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일기 33
결이 다르다.
브런치에 글 쓰기 전에는 잘 쓰지 않는 단어였다. 자주 접한 적도 없었다. 의미는 짐작하겠는데, 정작 쓰려니 뭔가 간지럽고, 맞지 않은 옷 입은 것처럼 어색했다.
결의 사전적 의미는 나무, 돌, 살가죽 따위의 조직이 굳고 무른 부분이 모여 일정하게 켜를 지으면서 짜인 바탕의 상태나 무늬이다.* 결은 홀로 쓰이기보다는 다르다,라는 형용사와 같이 붙어 다니는 단짝이다. 그래서 결이 다르다,라고 자주 쓰인다. 이럴 때 결의 의미는 상당히 달라진다.
결이 다르다는 것은 나와는 성격, 생각, 감정, 스타일, 분위기 등 성향이 서로 맞지 않고 차이가 난다는 뜻*으로 확 바뀐다. 사람에게는 결이 있다,라는 김승 작가의 브런치 글. 결이 맞지 않은 이들과 어울리는 게 쉽지 않다,라고 그는 말한다. 결국 결이 다르다는 뜻은 저 사람과 맞지 않아, 혹은 통하지 않아,라는 다소 거친 표현의 부드러운 버전이다. 마치 비단결같이 부드럽게 한 겹 예쁘게 포장을 한 것이다.
살다 보면 서로 어긋나는 경우가 많다. 직장에서도 일을 대하는 자세, 태도, 방법이 다르다. 그래서 기준을 정한다. 대개 그것은 규칙, 사규, 매뉴얼 등등으로 정의된다. 혹은 경험과 사내 문화라는 이름으로도 불리며 이어진다. 기준 삼아 같이 일하다 보면 동료 의식이 생기고, 서로 의지하게 되고, 힘이 된다. 하지만 다양한 사람들이 모인 이상, 서로 결이 다른 사람끼리 미묘한 차이가 드러난다. 그 차이는 갈수록 점점 갈라지며 두드러진다. 해서 서먹해지고 자연 멀어진다. 곁을 두려고 하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결과 곁은 닮았다. 결이 맞으니 곁을 두는 건 아주 자연스럽다.
결이 같은 사람, 소위 끼리끼리 모인다는 말, 그래서 현실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다. 왜 그 사람을 알려면 그 친구를 보라고 하지 않던가. 괜히 나온 말이 아니다. 결이 맞으면 편하다.
세월 지나 점점 나이 들다 보니 인간관계가 정리가 된다. 나와 결이 맞는 사람과 편하게 자주 만나게 된다. 그렇지 않으면 꺼린다. 이제와 새삼 이 나이에** 애써 관계를 유지하거나 굳이 넓히려 하지 않는다.
여기서 그냥 웃잔 소리 하나 던져본다. 누구나 싫어하는 결은 무엇? 바로 임금동결이다. 얼음 동(凍)이다. 꼼짝 마!라는 뜻. 해외 영화 보면 경찰들이 자주 쓴다. Freeze!
마무리 이거 어쩌지. 1주일간 글 올리기 동결! 땅땅땅!
* 구글 검색
**가수 최백호의 [낭만에 대하여] 가사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