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진

내맘대로 일기 62

by EAST

새해 들어 친한 친구 두 명이 잇따라 승진했다. 한 녀석은 고등학교 친구이고, 다른 녀석은 대학교 친구다. 햇수로 따지면 40년 가까이 알고 지냈으니 무척 가까운 사이다. 둘 다 이번 인사 발령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상무만 달아도 성공했다는 소리를 듣는 세상에 부사장이라니, 자식들, 학교 다닐 때 그렇게 안 봤는데 기특하다 싶었다. 한편으로는 부럽기도 했다. 기사 딸린 전용 차량도 배정받았다고, 쑥스럽게 말하는 고등학교 친구를 나는 부러움 60%, 시샘과 질투 20%, 연봉에 대한 궁금증 15%, 집무실이 어떻게 생겼는지 등등 5%의 눈빛으로 쳐다봤다.


술자리가 파하고 헤어지기 전, 야! 한 번 타보자, 전용차 뒷자리에 일부러 올라타보기까지 한 건 내 안의 시샘을 감추고자 한 의도에서다. 사실 그런 마음이 생겼을 때 친구에게 미안하기도 했다. 40년 넘게 가까이 지낸 친구의 승진을 진정으로 기뻐하고 축하해 주지 못한 나의 옹졸함을 들킬까 봐 술자리 내내 나는 조증 걸린 사람처럼 설레발쳤다.


하지만 가 1년 동안 받는 연봉친구월급 같다는 씁쓸함은 수행 기사가 모는 휘황찬란한 대형 세단을 타고 떠나는 그를 보면서 급기야 질투로 변해 활활활 타올랐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런 나를 나쁜 놈이라고 꾸짖는 양가감정에 나는 시달렸다.


물론 그 친구가 자랑삼아 자신의 연봉과 여러 혜택을 말한 것은 아니었다. 줄기차게 물어보는 나에게 마지못해 알려주면서도 그는 쑥스러워했고, 오히려 나를 의식한 듯 에둘러 말하기도 했는데 집요한 건 오히려 내 쪽이었으니 말이다. 그러니 친한 친구인 내 입장을 고려하지 못한 경솔한 행동이라고는 전혀 느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오히려 그는 축하해 주는 내게 운 좋아 됐을 뿐, 그것도 파리 목숨 길어야 1년이라며 겸손해했다. 그러면서 퇴직 후 같이 놀러 다니자며 외려 나를 챙겼으니 못난 놈은 나인 게 분명히 맞다.


그렇다면 나는 왜 친한 친구의 승진을 두고 질투를 할까?

심리학에서는 전혀 모르는 유명인이 큰돈을 벌었다는 소식보다, 매일 점심 같이 먹던 동료의 승진이 더 배 아픈 법인데, 이는 나와 조건이 비슷할수록 비교의 잣대가 더 날카로워지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한 미국의 경제 전문지 Forbes가 인용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친구의 승진 소식을 들었을 때 응답자의 정확히 50%가 질투심을 느꼈다고 고백했다는 것이다.**

그러니 질투가 생기더라도 죄책감을 가지지 말고, 자기 발전의 동력으로 삼으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번 주 나는 대학 친구의 또 다른 승진 축하 모임에 간다. 이번에는 진심으로 축하하려고 한다. 나는 달라졌기 때문이다. 왜냐고? 그 모임의 주선자는 바로 나이기 때문이다. 그의 승진 축하 건배사도 물론 준비했다.


* 구글 AI 참조

** That Moment When One Friend Is Promoted—And The Other Is Not

By Mark C. Perna, Contributor. Mark C. Perna is a generational expert who covers education & careers. Jul 01, 2020. Forb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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