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산세? 아, 내 집이었구나

세금낼 돈이 있다는 것에 감사합니다.

by 해피엔딩

진짜 집주인이 됐구나 싶은 순간이 있다.
잔금을 치를 때도 아니고, 등기부등본에 내 이름이 찍혔을 때도 아니었다.
그건 바로…
재산세 고지서가 날아왔을 때.


첫 집을 매수하고 맞이한 7월.
생애 처음 받아본 고지서였다.
창문을 활짝 열고, 햇살 좋은 거실에서 그 종이를 펼쳐 들었다.
그리고 혼잣말처럼 중얼거렸다.
“이제 나도, 진짜 내 집이 있구나.”

그때까지만 해도 재산세는 자부심의 상징 같은 거였다.
“그래, 이 정도 세금은 기꺼이 낼 수 있지.
내 재산이 있다는 증거니까.”


하지만, 잠시 후 우편함을 다시 열었을 때.
고지서가 한 장 더 있었다.
“어? 뭔가 잘못 온 건가?”
두리번거리며 이리저리 주소를 확인해봤다.
아니었다. 분명 내 이름이었다.

뜯어봤다.

아… 그 집.
갭투자 했던 그 집.

그 집도, 내 집이었다.

그제야 어렴풋이 깨달았다.
“아, 이 집도 내 재산이었구나… 까먹고 있었네.”


그 뒤로 벌써 4년째, 매년 재산세를 두 장씩 받는다.
그 갭투자 집에서는 단 한 번도 살아본 적 없지만,
해마다 30만 원씩, 총 120만 원을 고이 납부했다.

누가 보면, 참 꼬박꼬박 성실한 집주인이다.
그리고 나는, 그 대가로 매년 7월마다
‘아, 내 집이었구나’를 새삼스레 깨닫는다.

이 돈, 나중에 회수는 될까?
아니면, 집주인의 자의식 비용으로 남게 될까?


뭐 어때.
이 정도면 세금도 추억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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