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첫날
드디어 수업 첫날이 왔다. 강남역에서 내려 학원으로 가는 동안 비가 얌전하게 내렸다. 그렇지 않아도 싱숭생숭한 마음에 비까지 내리니 내가 잘하는 건지 잘못하는 건지 등 이런저런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했다. 그렇지만 발걸음은 씩씩하게 학원으로 향했고 가슴은 새로운 도전에 두근거렸다.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건데 잘못된 건 아니지라며 스스로 위로하고 학원 건물 엘리베이터를 탔다. 학원은 전망 좋은 가장 높은 층에 있다.
학원에 도착하여 가장 먼저 모바일로 내일 배움 카드 출석을 신청하였다. 나랏돈으로 다니는 것이니 출석은 중요한 요식행위다. 디지털기술이 발달하여 처음 핸드폰으로 출석 체크를 하니 신기하다. 조리복부터 준비물은 일괄적으로 학원에서 구입하였다. 흰색 조리복과 앞치마를 보니 실감이 났다.
수강생은 나만 남자고 6명은 모두 여성이었다. 예상한 바지만 개의치 않았다. 젊은 여성이 3명, 나랑 비슷하신 분이 3명이었다. 앞테이블은 여성 분들이 쪼르륵 앉고, 나는 호젓하게 뒷자리를 잡았다. 우리 테이블에는 좀 떨어져서 여성 한분이 앉았다. 첫 수업은 썰기다. 강사 자리로 둘러앉아 강사의 실습을 보고 익혔다.
강사는 젊은데 말투가 전형적인 학원 강사의 톤과 억양으로 귀에 쏙쏙 들어오게 강의했다. 강의가 끝나고 실습하는 시간인데 주어진 시간에 턱도 없이 못 맞췄다. 제1강은 썰기. 열심히 배운 대로 칼질을 해 보았지만 지단까지 부쳐서 썰어야 하니 시간 내로 끝내기는 어려웠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제2강은 표고버섯 전. 나름 복잡한 과정과 성형을 거쳐야 된다. 소고기 다짐육과 두부를 다져서 속으로 넣고 계란을 입혀 노릇노릇하게 구워내야 한다. 처음 해보는 요리인데 응용할 건 많은 거 같다. 정신없이 보낸 네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