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 감단직
감단직은 감시·단속적 근로자를 줄여 쓴 말이다. 감시적 근로자란 심신의 피로가 적은 감시 업무 종사자를 말하는데, 우리 같은 경비원이 여기에 해당된다. 또 단속적 근로자란 근로가 간헐적, 단속적으로 이루어져 휴게 및 대기 시간이 많은 업무 종사자를 말하는데, 시설 기사와 같이 고장 수리 등 돌발 사고가 발생할 것에 대비하여 대기하는 시간이 많은 근로자라고 할 수 있다.
근로기준법 63조의 근로 조건을 적용받는 감단직인 우리 경비원은 설이나 추석 명절, 휴일 등의 근무를 하더라도 평일 근무와 똑같은 수준의 시급을 받게 된다.
따지고 보면 심신 피로가 적다는 기준과 대기 시간이 길고 짧은지에 대한 기준이 대체 어디에서 나온 것인지 명확하지 않은 채 이를 적용하는 것은 최저 시급을 주려고 법을 악용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불합리한 점에도 불구하고 감단직 해제에 대한 노조의 요구는 소극적이다. 왜냐 하면 감단직이 해제되면 급여가 오르고, 급여가 오르면 입사자들의 평균 연령이 낮아지고, 그렇게 되면 우리처럼 고령자들이 입사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점 때문이다. 매년 노조는 회사 측과 임금 협상을 한다. 기본급 1~2% 상승을 두고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고, 수당 기천 원 인상을 두고 팽팽히 맞선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참으로 아이러니한 상황이 아닐 수가 없다.
회사 입장에서도 감단직 해제는 부담스럽다. 감단직이 해제되면 약 30%의 급여 상승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되면 하청을 주는 모회사로서는 인력을 고용하는 대신 경비 절감 차원에서 기계 경비로 대체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기계 경비란 사설 업체인 S사와 같은 출동 운영 방식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그렇게 되면 자회사 존립 자체가 위태로워진다는 것이다.
고령친화적 대표 직업이라고 하는 경비원. 50대 중반 이후 퇴사하면 그간의 경력은 소용없고, 대부분 단순노무직으로 흡수된다. 고령화사회가 뉴노멀인 사회, 정년 연장이 당연시되고 있는 이 상황 속에서 최저 시급 받으며 다니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고마워해야 하는 것일까, 세월이 참 야속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