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부동산 투자자가 되었다

by 해피엔딩

야호! 드디어 나도 투자용 아파트를 마련했다.

경민은 벅찬 설렘에 들떠 있었다.

이제는 말뿐인 재테크 시대의 구경꾼이 아니라,
진짜 계약서를 쓰고 도장을 찍은 ‘2주택자’가 된 것이다.

누군가는 아직도 뉴스만 보며 흐름을 읽고 있고,
또 누군가는 술자리에서 "부동산이 답이야"를 입에 달고 살지만,
이제 나는 그들이 말하던 그 ‘현장’의 사람이 되었다는 기분.

‘말만 하던 녀석들은 내 밑으로 조용히 해!’
우쭐함이 얼굴에 가득 찼다.


부동산에 도착했을 때, 매도자는 BMW X6 검정색 SUV차량에서 내렸다.
조수석에서 문을 열고 나온 그녀는 경민 또래로 보이는 여성이었고,
운전석에는 남편으로 보이는 남자,
뒷자석엔 어린 꼬마 아가씨가 함께 있었다.


계약서 앞의 긴장감.
중개사가 신분증 복사본을 건넸고, 그 위에 익숙한 숫자가 눈에 들어왔다.


1987년생.


‘어, 나랑 같네.’

87년생이 팔고, 87년생이 사고.
묘한 동질감과 함께,
이 순간도 하나의 교차점처럼 느껴졌다.


계약은 금세 끝났다.
형식적인 설명이 이어졌고,
경민은 마치 자동인형처럼 서류 곳곳에 도장을 찍었다.


모든 절차가 마무리될 즈음,
책에서 봤던 문장이 하나 떠올랐다.


“부자들은 궁금한 걸 그냥 넘기지 않는다.”


‘나도 해보자.
저 사람은 어떻게 재테크를 시작하게 된 걸까?’

경민은 용기를 내어 매도자의 남편에게 말을 건넸다.


“저기요, 혹시 괜찮으시면… 점심 식사 같이 하실 수 있을까요? 궁금한 게 좀 있어서요.”

남편은 머쓱한 미소를 지으며 “잠깐 아내에게 물어보고 올게요.”라고 말했다.
그리고 잠시 후 돌아온 대답.

“아내가 급히 이동해야 해서요. 제안 감사하지만 식사는 어려울 것 같아요. 죄송합니다.”

경민은 짧게 웃으며 말했다.

“괜찮습니다. 말씀 주셔서 고맙습니다.”


계약을 마친 후, 경민은 근처 붕어빵 가게 앞에 섰다.
붕어빵 3마리 2천 원.

‘나 어릴 땐 5마리에 천 원이었는데…
이제 1마리면 얼마야?
이건 붕플레이션이라 불러야 되는 건가.’

이젠 나도 투자자라는 생각에 묘한 웃음을 지으며,
붕어빵 3마리를 샀다.

하나는 꼬리부터 입에 물고,
나머지 두 마리는 아내에게 주려고 봉지에 담았다.


그렇게 경민의 생애 첫 갭투자는,
붕어빵 봉지와 함께 시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