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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두잇선 Jul 28. 2024

내가 좋아하는 일들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소중히 여기기

대체로 나는 무엇인가를 좋아한다기보다는 '해내야 한다'에 더 가까웠다.

그런 내가 지금은 정말 하면 좋은 일, 즐거운 것들을 찾아보려고 노력 중이다.


그중 지금까지 네 가지를 찾아냈다.

첫 번째, 글쓰기

글쓰기를 좋아한다. 대체로 정렬되고 정리된 것들을 좋아하기에 글이라는 어떤 행으로 정리된 것, 생각이 정리된 것, 내용이 간결한 것.

그런 느낌들을 좋아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내가 글을 잘 쓰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말처럼 즉석에서 생각하고 실행해야 하는 것보다는 내 생각을 좀 더 논리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글이 좋은 것이다. 

물론, 글을 쓰면서 내 머릿속의 생각들이 정리되는 느낌들도 좋다. 내가 말로 내뱉었으면 당황해서 제대로 전달하지 못했을 내용들이 글로 정리하면 그나마 상대에게 보여줄 만하게는 되는 것 같다.


두 번째, 청소하기

글쓰기와 마찬가지로 정렬되고 정리된 것들을 좋아하기에 당연히 청소하는 것이 좋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병적으로 청소를 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집에서 휴식하는 시간에는 대체로 '청소를 해야겠다!'라고 생각을 한다. 특히 화장실 청소를 하고 나면 기분이 상쾌해지는 느낌까지 든다. 바닥에 무엇인가 방해되는 것들이 있거나, 책상 위와 조리대 위에 너저분하면 내 머리까지 복잡해지는 기분이기 때문에 쉴 새 없이 정리하기 위해 손을 움직이고 있다. 

그리고 실제로 주변을 정리하는 것이 예측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고 한다. 생각해 보면 불안감이 높아지는 뒤로 의식적으로 더 주변을 자주 정리하는 것 같다.


세 번째, 요리하기

결론부터 말하자면 난 요리를 잘하지 못한다. 요리를 못한다기보다 노련하게 하지 못한다는 게 더 정확한 표현인 거 같다. 맛이 없게 하는 것은 아니지만, 요리를 한 지 오래되지 않았기에 작은 요리 하나를 하려고 해도 10가지가 넘는 그릇과 재료들이 필요하다. 부엌이 어수선해진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게 된 이유는 내가 생각보다 맛없게 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으며, 내 음식을 잘 먹어주는 반려자가 생겼다는 사실이다. 누군가에게 내가 음식을 해주고 그 음식이 하루의 마무리를 할 수 있는 대화의 창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은 생각보다 즐거운 일이었다. 사실, 매일 퇴근을 하고 나면 녹초가 될 때도 있지만 그럼에도 내가 아직 꾸준히 하고 있는 이유는 아마 그 때문일 것이다.


네 번째, 남편과 장난치기

내가 지금까지 찾은 좋아하는 일 중에 가장 좋아하는 일이다. 나는 결혼이라는 것을 안 하겠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사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빠른 시기에 한 것은 사실이다. 나는 결혼이라는 것이 좋다 나쁘다 이런 의견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잘 맞는 것 같다. 가끔씩은 나의 배우자가 답답하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 사람만큼 나를 잘 이해해 주고 배려해 주는 사람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힘든 일이 있었던 하루에도 괜히 얼굴만 봐도 웃음이 나는 것은 그만큼 내가 그에게 위로받고 있다는 의미일 것이다. 또한 밖에서는 나의 이야기를 거의 하지 않는 나도 집에만 돌아오면 누구보다도 수다쟁이가 되곤 한다. 그 사람에게는 나의 어떤 모습도 숨기거나 꾸며내지 않는다. 그렇기에 부모나 형제 앞에서도 안 보여주는 나의 장난 어린 모습도 많이 보여주곤 한다. 이러한 점이 아마도 내가 가장 편한 상태를 유지하게 해주는 힘이 되고 있기에 내가 가장 좋아하는 일이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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