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모범 직원
회사는 1년에 두 차례 모범 직원을 뽑는다. 모범 직원에 뽑히면 인사고과에 반영되어 나중에 승진 시 가점이 부여된다. 경비원은 화재, 도난, 불법 침입, 시설물 파손 등으로부터 건물 등을 보호하는 일을 한다. 따라서 순찰을 돌거나 CCTV를 통해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감시하게 된다.
낮 시간에 누수가 발생한다거나 시설물이 파손되면 상주 직원이 워낙 많아서 쉽게 발견되고 조치가 금방 이루어져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일은 공교롭게도 꼭 늦은 밤이나 새벽, 혹은 명절 등 연휴에 잘 발생한다. 이상 증상을 발견하는 즉시, 당직실에 보고하고, 본사 보안 담당에게 연락하고, 대장에게 보고하는 등 정신없이 연락하다 보면 한두 시간이 훌쩍 지나간다.
엔지니어들이 출동해서 긴급 수리한다. 간단한 것은 현장에서 바로 종료되지만 복잡한 것은 일단 땜빵에 불과해 날이 밝아서야 본격적인 수리에 들어간다. 외부 시설물이 강풍에 위태롭게 대롱대롱 매달려 있으면 막상 현장에서 즉각적으로 조치를 취할 수 없다. 일단 접근 금지 노란색 테이프 두르는 것 말고 뾰족한 방법이 없다. 다음날 고소 사다리차 동원해서 안전 장비 착용한 전문가가 용접기로 단단하게 고정할 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그렇다고 조기 발견이 아무 소용없다는 것은 아니다. 큰 파이프에서 누수 현상을 발견, 즉시 보고하고, 임시로라도 누수 차단 하지 않는다면 나중에 많은 물이 터져 피해가 이루 말할 수 없이 커진다.
본사는 국가 중요 시설이라 드론이 상공 위로 지나는 것을 금지한다. 엥! 하고 날아다니는 그 조그만 비행체를 목격, 신고하고 추적해서 포획한 경비원이 있다고 해서 화제였다. 어떻게 그 조그마한 드론을 발견했단 말인가. 매의 눈이라고 했다. 칭찬이 자자했다.
모범직원상을 받은 경비원들을 보다가 놀랄만한 사실을 발견했다. 모범 직원에 두세 번씩이나 연거푸 뽑힌 사람이 많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무슨 뜻일까. 그들은 다른 사람보다 더 주의 깊게 보고, 사고 예방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뜻이 아닐까,라고 생각한다. 본받을 만한 일이다. 그럴 게 아니라 이상 현상 발견 방법이라는 특강이라도 열어달라고, 혼자만 모범 직원 뽑히지 말고 이제 좀 나누자고 얘기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