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맘대로 일기 67
나는 선언한다.
팔로잉 수가 500이 넘지 않겠노라고.
왜?
이유는 이렇다.
매시각 발행 알람 소리가 울린다. 팔로잉 432명인 내 기준으로 많으면 스무 편 남짓, 적으면 서너 편이다. 평균 5편으로 잡고, 24시간이면 120편이다. 한 편 읽는데 긴 글, 혹은 곱씹으며 읽게 되는 글, 어려워 두세 번 읽는 글은 족히 10분도 넘게 걸린다. 그냥 평균 3분으로 잡자. 그러면 360분. 자그마치 6시간이다. 당연히 다 못 읽는다. 못 읽는 글은 차곡차곡 쌓인다. 작가에게 미안하다. 심지어는 너무 좋아서 나 스스로 구독한 작가다. 심혈을 기울여 썼을 작품이 그렇게 묻힌다. 밤잠 줄여가며 읽을 수도 있지만 몸이 버티지 못한다. 휴일 몰아가며 읽을 수도 있지만 찬란한 봄날 그럴 수만도 없다.
차츰 부담이 된다. 이건 아니다. 좋아서 시작한 브런치가 의무가 된다. 팔로워, 팔로윙(이 말 아직도 너무 헷갈린다)이 세 자릿수가 넘는 작가가 그렇게 부러웠다. 나도 빨리 저렇게 되고 싶다고 밤을 밝혀 글을 썼다. 하지만 몰랐다. 그 작가들은 대체 어떻게 이 많은 글들을 읽고, 좋아요 누르고, 댓글 달고 한단 말인가.
그렇다. 그들은 브런치를 즐긴다. 숫자에 연연해하지 않는다. 즐거워서 시작한 브런치가 계속 그렇게 되려면 원칙을 가지고 지속적으로 할 수 있는 힘을 길러야 한다. 그리고 그 힘을 소모하는 방향이 아니라 축적이 되는 방식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좀 더 차분하게 글을 읽고 싶다. 그리고 오래 활동하고 싶다. 한 편 한 편 소중히 페이지를 넘기고 싶다. 그게 예의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야 브런치가 오래 남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뒤따랐다.
영롱하고 마르지 않을 샘물처럼 브런치여 영원하라!
LONG LIVE THE BRUN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