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여행 6일 차(마지막)

지리산 자락에서 마무리

by 프리맨

여행 마지막 숙소는 지리산 자락에 있는 호텔이다. 아침에 일어나 산책을 나갔더니, 구름이 끼고 흐린 날씨지만, 맑은 공기가 머리를 시원하게 했다. 흙냄새와 풀 향기가 기분을 차분히 가라앉히며 위로를 준다. 자연은 받은 거 없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베푼다.


산책을 마치고 일 년 간 빼곡히 쓴 다이어리를 훑어보았다. 참 많은 일이 있었다. 속상한 일, 좋았던 일, 원망스러웠던 일. 기뻤던 일. 나의 삶의 작은 궤적들이 연상되며 후회도 아닌 희망도 아닌 애매한 감정이 교차했다


이번 여행을 하며 가장 큰 소득은 내가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낀 것이다. 간혹 사람에게 실망할 수 있으나, 또 그 사람 때문에 살아가고 있지 않은가. 그리고 무한히 나를 감싸주는 대자연의 향기만 제대로 느낄 수 있다면 무엇이 더 필요할까.


(정처 없이) 걷고, (무언가를) 쓰고, (음식을) 만들고, (살기 위해) 돈 벌고, (사랑하는 이에게) 베풀고, (어처구니없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노력하며 일 년을 살았다. 나 스스로 장하다고 토닥거려주고 싶다. 내년에도 별반 다르지 않겠지만, 순간을 만끽하는 충만한 삶이 죽음이 가로막을 때까지 이어지길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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