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도를 기다리며

사뮈엘 베케트

by 프리맨

연극으로도 재미있게 보았던 기억이 있는

작품이다.

신구와 박형근이 출연했는데, 원숙한 연기에

책과는 다른 느낌을 받았다.


무턱대고 ‘고도’라는 인물을 기다리는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

지루함을 달래기 위해 서로 싸우고

화해하고 웃고 떠들고 논다.

마치 우리의 인생길이 그러하듯

본능적인 삶의 몸짓을 이어간다.

때로는 산다는 것이 그냥 시간 죽이기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목적도 모르겠고 방향도 모르지만

살아내야 하는 인생길.


그들이 애타게 기다리는 고도는

오지 않고 고도의 전갈을 알리는 소년만이

나타날 뿐이다.

어쩌면 고도는 아예 처음부터 없었을지 모른다.


누구에게나 기다리는 고도가 있다.

자유, 행복, 돈, 건강 등 사람에 따라 다르다.

나는 요즘 진정한 자유라는 고도를 기다리고 있다.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으며, 소풍 같은 인생을

여유롭게 살아볼 수 있는 자유.

사람마다 자유의 개념이 다 다르겠지만,

그래서 더 어려운 게 자유 같다.

진정한 자유는 아이러니하게 나 자신에게

충실해지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내면의 목소리에 순응하고 타협하는 능력이

자유의 척도 같다.


이 작품은 현대극의 흐름을 바꾼 부조리극이라고

한다.

사실을 표현하는 무대에서 뭔가 생각하게 하고

다양한 의견을 가질 수 있는 희극.


작가가 레지스탕스 활동을 하며 만난 사람들에게서

영감을 받았다고 하니, 위대함은 질곡과 불안에서

오는 것 같다.

물론 그것을 캐치할 능력이 있는 사람에게

주어지는 선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