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산천 드라이브

by 그루터기

오늘따라 집안 혼밥에 싫증이 났다. 그래서 최근에 새로이 개척한 읍내 가정식 백반집을 찾아 나서기로 했다.

면소재지를 출발하여 이웃한 학산 삼거리를 지났다. 영동읍내와 무주 일원을 연결하는 준 고속화도로에 나의 애마 하얀색 아반떼를 올렸다.

옅은 연두부터 진한 녹색까지 여러 단계의 색상이 어우러진 고향 산천은 나날이 짙은 색으로 변신 중이었다.

왼팔을 차창밖으로 힘껏 뻗었다. 양복점이나 5일장 옷가게에서 옷감 원단의 품질을 점검하듯 했다. 엄지 손가락 안쪽 지문 부분을 검지 약지의 같은 부분에 교대로 비벼댔다.

공해니 어쩌니 하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니는 도시의 공기 질과는 클래스가 전혀 달랐다. 피톤치드를 함박 머금은 맑고 부드러운 공기는 마침내 내 손가락 피부와 실핏줄을 뚫어냈다.

공기는 내 온몸의 구석구석까지 자신의 존재와 소임을 알렸다. 엔도르핀이 절로 솟아났다. HDL(좋은 콜레스톨) 수치는 오르고 LDL(나쁜 콜레스톨)의 그것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식욕도 덩달아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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