 날려본다.

다음 게임에 새 포인트지급받을것이다. 그렇다고 스크린에서 보기 플레이라니...


설욕의 기회가 다시 돌아왔다. 난주 뼈아픈 올인의 기억은 없던 결의도 끄집어 퐈이팅하게 한다.


GAME START!!

 아자아자!!

 하이 파이브로 전의를 다져본다.   스트레칭을 하고 몸을 이리저리 풀어 준다.

프로들의 샷을 눈여겨보며 예습도 해 왔겠다. 문제는 스윙궤도였다.  언제까지 어깨춤을 추고 있을거니?


첫 번 째홀... 어드레스를 하는 남편 팔에 힘이 잔뜩 들어가 있다. 

레디~~~

뽜와악!!!

드라이버 샷이 심하게 오른쪽으로 휘어다. "O.. B"

에잇!  홀은 연습이라 생각하라는 캐디말을 들은건가?

투 욱 툭... 바닥에 있는 멀리건 키가 두 번 눌러진다. 에라이...

"멀리건을 사용해 다시 기회를 얻으셨습니다."  시작도 전에 만 포인트가 차감되었다. 시작하자마자 마이너스라니.. 멀리건에 배판사용으로 차감된 포인트들은 차곡차곡 쌓일것이다. 운 좋으면 18홀에서 승리하여 두둑한 보너스를 챙길 수 있다.  그러나 마지막 홀에서 이겨본 적이 언제던가?


그러나 오늘느낌이 좋다. 까짓 원데이 투데이도 아니고 말이야.


멀리건찬스 페어웨이에 안착! 남편은 투온으로 버디찬스다.  

비거리가 짧은 나는 쓰리온으로 붙이기 작전이다.  내가 좋아하는 거리의 어프로치샷이 남았다. 

와우! AI갤러리의 환호가 터져 나온다.  나이스 !!!


첫 홀은 무승부... 배판으로 두 번 째홀로 이어졌다.  배판서 이겨야 한다. 겪을 만큼 겪었고 이제는 진짜 이기고 싶다. 사십 년 은 팀플레이를 제대로 발휘해 보자 쫌...


상대팀은 남자 둘이다. 둘 다 드라이버 샷이 기가 막히다. 러나 아이언샷어프로치샷, 그리고 퍼팅이 들쑥날쑥이다.  볼만하다. 

이기고 지기를 반복하다 후반에 역전으로 승리!! 드디어 끝이 났다. 심장이 오르라 졌다 폈다 탄력 좀 받았겠다.

 마지막홀에서의 베틀포인트까지 합하니 주머니가 두둑하다.  패배를 거듭하다 이긴 게임이라 아드레날린, 도파민이 과다 분비되는 기분이다.



매칭은 알고리즘에 의해 이루어진다. 실력이 슷한 상대를 매칭시켜줌으로서 긴장감을 증폭시킨다. 컨디션 중요하다. 슬기로운 배판사용도 한 몫한다. 남편은 매브론즈, 나는 학실버등급이다. 두 번의 배판기회 와 두 번의 멀리건사용이 가능하다.  번 사용 시 만 포인트가 차감된다. 차감된 포인트들은 차곡 차곡 모아져 버디나 니어에게 지급된다. 그리고 남은 포인트는 18홀에서의 승팀에게 모두 보너스로 지급된다.   

전략이 중요하다. 비거리가 약한 나는 파3에서 주로 버디 찬스를 노리고 승부를 다. 17홀에까지 이겼다 해도 18홀에서 지면 결과가 뒤집힐 수도 있다. 베틀 포인트는 지는자의 마지막 동아줄이 될 수도 있다.


골프를 시작한 지도 이십 년이 더 넘어간다. '쥐새끼와 구력은 언제 나와도 나온다'는 격언은 나만 비껴간다.  인도어에서 연습할 때 훌륭한 샷이 필드에서는 그렇지 않는 경우가 더 많았다.

 채탓, 바람 탓, 잔디 탓, 날씨 탓, 컨디션 탓... 108가지 변명으로 돌려 막기 . 마치 그런 성적이 나온 것그날만인 것처럼 요망을 떤다.


베틀은 가상의 동반자와의 라운딩이다.  30만 포인트로 게임머니를 지급받는. 주어진 판돈으로 자산을 불리면, 현금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남편은 계속되는 승리로 신이 났다. 59만 포인트면 1000원 상당의 음료나 과자 교환할 수 있으며, 금처럼 사용할 수도 있다


"오늘은 반드시 봉봉을 먹고 만다."

했던 남편의 포인트가 드디어 60만이 넘었다. 69만을 노려보라는 내 권유를 딱 자른다. 음 이긴다는 확신이 없다는 것이다. 나와의 포인트차가 확 벌어져버렸다. 내가 룰렛을 잘 못 돌린 탓이다. 거저 주는 것도 못 받아먹는다.

상금수령은 나스모 부정행위 확인 후 지급가능하다는 답이 왔다고 했다. !!!...


요즘 라베(Lifetime best score)를 경신중이다. 한때는  스크린에서 언더도 었다. 입스(쇼트 퍼팅 시 손이나 손목 근육에 영향을 주는 불안정한 컨디션)가 왔고, 생크(공이 잘못 맞아 의도하지 않는 곳으로 날아가는 일)로 생고생을 했다.  스크린에서 2 오버면 장땡이다. 스크린 싱글로 만족해야겠다.


"두 분 폼이 비슷해요. 사이좋은 부부는 폼도 같은가 봐요. "

남편에게 골프를 배웠기 때문일 것이다. 한 번도 레슨을 제대로 받아 본 적이 없다. 원 포인트 레슨을 받아보라는 남편의 귄유를 뿌리치고 거의 독학했다.

남편의 조언(상당히 조심스러운)과 골프 관련된 프로그램에서의 이미지학습이  전부이지만 그럭저럭 민폐는 아니니 되었다.


골프는 채를 휘두를 힘과 두 다리가 멀쩡하다면 오래 즐길 수 있는 운동이다.  이 재미있는 것을 꼬부랑이 될 때까지 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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