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조 일기 21
모두 잠든 새벽 홀로 CCTV 본다
각자 다른 얘기 찍고 있는 CCTV
관객 되어 장편 영화 감상한다
길고양이 지나가고 낙엽 구르고
거미 집을 짓고 멀리 개 짖는다
가로등 옅어지고 서서히 동 튼다
하품 쩌억 하니 눈물 주륵 흐른다
※경비실 내부에 있는 CCTV 화면을 쳐다봅니다. 캄캄한 새벽, 여러 대의 CCTV는 각각의 이야기들을 담습니다. 지나가는 바람을, 굴러가는 낙엽을, 혹은 길고양이를. 긴 얘기들을 뒤쫓습니다. 그러다 보면 멀리 동이 트고, 새벽을 건너간 저는 긴 하품을 하며 극장을 빠져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