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과 6펜스

서머싯 몸

by 프리맨

평범하게 중산층 가장으로 살던 스트릭랜드는

어느 날 갑자기 사라져, 오로지 그림을 그리며

살아간다.

그가 왜 아무 말도 없이 떠났는지는 설명이 없다.

이런 내적충동의 불가사의함은 보통 상상 속에서

나타나고 실제로 행동에 옮겨지지 않는 게

대부분이다.

세상을 등진 그는 무관심으로 일관하며

남편을 버리고 자기를 따라나선 블란치를

냉대해 자살하게 만들고, 아낌없이 지원해 준

사람에게 고마움을 느끼지 않는 등 폐륜에

가까운 행동을 일삼는다.

결국 그의 인생도 비참하게 문둥병에 걸려

앞도 보지 못하고 죽는다.


이 책은 화가 고갱의 삶에 영감을 받아 썼지만

소설 이야기와 고갱의 삶은 비슷하면서도

닮지 않았다고 한다.

책 제목 “달과 6펜스”는 이상과 현실을 상징하는데,

예술혼을 쫓는 주인공의 삶이 달이라면

그가 딛고 있는 세상은 가장 싼 은 화폐 6펜스다.

누구나 이상과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고 고민한다.


비록 주인공의 비극적인 삶을 그렸지만

실제 작가가 얘기하고 싶은 것은 현실 세계의

일그러진 욕망과 추한 모습이다.

주인공은 그런 현실에서 벗어나려는 상징이며

비타협의 신화다.

작가는 현실과 타협하며 적당히 안락함을 추구하고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비열과 위선을 눈 감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신선한 경종을 울려준다.


런던 문단과 사교계의 속물들, 예술에는 관심이

없고 그림 파는 것에 몰두하는 화가들,

욕망만 추구하는 사람들, 그리고 남편의

사라짐으로 비난을 퍼붓던 아내가 그가

유명해지자 아내임을 자랑스럽게 떠벌리는

위선에 대해 풍자한다.


이 책을 읽으며 다소 무뎌진 현실 비판의

감각을 조금 끄집어내는 계기가 되었다.

지금 편하다고 고민 없이 인습에 젖어 살았던 건

아닌지 되돌아보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