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고등학교 입학하고 처음 연 총회에서
청바지에 멋진 헤어스타일을 가진 선생님께서
입학 축하 말씀을 하시다 말고
아이들 성적에 너무 스트레스 주지 마시라
아깝고 예쁜 제자를 잃어 너무 마음이 아프다시며
울먹거리셨었지요.
2년에 한두번쯤 그런 아이들이 생기는 동네라 건너 듣기는 하던 일이었지만
처음 뵙는 선생님께서 그런 말씀을 공식석상에서 울면서 하셨으니
지금도 이토록 생생하게 기억이 나나 봅니다.
아이가 입학하고 부터는 학교내 경쟁도 좀 덜하고
부모님들도 아이들을 그렇게 한길로만 내몰지 않으시는지
아이들끼리는 적당히 학교에서 즐겁게 놀면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그 당시 재수는 아이들과 부모의 큰 실패로 여겨졌으나
지금은 원래 고등과정은 4년제려니 하는 분위기라
좀 여유롭게 생각하기도 하구요.
학교가 아이들에게 성적 스트레스를 주지 않으니
사실 학부모로써는 살짝 불만이기는 합니다만
성적 차별없이 아이들 두루 예뻐해 주시어
또한편으로는 마음 깊이 감사하고 있습니다.
그때 선생님 말씀을 들으며
저는 아마 그런 생각을 했던 듯 합니다.
늦게가고 빨리가고 잘가고 못가고 이런거 다 됐고
나는 아이랑 손잡고 쭉 가기나 하겠다..뭐 그렇게요.
ㅋ 그런 장한 생각을 하고서도
매번 시험치고 오면
다른애들은 잘 봤데? 이게 뭐냐? 학원비 아깝게..
이따위로 할거면 학원 다 끊어.
이런 저렴한 말들을 수시로 당연히 내뱉습니다. ^^;;
그래도 저녁에 별일 없이 잘 들어와서
냉장고 문을 열었다 닫았다 뭘 자꾸 뒤져 먹고
챙겨 주지 않아도 잘 자고 늦지 않게 나가는 내 아기
고맙고 또 고맙습니다.
사회가 정해둔 기준에 맞고 안맞고는
좀더 큰 이후에 혹은 많은 시간이 지난 후에 생각해 볼 일이고
산삼보다 더 귀하다는 고삼이
혹여 이 시간들을 지나면서
몸과 마음 어디 크게 다치지 않기를.
어떤 결과를 받아 들게 되어도
늘 자신을 스스로 귀하게 대접하기를..
느려터진 아이 때문에 신세한탄 하려다..
도야지님의 글을 읽고 이리저리 상념에 잠기다..
예전 일이 기억이 나서 써 봤습니다.
우리모두 부디
“뭣이 중헌디?”를 잊지 말고 사시지요^^;;
사실 이건 다 저한테 하는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